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화학물질 배출저감 제도'에 동참하는 화학사
화학물질 저감계획서 제출, 자발적인 노력 기울이는 중

유해화학물질의 배출 저감을 위해 환경부와 기업들이 나서고 있다. 화학기업들은 환경부의 화학물질 배출저감제도를 통해 화학물질 배출저감 계획서를 제출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유해화학물질의 배출 저감을 위해 환경부와 기업들이 나서고 있다. 화학기업들은 환경부의 화학물질 배출저감제도를 통해 화학물질 배출저감 계획서를 제출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인류는 편리함, 쾌적함 등을 목표로 다양한 화학물질을 개발·사용해 왔고, 지금도 수많은 화학물질들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화학물질이 인류에게 늘 이로웠던 것은 아니다.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해 개발된 화학물질은 때로는 삶을 해치는 치명적인 유해물질이 되곤 했다. 수많은 사람을 위협하는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사고는 잊을만하면 반복되고 있다.

이에 국내 화학기업들과 정부는 유해화학물질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 잊을만 하면 발생했던 유해화학물질 누출 사고

우리나라의 환경사를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사고들이 있다. 1991년 발생한 낙동강 페놀 유출사고다. 해당 사건은 당시 두산전자 공장에서 30톤의 페놀이 낙동강에 유출된 사고다. 오염수가 대구 상수원인 취수장으로 유입되면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으며, 사고 과정에서 기업과 공무원의 안일했던 대응이 밝혀지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해당 사고로 인해 유해물질의 유출과 같은 사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인식시켰고, 환경법규의 정비가 이뤄졌다. 특히 ‘환경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생겨나면서 오염물질의 불법 배출 사업자에게 과징금과 오염 정화 비용을 부과하게 됐다.

하지만 유해화학물질 사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1년 국내에서는 급성 호흡부전 임산부 환자가 늘어나는 사건이 발생한다.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사건의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폐질환의 원인으로 추정했고, 2012년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PHMG, PGH, CMIT·MIT 등의 물질이 폐섬유화증 등의 폐 손상을 일으킨 것이 밝혀졌다. 이른바 가습기살균제 사건이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신고된 사망자만 1740여명에 달하며, 피해구제 신청자는 7600여명을 넘긴 참사로 기록됐으며, 11년이 지난 지금도 피해 구조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유해화학물질 관련 법률을 개정하는 시발점이 됐다. 2015년 환경부는 화학물질의 체계적 관리로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국민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시행규칙을 공포·시행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산업현장에서의 유해화학물질 누출 사고 발생, 생리대 등 생활용품에서의 유해물질 검출 등이 발생해 왔고, 그때마다 기업들의 유해화학물질 관리 및 배출저감 노력이 논란이 돼 왔다.

