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전망치 하향...오미크론 급증 등 영향”
코로나19 이후 저소득층 물가 부담, 고소득층 1.4배
“강력한 방역 정책이 경제 큰 영향 미친다”
“환경파괴→기후변화→생물다양성 영향→팬데믹”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등으로 인간과 야생동물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환경파괴가 전염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등으로 인간과 야생동물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환경파괴가 전염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코로나19 등 대규모 팬데믹은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기후위기가 기후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선에서 보면 이 역시 중요한 문제다.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등으로 인간과 야생동물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환경파괴가 전염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기 때문이다. 환경파괴와 사라지는 생물다양성, 팬데믹과 글로벌 경제 위기 등이 모두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 “경제성장 전망치 하향...오미크론 급증 등 영향”

우선 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경제의 관계 먼저 짚어보자. 최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인)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인 2.5%로 전망했다. 당초 전망치인 2.9% 보다도 낮은 수치다.

한경연은 지난 5월 8일 ‘KERI 경제동향과 전망: 2022년 1/4분기’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9%에서 2.5%로 0.4%p 하향 전망했다. 당시 한경연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와 최근까지 진행된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 등의 영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가 점차 약화되고,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라 수출의 성장세마저도 꺾이고 있는 상황 역시 성장률 하향전망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여 왔던 민간소비는 백신보급 확산에도 불구하고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증했던 여파로 재위축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또 “자영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소득기반이 약화된 데다 빠른 금리인상으로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부담마저 커지면서 소비여력이 크게 줄어들었고 최근 급격한 물가인상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도 민간소비 회복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물가도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 및 수급불균형 현상이 광범위하게 작용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2.5%)보다 1.3%p 높아진 3.8%로 전망되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급 측 요인 외에도 빠르게 진행 중인 방역조치 완화로 서비스 가격 상승압력이 커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경연은 “코로나19로 지연되었던 공공요금 인상이 올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물가상승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 코로나19 이후 저소득층 물가 부담, 고소득층 1.4배

코로나19 사태는 실제 소비자들의 경제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한경연은 앞서 3월에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저소득층의 물가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소득이 낮을수록 체감물가 상승률이 높아서 저소득층 물가 부담이 고소득층의 1.4배라는 내용이다.

한경연은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물가 상승을 크게 체감하는 이유로, 고소득층에 비해 저소득층의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의 물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했다는 점을 꼽았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소득 1분위는 주로 식료품·비주류음료(지출비중 22.4%), 주거·수도·광열(19.6%), 보건(13.3%) 등 생필품과 건강 관련 지출 비중이 높았다. 반면 5분위는 교통(지출비중 14.3%), 음식·숙박(13.3%), 식료품·비주류음료(13.3%) 등 식료품뿐만 아니라 교통, 외식 등의 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에 따르면 1분위의 지출 비중이 5분위보다 더 높은 상위 3개 품목(주거·수도·광열) (5분위와의 지출비중 격차 +10.9%p), 식료품(+9.1%p), 보건(+5.3%p) 물가는 평균 3.7% 상승했다. 반면 5분위의 지출 비중이 1분위보다 더 높은 상위 3개 품목의 물가는 평균 0.7% 상승하는데 그쳤다. 한경연은 이 같은 결과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재택근무 등으로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생필품과 건강 관련 수요가 크게 늘어난데 기인한다”고 추정했다.

당시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발 물가 상승 충격이 저소득층에 상대적으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소득층에 대한 일자리 기회 제공을 확대해 소득을 늘리는 한편, 농산물 수급 안정과 식료품 유통구조 효율화를 통해 가격 상승폭을 최소화하여 저소득층 물가부담을 경감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팬데믹은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팬데믹은 환경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코로나19발 경제 이슈도 넓게 보면 환경 문제가 결과적으로 돈의 흐름에 영향을 미친 구조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팬데믹은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팬데믹은 환경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코로나19발 경제 이슈도 넓게 보면 환경 문제가 결과적으로 돈의 흐름에 영향을 미친 구조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경제 영향 미친다” 주장

해외에서도 코로나19 사태와 경제 성장률 사이의 관계를 언급한 발언이 많이 나왔다. 중국 경제학자인 쉬젠궈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는 지난 5월 7일 열린 웨비나에서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올해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심각성은 2020년보다 10배 이상이다. 간단히 말해 올해는 (2020년 경제 성장률인) 2.3% 달성도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연합뉴스가 5월 11일 국내에 인용 보도했다.

연합뉴스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쉬 교수는 올해 들어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활동에 차질을 빚은 인구가 1억 6천만명에 달하고 경제 피해액은 18조 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18조 위안은 작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15.7%에 달하는 규모다.

코로나19 관련 봉쇄 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주요 신흥국 경제를 위협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5월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시장의 광범위한 중국 매도세가 신흥국 시장에도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주식과 통화 채권까지 위협한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옐란 시즈디코프 신흥시장 글로벌 책임자는 “중국의 엄격한 봉쇄 조치가 경제 전반에 걸쳐 약세를 초래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는 상품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특히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무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내용은 아시아경제가 5월 3일 국내에 인용 보도했다.

