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체 폐기물의 85.6% 차지하는 건설·산업 폐기물
재활용 되지만 매립, 소각 발생... 해답 찾기 나서는 기업들

폐기물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건설폐기물과 산업폐기물이다. 두가지 폐기물은 전체 폐기물 발생량 중 약 85%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 기업, 폐기물처리업체의 노력으로 재활용률이 늘고 있지만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폐기물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건설폐기물과 산업폐기물이다. 두가지 폐기물은 전체 폐기물 발생량 중 약 85%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 기업, 폐기물처리업체의 노력으로 재활용률이 늘고 있지만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사람들은 쓰레기를 얼마나 버릴까? 일반 소비자가 가정 등에서 버리는 생활계 폐기물은 쓰레기 전체 규모로 보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국내 전체 폐기물의 85%는 건설현장이나 사업장 등에서 나온다. 재활용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발생량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우리가 거주하고 생활하는 공간을 위해 발생하는 폐기물은 얼마나 될까? 국내 전체 폐기물 발생량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건설폐기물이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건설폐기물은 전체 폐기물의 약 45%를 차지한다. 

경제와 일상의 편리를 위해 눈감는 산업 폐기물의 양도 많다. 산업 폐기물인 사업장배출시설계 폐기물 역시 해마다 약 40%씩 발생하고 있다. 

물론 최근 정부와 기업, 폐기물처리업체의 노력으로 재활용을 통한 처리방식이 크게 늘어났지만 아직 약 5~10% 가량의 폐기물들은 매립·소각되며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스스로 폐기물 처리업에 투자를 강화하며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 국내 쓰레기 85%는 건설 폐기물과 산업폐기물

폐기물이라는 단어에서 사람들은 흔히 버리는 쓰레기를 떠올린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가정 등에서 배출하는 생활 폐기물은 전체 폐기물의 일부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폐기물은 개인보다 커다란 집단에서 만들어진다. 

지난 2월 환경부와 환경공단이 발표한 ‘2020년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2020년 국내 폐기물 발생량은 1억 9546만톤이다. 폐기물의 구성비를 살펴보면 건설폐기물 44.2%(8644만톤), 사업장배출시설계 폐기물 41.4%(8087만톤), 생활폐기물 8.9%(2254만톤), 지정폐기물 2.9%(561만톤), 사업장 비배출시설계 폐기물 2.7%(524만톤)로 나타났다.

전체 폐기물의 85.6%가 건설 현장과 사업장에서 발생한 것이다. 건설폐기물은 말 그대로 건설·토목 공사로 인해 발생되는 폐기물로, 폐콘크리트, 폐아스팔트콘크리트, 폐벽돌 등 건설 폐재류와 목재, 고철, 합성수지 등이 해당된다. 사업장배출시설계 폐기물은 사업장에 설치된 배출시설을 통해 배출되는 일반폐기물로, 쓰레기·연소재·오니·폐유·분뇨 등이 해당된다.

특히 2020년 기준 건설폐기물은 전년대비 7.1%, 사업장배출시설계 폐기물은 전년대비 9.3% 증가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도 건설 공사 발주량이 늘었고, 경북·울산 지역 제철소에서 광재류(철강슬래그) 배출이 증가해 건설폐기물과 사업장배출시설계 폐기물이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표준산업 분류에 따른 사업장배출시설계 폐기물 업종별 발생량은 제조업이 62.3%, 수도·하수 및 폐기물 처리, 원료재생업 업종이 16.2%, 전기,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 업종이 12.8%를 차지했다. 제조업 중에서는 금속 제조업이 44%, 비금속 광물제품 제조업이 5.1%, 식료품 제조업이 2.7%를 차지했다.

◇ 많은 양이 재활용 처리 처리되지만...

발생한 폐기물은 3가지 방법으로 처리된다. 다른 용도로 재활용되거나, 매립 혹은 소각된다. 다행히 국내 폐기물의 많은 양이 재활용을 통해 처리되고 있다. 환경부와 환경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발생한 전체 폐기물의 처리방법도 재활용이 87.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중 사업장배출시설계 폐기물은 84.3%가 재활용됐으며, 건설폐기물은 99.0% 재활용됐다. 특히 건설폐기물의 경우 환경부, 한국건설자원공제조합, 한국건설자원협회가 ‘건설폐기물의 친환경 처리와 재활용 촉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건설폐기물 처리업체의 폐기물 선별기준 강화, 처리비용 표준화 등을 추진했다. 또한 건설폐기물로 만든 순환골재의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온 바 있다.

하지만 높은 재활용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립과 소각을 통한 방식으로 처리되는 폐기물이 존재한다. 2020년 전체 폐기물 중 재활용되지 않은 폐기물은 매립(5.1%), 소각(5.2%) 방식으로 처리됐다. 사업장배출시설계 폐기물의 경우 소각률은 4.3%, 매립률은 9.2%로 나타났다. 많은 양의 폐기물이 재활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폐기물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일부 지자체와 환경 전문가들은 산업 폐기물 역시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장배출시설계 폐기물의 경우 80% 이상이 영세 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해 처리하는 상황이라 기업이 직접 방안을 찾아야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 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는 폐기물 처리 산업