◇ 자발적인 유화학물질 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

이에 환경부는 유해성이 높은 화학물질에 대한 기업의 자발적인 배출저감을 유도하기 위해 5년마다 배출저감 계획서를 작성·제출하도록 하는 ‘화학물질 배출저감제도’를 2019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해당 제도는 화관법 상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대상 화학물질(415종)을 연간 1톤이상 배출하는 사업장(30인 이상) 221곳을 대상으로 배출저감 계획서를 제출하게 하고, 이를 이행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우선 환경부는 배출량, 유해성, 저감가능성을 고려해 벤젠, 염화비닐, 트리클로로에틸렌 등 9종의 화학물질을 우선 적용해 화학물질 배출저감계획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2025년부터는 53종, 2030년부터는 415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실제 LG화학은 화학물질 배출저감계획서를 통해 화학반응공정에서 배출되는 염화비닐을 대기오염방지시설의 보완투자 강화를 실시해 2021년 975.8kg에서 2025년 614.7Kg으로 감축할 것을 밝혔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벤젠 배출량을 2021년 2073.8Kg에서 2025년 1513.8kg으로 감축할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여수시와 서산시와 함께 기업들의 화학물질 배출저감 이행을 확인하는 지역협의체를 2021년 11월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다. 여수시와 서산시는 기업 담당자, 시민단체, 지자체 담당 공무원 등이 참여한 지역협의체를 구성해 기업들의 배출저감계획을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지난 4월 서산시에서는 환경부, 서산시, 롯데케미칼, LG화학, 코오롱인더스트리,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에너지스, 한국석유공사 등 대산산업단지 입주기업 10개사, 시민사회대표 등 ‘민·관·산협의체’가 발족해 유해화학물질 배출 저감을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매년 배출저감 계획서의 이행실적을 확인하고 있으며, 계획서를 제출한 기업들은 계획을 잘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배출저감 계획서 제출이 2020년에 이뤄졌을 정도로 제도 시행이 초기인 만큼 지속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지역협의체 구성을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화학물질 배출저감 계획서를 제출하고 있는 한 화학사 관계자는 “유해화학물질의 배출 저감은 기업의 지속가능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한다는 것을 유념하고 있다”며 “유해화학물질의 배출 저감을 위해 계획서 제출 및 모니터링 강화 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다. 널뛰는 날씨가 인류의 건강을 넘어 생존까지 위협하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지속가능 시스템이 실물 경제에 폭넓은 영향을 미쳐 ‘기후불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도 들린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은 지구온난화가 아니라 ‘지구가열화’에 대비해야 하는 시대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10월 ‘2021 기후 상태 보고서’를 통해 당시 기준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09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WMO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이제 새로운 표준”이라고 경고했다. 한파와 무더위, 산불과 큰 바람 등이 세계 곳곳을 덮친다. 뜨거워지는 지구 온도를 더 늦기 전에 억제해야 한다. 그런데 도대체 얼마나 억제해야 할까?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연중기획 <기후불황 막아라! 인류의 도전 0.99℃> 보도를 시작한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최대한 억제해 기후위기에서 벗어나고 기후불황을 막자는 취지다. 인류의 목표였던 1.5℃ 또는 이미 넘어섰다는 경고가 나오는 1℃보다 더 억제하려는 마음으로 환경 문제를 다루자는 취지다. 우리 아이들의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장 나의 생존과 경제활동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연중기획을 통해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하고 평균기온 상승 억제가 왜 중요한지, 달라지는 날씨와 실물경제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고 어째서 기후불황이 닥치는지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연재계획]

PART 1 인류의 새 숙제 0.99℃

 달라진 날씨의 위협과 지구 운명 바꿀 온도

 기후위기 경고하는 세계의 리더와 학자들

 널뛰는 날씨에 달라진 작물 지도

 더워지는 지구가 장바구니 물가 바꿨다

 다시 꺼내보는 교토와 파리에서의 약속

PART 2 기후불황 파도가 세계를 흔든다

 기후불황의 서막 60조 달러(북극얼음)가 녹는다

 산불은 나무가 아니라 돈을 태운다

 환경 파괴·팬데믹·글로벌 경제의 나비효과

 굶주리는 세계...식량위기가 지구를 흔든다

 기후위기 경각심...당신은 얼마나 느끼나요?

 영국과 독일에서 배운다...환경으로 경제 잡기

 美 연준 기후위기 대응 전략 보니

 기후위기 대응이 대한민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환경·경제·기후 3대 위기 “대전환 절실”

 기후위기와 인플레이션의 관계

PART 3 호모플라스티쿠스 생존전략

 키워드로 정리한 0.99℃와 2050 탄소중립

 0.99프로젝트 1_하루에 한끼씩 버리겠습니까?

 0.99프로젝트 2_플라스틱 더미에 묻힌 인류

 0.99프로젝트 3_어디서 와서 무엇이 되어 어디로 가는가

 0.99프로젝트 4_버려진 제품에 흔들리는 미래

 0.99프로젝트 5_쓰레기의 88%를 줄여볼까?

 재활용의 기술...무엇을 버리고 어떤걸 재활용하나?

PART 4 탄소중립 실천 나선 기업들

 기후와 경제 두 마리 토끼 잡는 ESG

 ESG 점수 높으면 재무성과 더 좋을까?

 플라스틱 줄이기 나서는 식음료 기업

 유해화학물질 저감 나선 화학업계

 녹색금융 확대 나선 금융계

 “석탄발전 줄여라” 자동차 기업들의 미래 약속

 스웨덴과 독일에서 본 15년전 친환경

PART 5 에너지에서 찾는 0.99℃ 성공열쇠

 인류세 넘는 지구...에너지 사용 줄일 수 있을까?

 0.99 성공 열쇠, 에너지전환 플랜 짚어보니

 전기사용의 2가지 키워드. 효율과 전환

 신·재생에너지 둘러싼 논란과 진실

 탄소세 이슈로 읽는 환경경제

 인류 모두의 숙제...0.99℃를 위하여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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