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쓰레기 하루 1만 3,465톤
버려지는 음식 줄이려는 노력 필요

환경부 환경통계포털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하루 음식물류 폐기물 분리배출 양은 1만 4,314톤이다. 대한민국 인구를 5,100만 명으로 계산해 나누면 1인당 약 280그램을 버렸다는 얘기다. (그래픽 :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환경부 환경통계포털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하루 음식물류 폐기물 분리배출 양은 1만 4,314톤이다. 대한민국 인구를 5,100만 명으로 계산해 나누면 1인당 약 280그램을 버렸다는 얘기다. (그래픽 :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위기 시대의 인류에게 놓인 숙제는 분명하다.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아껴 쓰고 버리는 걸 줄이면 된다. 무엇을 아껴 쓰고 얼마나 줄여야 할까? 일상생활 속 모든 분야에서 그걸 실천할 수 있다. 첫걸음은 인류의 식탁이다. 인류는 하루에 한 끼씩 버리고 있다. 그걸 줄여야 한다.

버려지는 음식은 얼마나 될까. 서울시교육청 산하 학교보건진흥원이 2019년 발간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매뉴얼 ‘환경 그린라이트’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음식믈류 폐기물(음식물 쓰레기)은 하루 1만 3,465톤이다. 자료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낭비되는 에너지의 양은 연간 177만 톤으로 승용차 47만 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에 해당한다.

이렇게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3억 6천만 그루의 소나무가 필요하다. 음식물 쓰레기를 20% 줄이면 연간 1,600억 원의 쓰레기 처리 비용이 줄어든다. 에너지 절약 등으로 5조원 규모에 달하는 경제적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해당 자료는 설명한다.

어디서 버릴까? 전체 음식물쓰레기는 유통·조리과정에서 57%, 먹고 남은 음식물 30%, 먹지 않은 음식물 4%, 보관 폐기 식재료가 9%의 비중으로 발생한다. 가정·소형 음식점에서 70%, 대형음식점에서 16%, 집단급식소 10%, 유통단계에서 4%가 발생한다. 다만 한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위 자료는 2019년 발간됐는데 자료 속 주요 수치는 2010년 기준이다.

◇ 음식물류 폐기물 분리배출 하루 1만 4,314톤

그러면 최근에는 쓰레기가 더 줄었을까?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환경부 환경통계포털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하루 음식물류 폐기물 분리배출 양은 1만 4,314톤이다. 위 자료보다 더 많은 숫자다. 대한민국 인구를 5,100만 명으로 계산해 나누면 1인당 약 280그램을 버렸다는 얘기다. 고기로 따지면 거의 ‘반근(300그램이 옳은 표기법)’이다.

푸짐한 상차림과 국물 음식 등을 즐기는 문화가 있고 세대수의 증가와 외식·배달 산업 발달 등으로 음식물 쓰레기 양 역시 과거에 비해 늘었다. 앞서 ‘환경 그린라이트’에 따르면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1998년 이후 매년 3%가량 늘어나고 있으며 전체 음식물의 1/7이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

버려지는 게 무슨 문제인지 짚어보자. 해당 자료에 따르면 음식물쓰레기는 80% 이상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쉽게 부패하는 유기성 물질을 포함해 매립 시 악취 발생, 해충 번식 또는 침출수 발생 등으로 2차 오염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음식물쓰레기를 소각 처리하면 높은 수분함량으로 소각 효율이 떨어지고 불완전 연소로 각종 유해 물질을 배출할 가능성도 있다.

다행인 것은 재활용 등이 비교적 적극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그린포스트코리아가 지난 2020년 ‘냉장고 비우고 지구를 구하라’ 특집 보도 당시 취재한 바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음식물 쓰레기의 41.6%가 사료화됐고 32%가 퇴비, 16.8%가 기타(바이오가스 등)로 재활용됐다. 2020년 기준 서울시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량 및 처리현황 통계에 따르면 매일 2,539톤(이하 소수점 단위 절사)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이 중 47.5%(2,207톤)가 사료화되고 43.5%(1,105톤)가 퇴비화된다

일반 가정에서도 음식물 분리배출에 대한 인식은 비교적 높아 대부분의 소비자가 음식은 일반 쓰레기와 따로 잘 분류해 처리한다. 아파트 단지 등에도 음식물 처리기가 따로 설치된 곳이 많고 빌라 등에도 RFID를 활용한 처리기 등을 비치한 경우가 많다.

그래도 버려지는 양이 많으면 문제다. 음식물 쓰레기 수분을 짜내고 남는 폐수 등을 처리하는 데도 적잖은 비용과 노력이 투입된다. 지난 2019년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조치로 사육돼지에게 잔반 급여를 금지하면서 처리하지 못한 음식물쓰레기 물량이 쌓이기도 했다.

음식물쓰레기는 80% 이상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쉽게 부패하는 유기성 물질을 포함해 매립 시 악취 발생, 해충 번식 또는 침출수 발생 등으로 2차 오염까지 유발할 수 있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음식물쓰레기는 80% 이상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쉽게 부패하는 유기성 물질을 포함해 매립 시 악취 발생, 해충 번식 또는 침출수 발생 등으로 2차 오염까지 유발할 수 있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식재료 구매·조리 단계서부터 ‘로우웨이스트’ 고려해야

버려지는 것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가 지구 온도에 영향을 미친다면 버려지는 양을 줄이려는 노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버려지는 음식을 줄이려는 노력도 여러 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식재료 구매와 조리 단계에서부터 버려지는 양을 고려하고 자투리 식재료 등을 적극 활용하려는 노력 등이 이어졌다.

