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재무 지표 ESG, 기업 재무 성과에 영향 미친다
기업 가치에 투자·소비 집중... ESG는 중요해질 것

ESG를 재무성과로 연결하는 데 있어서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ESG가 재무성과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론과 그 반대인 부정론, 그리고 ESG가 재무성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무용론이 맞선다. 

분명한 것은 많은 전문가와 ESG평가 기관은 ESG경영이 기업의 재무성과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으며, 최근 소비자와 투자자들 역시 ESG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 ESG경영 잘하는 기업이 돈도 잘 번다?

지난해 11월 산업연구원은 주목할 만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당시 연구원은 ‘기업 ESG 경영 확대에 따른 산업정책적 접근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국내 상장사 중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이 수익성이 높으며, ESG경영 역량이 비재무적 정보임에도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해당 보고서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등급 자료와 KIS-Value 기업재무 정보로 국내 868개 상장사의 ESG 등급과 자산수익률의 관계를 실증 조사해 이와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 내에서 ESG 전체와 세부 등급이 1% 높은 기업은 자산수익률도 0.031%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E 부문 점수가 1% 높은 기업은 자산수익률이 0.024%p 더 높았으며, 같은 기준으로 S 부문은 0.033%p, G 부문은 0.031%p로 더 높았다.

산업연구원은 “비재무적 가치를 추구하는 ESG경영 역량과 재무실적간의 유의미한 관계는 ESG 관련 가치로 인한 산업환경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상관관계는 산업군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어 E 부문 점수가 1% 높은 기업 중 수상운송업은 자산수익률이 0.3%p 높게 나타났지만, 의료·정밀·광학기기 업종은 0.3%p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산업별 차이는 환경 부문에서 두드러지는데, 산업연구원은 산업별 제조 과정에서 관련된 환경 문제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산업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선행연구에서도 기업의 높은 ESG 역량이 높은 재무 성과로 이어진다는 실증 결과를 도출했다”며 “ESG 경영 확대와 성과는 산업환경 변화 속에서 ESG 가치 추구가 기업 경영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하는 기회와 도전 요소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 ESG, 관련 규제 강화될수록 기업 가치에 영향 커질 것 

이러한 추세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평가에서 ESG 종합 등급이 A+인 기업의 2020년부터 2021년까지의 분기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매출액이 떨어진 기업은 없었다. 그러나 D등급 기업의 경우 매출액이 감소한 기업이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ESG경영체계 마련 등의 대응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매출액도 높은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ESG경영이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ESG 전문가와 평가기관들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글로벌 탄소규제를 비롯해 ESG 관련 규제 강화로 인해 기업 평가에 ESG 반영이 당연해질 것으로 전망하며, 기업가치가 곧 ESG경영과 연결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정KPMG는 지난해 2월 ‘ESG의 부상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하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과거 ESG 활동이 기업 가치 증대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입증할 구체적 데이터 확보가 어려웠으나 최근 많은 기업과 연구기관에서 ESG 활동과 기업 가치 증대와의 상관관계를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ESG가 기업가치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ESG 규제 강화, 투자자의 ESG 요구 증대, 기업평가에 ESG 반영, 고객의 ESG 요구 증대로 ESG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운영하고 있는 ‘ESG 정보 플랫폼’은 “주요 신용평가사들도 기업의 신용도 평가에 ESG 경영을 반영하거나 반영하고 있다”며 “기업이 ESG 경영 구축에 소홀할 경우 기업가치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 금융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모습이 잘 나타나는 사건이 최근 미국에서 있었다. 지난 5월 미국 주가지수 제공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S&P'500 ESG' 지수에서 테슬라를 제외했다. 당시 S&P는 테슬라를 저탄소전략 부족, 노동자 인종차별 등의 문제로 제외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S&P500 ESG 지수 제외 당일 주가가 6.80% 급락하는 상황을 겪어야 했다.