폐기물을 줄이는 가장 최적의 방안은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건설폐기물과 산업폐기물은 산업과 경제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산업과 경제를 축소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폐기물을 발생시키는 주체로 꼽히고 있는 기업들은 폐기물 감축 방안으로 폐기물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삼정KPMG가 발간한 보고서 ‘ESG 시대 폐기물 처리업의 주인은?’에 따르면, 많은 기업들이 폐기물 처리 시장의 선점을 위해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2010년 JP모건이 폐기물 처리 업체들을 인수해 ‘EMK’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사모펀드, 기업의 컨소시엄 등이 폐기물 처리업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수합병과 투자를 토대로 운영 노하우룰 확보한 기업들은 단독으로 폐기물 처리업에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시멘트, 철강, 전기전자,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군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산업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들을 처리하고 재자원화하기 위한 산업을 구상·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시멘트산업협회는 올해 시멘트업계의 자원순환을 위한 친환경 설비 투자 등에 약 54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 SK, 삼성SDI 등 배터리 3사는 각자의 방법으로 폐배터리 자원순환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 영풍 등은 폐배터리에서 핵심소재를 추출하는 리사이클링 사업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국내외 기업들이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폐기물 발생량의 지속 증가로 인해 폐기물 처리 산업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삼정KPMG는 기업들의 폐기물 처리산업은 기업 가치를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으며, ESG 경영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근 삼정KPMG 전무는 해당 보고서를 통해 “폐기물 처리사업의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폐기물 발생에서부터 최종처리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최근 사업의 방향을 재활용, 에너지화까지 확장하면서 폐기물 처리업체를 넘어 종합 환경기업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제는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다. 널뛰는 날씨가 인류의 건강을 넘어 생존까지 위협하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지속가능 시스템이 실물 경제에 폭넓은 영향을 미쳐 ‘기후불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도 들린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은 지구온난화가 아니라 ‘지구가열화’에 대비해야 하는 시대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10월 ‘2021 기후 상태 보고서’를 통해 당시 기준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09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WMO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이제 새로운 표준”이라고 경고했다. 한파와 무더위, 산불과 큰 바람 등이 세계 곳곳을 덮친다. 뜨거워지는 지구 온도를 더 늦기 전에 억제해야 한다. 그런데 도대체 얼마나 억제해야 할까?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연중기획 <기후불황 막아라! 인류의 도전 0.99℃> 보도를 시작한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최대한 억제해 기후위기에서 벗어나고 기후불황을 막자는 취지다. 인류의 목표였던 1.5℃ 또는 이미 넘어섰다는 경고가 나오는 1℃보다 더 억제하려는 마음으로 환경 문제를 다루자는 취지다. 우리 아이들의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장 나의 생존과 경제활동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연중기획을 통해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하고 평균기온 상승 억제가 왜 중요한지, 달라지는 날씨와 실물경제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고 어째서 기후불황이 닥치는지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짚어본다. 연재는 11월까지 매주 화요일마다 총 35회차에 걸쳐 진행한다. [편집자 주]

[연재계획]

PART 1 인류의 새 숙제 0.99℃

 달라진 날씨의 위협과 지구 운명 바꿀 온도

 기후위기 경고하는 세계의 리더와 학자들

 널뛰는 날씨에 달라진 작물 지도

 더워지는 지구가 장바구니 물가 바꿨다

 다시 꺼내보는 교토와 파리에서의 약속

PART 2 기후불황 파도가 세계를 흔든다

 기후불황의 서막 60조 달러(북극얼음)가 녹는다

 산불은 나무가 아니라 돈을 태운다

 환경 파괴·팬데믹·글로벌 경제의 나비효과

 굶주리는 세계...식량위기가 지구를 흔든다

 기후위기 경각심...당신은 얼마나 느끼나요?

 영국과 독일에서 배운다...환경으로 경제 잡기

 美 연준 기후위기 대응 전략 보니

 기후위기 대응이 대한민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환경·경제·기후 3대 위기 “대전환 절실”

 기후위기와 인플레이션의 관계

PART 3 호모플라스티쿠스 생존전략

 키워드로 정리한 0.99℃와 2050 탄소중립

 0.99프로젝트 1_하루에 한끼씩 버리겠습니까?

 0.99프로젝트 2_플라스틱 더미에 묻힌 인류

 0.99프로젝트 3_어디서 와서 무엇이 되어 어디로 가는가

 0.99프로젝트 4_버려진 제품에 흔들리는 미래

 0.99프로젝트 5_쓰레기의 88%를 줄여볼까?

 재활용의 기술...무엇을 버리고 어떤걸 재활용하나?

PART 4 탄소중립 실천 나선 기업들

 기후와 경제 두 마리 토끼 잡는 ESG

 ESG 점수 높으면 재무성과 더 좋을까?

 플라스틱 줄이기 나서는 식음료 기업

 유해화학물질 저감 나선 화학업계

 녹색금융 확대 나선 금융계

 “석탄발전 줄여라” 자동차 기업들의 미래 약속

 스웨덴과 독일에서 본 15년전 친환경

PART 5 에너지에서 찾는 0.99℃ 성공열쇠

 인류세 넘는 지구...에너지 사용 줄일 수 있을까?

 0.99 성공 열쇠, 에너지전환 플랜 짚어보니

 전기사용의 2가지 키워드. 효율과 전환

 신·재생에너지 둘러싼 논란과 진실

 탄소세 이슈로 읽는 환경경제

 인류 모두의 숙제...0.99℃를 위하여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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