실제로 유럽 등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제로웨이스트 식당이나 관련 레시피 등이 주목 받아왔다. 뿌리와 잎 등도 모두 먹는 마크로비오틱, 비계 등 기름 한덩이까지 모두 남김없이 재료로 사용하는 제로 레시피가 서점가 등에서 주목을 받은 사례도 있다.

해외 IT스타트업 등에서는 어떤 음식이 언제 얼마나 버려지는지 등을 통계화해 재료를 효율적으로 구매하고 쓰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실제로 구글은 관련 기술을 개발한 기업 린패스와 협업해 구내식당에서 쓰레기 현황을 분석했다. 이후 구글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많은 사람이 굶주리는 이유는 음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문제를 해결하도록 잘 조직된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업사이클링을 식탁에 접목한 기업도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스타트업 ‘리그레인드’는 맥주를 만들고 남은 곡물로 에너지바를 만들었다. 영국 ‘토스트 에일’은 자투리 빵으로 맥주를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맥주를 만들려면 밀과 보리 등 곡물이 필요한데 사용하지 않은 자투리 빵 조각을 잘게 부숴 맥아 보리를 일부 대체했다.

맛이나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데도 흠집이나 모양 때문에 상품 가치가 떨어진 ‘못생긴 농산물’에 주목하는 푸드테크 기업들도 나왔다. 이와 더불어 식재료 구매 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녹색특화매장 등도 생겼다. 관련 매장에서는 채소 코너에 불필요한 비닐 포장을 없애고 냉장된 고기는 곡물 껍질 원료 바이오매스 포장재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이뤄졌다.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 트레이에 고기를 담아 파는 매장도 나왔다. 식재료를 사고 음식을 조리해 먹는 과정에서 ‘로우웨이스트’를 실천하려는 움직임이다.

다음회차 기사에서는 인류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플라스틱 관련 내용을 보도한다.

이제는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다. 널뛰는 날씨가 인류의 건강을 넘어 생존까지 위협하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지속가능 시스템이 실물 경제에 폭넓은 영향을 미쳐 ‘기후불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도 들린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은 지구온난화가 아니라 ‘지구가열화’에 대비해야 하는 시대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10월 ‘2021 기후 상태 보고서’를 통해 당시 기준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09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WMO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이제 새로운 표준”이라고 경고했다. 한파와 무더위, 산불과 큰 바람 등이 세계 곳곳을 덮친다. 뜨거워지는 지구 온도를 더 늦기 전에 억제해야 한다. 그런데 도대체 얼마나 억제해야 할까?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연중기획 <기후불황 막아라! 인류의 도전 0.99℃> 보도를 시작한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최대한 억제해 기후위기에서 벗어나고 기후불황을 막자는 취지다. 인류의 목표였던 1.5℃ 또는 이미 넘어섰다는 경고가 나오는 1℃보다 더 억제하려는 마음으로 환경 문제를 다루자는 취지다. 우리 아이들의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장 나의 생존과 경제활동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연중기획을 통해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하고 평균기온 상승 억제가 왜 중요한지, 달라지는 날씨와 실물경제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고 어째서 기후불황이 닥치는지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짚어본다. 연재는 11월까지 매주 화요일마다 총 35회차에 걸쳐 진행한다. [편집자 주]

[연재계획]

PART 1 인류의 새 숙제 0.99℃

 달라진 날씨의 위협과 지구 운명 바꿀 온도

 기후위기 경고하는 세계의 리더와 학자들

 널뛰는 날씨에 달라진 작물 지도

 더워지는 지구가 장바구니 물가 바꿨다

 다시 꺼내보는 교토와 파리에서의 약속

PART 2 기후불황 파도가 세계를 흔든다

 기후불황의 서막 60조 달러(북극얼음)가 녹는다

 산불은 나무가 아니라 돈을 태운다

 환경 파괴·팬데믹·글로벌 경제의 나비효과

 굶주리는 세계...식량위기가 지구를 흔든다

 기후위기 경각심...당신은 얼마나 느끼나요?

 영국과 독일에서 배운다...환경으로 경제 잡기

 美 연준 기후위기 대응 전략 보니

 기후위기 대응이 대한민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환경·경제·기후 3대 위기 “대전환 절실”

 기후위기와 인플레이션의 관계

PART 3 호모플라스티쿠스 생존전략

 키워드로 정리한 0.99℃와 2050 탄소중립

 0.99프로젝트 1_하루에 한끼씩 버리겠습니까?

 0.99프로젝트 2_플라스틱 없이 살기에 도전하다

 0.99프로젝트 3_어디서 와서 무엇이 되어 어디로 가는가

 0.99프로젝트 4_자원 내다 버리지 마세요

 0.99프로젝트 5_쓰레기의 88%를 줄여볼까?

 재활용의 기술...무엇을 버리고 어떤걸 재활용하나?

PART 4 탄소중립 실천 나선 기업들

 기후와 경제 두 마리 토끼 잡는 ESG

 ESG 점수 높으면 재무성과 더 좋을까?

 플라스틱 줄이기 나서는 식음료 기업

 유해화학물질 저감 나선 화학업계

 녹색금융 확대 나선 금융계

 “석탄발전 줄여라” 자동차 기업들의 미래 약속

 스웨덴과 독일에서 본 15년전 친환경

PART 5 에너지에서 찾는 0.99℃ 성공열쇠

 인류세 넘는 지구...에너지 사용 줄일 수 있을까?

 0.99 성공 열쇠, 에너지전환 플랜 짚어보니 

 전기사용의 2가지 키워드. 효율과 전환

 신·재생에너지 둘러싼 논란과 진실

 탄소세 이슈로 읽는 환경경제

 인류 모두의 숙제...0.99℃를 위하여

leehan@greenpost.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