美 연준, 금융안정 기후위원회·기후 감독위원회 도입
지난 10년간 전세계 녹색금융 100배 이상 성장...93.1%는 녹색채권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한 기후위기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전세계 녹색금융 규모가 지년 10년 간 100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한 기후위기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전세계 녹색금융 규모가 지년 10년 간 100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융안정 기후위원회’를 신설하고, ‘기후 감독위원회’를 도입하는 등 기후위기가 금융 시스템에 미칠 위험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 특히, 최근에는 대규모 은행들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관련 위험을 완화하는 조치를 재무제표에 반영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연준 감독관들은 은행이 제공하는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홍수, 가뭄, 산불과 같은 물리적 위험 등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대출 회계장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할 방침이다.

연준은 유럽 규제 기관들이 올해 실시한 기후 변화 ‘스트레스 테스트’도 도입할 예정이다. 영국은행은 물가 안정 정책에 환경 지속가능성을 포함시키는 등 기후변화 위험을 규제 정책에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관계자는 “각국 규제기관은 기후위기와 관련된 지표 등을 공시에 도입하는 등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기후위기가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투자와 경제 활동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녹색금융 93.1%는 '녹색채권'

이처럼 기후위기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전세계 녹색금융 규모는 지난 10년 간 100배 이상 성장했다.

이달 초 로이터 통신 등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녹색채권이나 대출 발행에 따른 글로벌 차입, 녹색 프로젝트 관련 IP를 통한 주식형 자금 조달을 합친 금액은 2012년 52억 달러를 차지했다. 

특히, 녹색채권은 지난 10년간 글로벌 녹색금융의 93.1%를 차지했다. 녹색채권 발행액은 2012년 23억 달러(약 2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5115억 달러(약 624조원)로 늘면서 200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 녹색채권, 민간부문 발행도 증가하는 추세

녹색채권은 환경 친화적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된 채권이다. 탄소중립이나 건물 에너지 효율화, 신재생 에너지, 전기 자동차 등의 친환경적인 활동과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자금 지원 등 녹색산업과 관련된 용도로만 사용이 한정돼 있다.

과거에는 채권이 세계은행(World Bank)과 같은 범국가적 개발은행 주도로 발행됐지만, 최근에는 공공부문이나 투자은행이나 일반기업과 같은 민간부문의 발행도 증가하는 추세다. 

2012~2021년 녹색 채권 발행 규모를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13.6%, 미국이 11.6%, 프랑스10.3%, 독일이 10.1%를 차지했다. 선진국들의 녹색채권 발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G7 국가(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의 녹색 채권 발행액 그래프는 2018년 이후 급증하고 있다.

◇ 녹색금융, 어떤 산업이 투자 대상인가?

한편, 유럽연합(EU)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판별하기 위해 2020년 6월 세계 최초로 그린 택소노미를 발표했다. 즉, 어떤 산업 분야가 녹색 투자를 받을 수 있는지를 구분하는 기준이다. 

이 기준에 포함되는 산업은 투자 기회를 잡는 등 활성화될 수 있어 그린 택소노미 포함 여부를 두고 이해관계가 엇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EU의 그린 택소노미 최종안이 2022년 6월에 확정되는 것을 지켜본 뒤, 8월께 K-택소노미를 개정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더 비즈니스타임즈(BT)는 "투자자들은 에너지 전환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보다 폭넓은 장기적 관점을 계속해서 취할 것"이라며 "친환경 기술이나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은 물론, 기후 복원력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회사는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다. 널뛰는 날씨가 인류의 건강을 넘어 생존까지 위협하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지속가능 시스템이 실물 경제에 폭넓은 영향을 미쳐 ‘기후불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도 들린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은 지구온난화가 아니라 ‘지구가열화’에 대비해야 하는 시대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10월 ‘2021 기후 상태 보고서’를 통해 당시 기준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09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WMO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이제 새로운 표준”이라고 경고했다. 한파와 무더위, 산불과 큰 바람 등이 세계 곳곳을 덮친다. 뜨거워지는 지구 온도를 더 늦기 전에 억제해야 한다. 그런데 도대체 얼마나 억제해야 할까?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연중기획 <기후불황 막아라! 인류의 도전 0.99℃> 보도를 시작한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최대한 억제해 기후위기에서 벗어나고 기후불황을 막자는 취지다. 인류의 목표였던 1.5℃ 또는 이미 넘어섰다는 경고가 나오는 1℃보다 더 억제하려는 마음으로 환경 문제를 다루자는 취지다. 우리 아이들의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장 나의 생존과 경제활동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연중기획을 통해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하고 평균기온 상승 억제가 왜 중요한지, 달라지는 날씨와 실물경제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고 어째서 기후불황이 닥치는지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짚어본다. 연재는 11월까지 매주 화요일마다 총 35회차에 걸쳐 진행한다. [편집자 주]

[연재계획]

PART 1 인류의 새 숙제 0.99℃

 달라진 날씨의 위협과 지구 운명 바꿀 온도

 기후위기 경고하는 세계의 리더와 학자들

 널뛰는 날씨에 달라진 작물 지도

 더워지는 지구가 장바구니 물가 바꿨다

 다시 꺼내보는 교토와 파리에서의 약속

PART 2 기후불황 파도가 세계를 흔든다

 기후불황의 서막 60조 달러(북극얼음)가 녹는다

 산불은 나무가 아니라 돈을 태운다

 환경 파괴·팬데믹·글로벌 경제의 나비효과

 굶주리는 세계...식량위기가 지구를 흔든다

 기후위기 경각심 일깨우는 방법은?

 영국과 독일에서 배우는...환경으로 경제 잡기

 美 연준 기후위기 대응 전략 보니

 한중일 동아시아 3국 무역 전략과 기후위기의 관계

 정부 향한 조언...단기 성장 위해 미래 팔지 말자

 기후불황이 인플레이션 부른다?

PART 3 호모플라스티쿠스 생존전략

 키워드로 정리한 0.99℃와 2050 탄소중립

 0.99프로젝트 1_하루에 한끼씩 버리겠습니까?

 0.99프로젝트 2_플라스틱 없이 살기에 도전하다

 0.99프로젝트 3_어디서 와서 무엇이 되어 어디로 가는가

 0.99프로젝트 4_자원 내다 버리지 마세요

 0.99프로젝트 5_쓰레기의 88%를 줄여볼까?

 재활용의 기술...무엇을 버리고 어떤걸 재활용하나?

PART 4 탄소중립 실천 나선 기업들

 기후와 경제 두 마리 토끼 잡는 ESG

 ESG 점수 높으면 재무성과 더 좋을까?

 플라스틱 줄이기 나서는 식음료 기업

 유해화학물질 저감 나선 화학업계

 녹색금융 확대 나선 금융계

 “석탄발전 줄여라” 자동차 기업들의 미래 약속

 스웨덴과 독일에서 본 15년전 친환경

PART 5 에너지에서 찾는 0.99℃ 성공열쇠

 인류세 넘는 지구...에너지 사용 줄일 수 있을까?

 0.99 성공 열쇠, 에너지전환 플랜 짚어보니

 전기사용의 2가지 키워드. 효율과 전환

 신·재생에너지 둘러싼 논란과 진실

 탄소세 이슈로 읽는 환경경제

 인류 모두의 숙제...0.99℃를 위하여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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