이제 이러한 모습은 이제 해외 기업만의 사례가 아니다. 국내 기업에서도 ESG경영을 위배하는 사고나 사건이 벌어졌을 경우 투자자와 소비자들이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ESG가 기업의 재무성과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제는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다. 널뛰는 날씨가 인류의 건강을 넘어 생존까지 위협하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지속가능 시스템이 실물 경제에 폭넓은 영향을 미쳐 ‘기후불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도 들린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은 지구온난화가 아니라 ‘지구가열화’에 대비해야 하는 시대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10월 ‘2021 기후 상태 보고서’를 통해 당시 기준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09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WMO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이제 새로운 표준”이라고 경고했다. 한파와 무더위, 산불과 큰 바람 등이 세계 곳곳을 덮친다. 뜨거워지는 지구 온도를 더 늦기 전에 억제해야 한다. 그런데 도대체 얼마나 억제해야 할까?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연중기획 <기후불황 막아라! 인류의 도전 0.99℃> 보도를 시작한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최대한 억제해 기후위기에서 벗어나고 기후불황을 막자는 취지다. 인류의 목표였던 1.5℃ 또는 이미 넘어섰다는 경고가 나오는 1℃보다 더 억제하려는 마음으로 환경 문제를 다루자는 취지다. 우리 아이들의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장 나의 생존과 경제활동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연중기획을 통해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하고 평균기온 상승 억제가 왜 중요한지, 달라지는 날씨와 실물경제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고 어째서 기후불황이 닥치는지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연재계획]

PART 1 인류의 새 숙제 0.99℃

 달라진 날씨의 위협과 지구 운명 바꿀 온도

 기후위기 경고하는 세계의 리더와 학자들

 널뛰는 날씨에 달라진 작물 지도

 더워지는 지구가 장바구니 물가 바꿨다

 다시 꺼내보는 교토와 파리에서의 약속

PART 2 기후불황 파도가 세계를 흔든다

 기후불황의 서막 60조 달러(북극얼음)가 녹는다

 산불은 나무가 아니라 돈을 태운다

 환경 파괴·팬데믹·글로벌 경제의 나비효과

 굶주리는 세계...식량위기가 지구를 흔든다

 기후위기 경각심...당신은 얼마나 느끼나요?

 영국과 독일에서 배운다...환경으로 경제 잡기

 美 연준 기후위기 대응 전략 보니

 기후위기 대응이 대한민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환경·경제·기후 3대 위기 “대전환 절실”

 기후위기와 인플레이션의 관계

PART 3 호모플라스티쿠스 생존전략

 키워드로 정리한 0.99℃와 2050 탄소중립

 0.99프로젝트 1_하루에 한끼씩 버리겠습니까?

 0.99프로젝트 2_플라스틱 더미에 묻힌 인류

 0.99프로젝트 3_어디서 와서 무엇이 되어 어디로 가는가

 0.99프로젝트 4_버려진 제품에 흔들리는 미래

 0.99프로젝트 5_쓰레기의 88%를 줄여볼까?

 재활용의 기술...무엇을 버리고 어떤걸 재활용하나?

PART 4 탄소중립 실천 나선 기업들

 기후와 경제 두 마리 토끼 잡는 ESG

 ESG 점수 높으면 재무성과 더 좋을까?

 플라스틱 줄이기 나서는 식음료 기업

 유해화학물질 저감 나선 화학업계

 녹색금융 확대 나선 금융계

 “석탄발전 줄여라” 자동차 기업들의 미래 약속

 스웨덴과 독일에서 본 15년전 친환경

PART 5 에너지에서 찾는 0.99℃ 성공열쇠

 인류세 넘는 지구...에너지 사용 줄일 수 있을까?

 0.99 성공 열쇠, 에너지전환 플랜 짚어보니

 전기사용의 2가지 키워드. 효율과 전환

 신·재생에너지 둘러싼 논란과 진실

 탄소세 이슈로 읽는 환경경제

 인류 모두의 숙제...0.99℃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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