◇ “환경파괴→기후변화→생물다양성 영향→팬데믹”

팬데믹은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팬데믹은 환경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코로나19발 경제 이슈도 넓게 보면 환경 문제가 결과적으로 돈의 흐름에 영향을 미친 구조다. 실제로 국회입법조사처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지난 2020년 4월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등으로 인간과 야생동물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환경파괴가 전염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입법조사처는 ‘환경 파괴로 늘어나는 전염병 현황 및 대응 방안’ 보고서를 통해 환경파괴로 인한 기후변화와 그로 인해 사라지는 생물다양성이 코로나19의 발생 원인일 수 있다고 보는 견해, 공장식축산이 코로나 바이러스 유발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당시 보고서는 그린피스를 인용해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가뭄·홍수 등의 극단적 기상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등 생태계 파괴로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이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목축지로 이동해 사람들이 조류인플루엔자 등의 인수공통감염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환경정책을 점검하여, 야생동물 밀수 규제 및 체험시설 관리강화, 친환경 축사의 확대, 기후정책과 보건정책의 연계 강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환경 파괴로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신종 바이러스들도 나타나고 있고, 대규모 전염병의 발생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 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사후적으로 대응책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환경을 보호하는 사전적 예방책이 국내외에서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내에서만의 주장이 아니다. ‘우리가 날씨다’의 저자 조너선 샤프란 포어는 지난해 1월 중앙선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팬데믹이 발생할 완벽한 조건들을 만들고 있다”면서 “공장식 축산 시설에서 새로운 팬데믹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포어는 지난 2009년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를 통해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다음회차 기사에서는 지구에 닥친 식량위기에 대해 짚어본다.

이제는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다. 널뛰는 날씨가 인류의 건강을 넘어 생존까지 위협하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지속가능 시스템이 실물 경제에 폭넓은 영향을 미쳐 ‘기후불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도 들린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은 지구온난화가 아니라 ‘지구가열화’에 대비해야 하는 시대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10월 ‘2021 기후 상태 보고서’를 통해 당시 기준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09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WMO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이제 새로운 표준”이라고 경고했다. 한파와 무더위, 산불과 큰 바람 등이 세계 곳곳을 덮친다. 뜨거워지는 지구 온도를 더 늦기 전에 억제해야 한다. 그런데 도대체 얼마나 억제해야 할까?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연중기획 <기후불황 막아라! 인류의 도전 0.99℃> 보도를 시작한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최대한 억제해 기후위기에서 벗어나고 기후불황을 막자는 취지다. 인류의 목표였던 1.5℃ 또는 이미 넘어섰다는 경고가 나오는 1℃보다 더 억제하려는 마음으로 환경 문제를 다루자는 취지다. 우리 아이들의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장 나의 생존과 경제활동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연중기획을 통해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하고 평균기온 상승 억제가 왜 중요한지, 달라지는 날씨와 실물경제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고 어째서 기후불황이 닥치는지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짚어본다. 연재는 11월까지 매주 화요일마다 총 35회차에 걸쳐 진행한다. [편집자 주]

[연재계획]

PART 1 인류의 새 숙제 0.99℃

 달라진 날씨의 위협과 지구 운명 바꿀 온도

 기후위기 경고하는 세계의 리더와 학자들

 널뛰는 날씨에 달라진 작물 지도

 더워지는 지구가 장바구니 물가 바꿨다

 다시 꺼내보는 교토와 파리에서의 약속

PART 2 기후불황 파도가 세계를 흔든다

 기후불황의 서막 60조 달러(북극얼음)가 녹는다

 산불은 나무가 아니라 돈을 태운다

 환경 파괴·팬데믹·글로벌 경제의 나비효과

 굶주리는 세계, 식량위기는 선진국도 흔들까?

 GDP의 착시...기후위기는 왜 부정되는가

 영국과 독일에서 배우는...환경으로 경제 잡기

 美 연준 기후위기 대응 전략 보니

 한중일 동아시아 3국 무역 전략과 기후위기의 관계

 정부 향한 조언...단기 성장 위해 미래 팔지 말자

 기후불황이 인플레이션 부른다?

PART 3 호모플라스티쿠스 생존전략

 키워드로 정리한 0.99℃와 2050 탄소중립

 0.99프로젝트 1_하루에 한끼씩 버리겠습니까?

 0.99프로젝트 2_플라스틱 없이 살기에 도전하다

 0.99프로젝트 3_어디서 와서 무엇이 되어 어디로 가는가

 0.99프로젝트 4_자원 내다 버리지 마세요

 0.99프로젝트 5_쓰레기의 88%를 줄여볼까?

 재활용의 기술...무엇을 버리고 어떤걸 재활용하나?

PART 4 탄소중립 실천 나선 기업들

 기후와 경제 두 마리 토끼 잡는 ESG

 ESG 점수 높으면 재무성과 더 좋을까?

 플라스틱 줄이기 나서는 식음료 기업

 유해화학물질 저감 나선 화학업계

 녹색금융 확대 나선 금융계

 “석탄발전 줄여라” 자동차 기업들의 미래 약속

 스웨덴과 독일에서 본 15년전 친환경

PART 5 에너지에서 찾는 0.99℃ 성공열쇠

 인류세 넘는 지구...에너지 사용 줄일 수 있을까?

 0.99 성공 열쇠, 에너지전환 플랜 짚어보니

 전기사용의 2가지 키워드. 효율과 전환

 신·재생에너지 둘러싼 논란과 진실

 탄소세 이슈로 읽는 환경경제

 인류 모두의 숙제...0.99℃를 위하여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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