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량화로 포장재 다이어트
용기 업사이클링으로 ESG 실천
플라스틱 순환에 소비자 참여 독려 

플라스틱 포장재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식음료 업계는 최근 들어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늘리고 있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 포장재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식음료 업계는 최근 들어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늘리고 있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은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석유계 플라스틱은 제조부터 생산, 유통, 사용 후 처리까지 모든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한다. 특히 플라스틱 포장재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린피스가 2019년 발표한 ‘플라스틱 대한민국 일회용의 유혹’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플라스틱 소비량이 가장 많은 분야는 포장재다.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포장재 및 용기 생산이 36%로 가장 많다.

식음료 업계는 최근 들어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늘리고 있다. 처음부터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구조나 소재를 바꾸거나, 이미 사용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식이다. 소비자 참여형 자원순환 캠페인도 늘어나는 추세다. 

◇ '경량화' 통한 포장재 다이어트

플라스틱은 처음부터 덜 사용되는 것이 가장 환경적이다. 아예 사용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유통 상의 이유 등을 이유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면 줄이는 것이 방법이다. 일명 플라스틱 다이어트인 셈이다. 

특히 생수기업들의 개선 노력이 눈에 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7월 먹는샘물 브랜드 ‘아이시스8.0’의 200mL, 300mL 제품과 ‘무라벨 아이시스8.0’ ECO 300mL까지 총 3종의 용기 몸체 무게를 약 10% 줄였다. 모두 페트병 몸체가 기존 10.5g에서 9.4g으로 가벼워졌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해당 제품들의 무게는 동일 용량 먹는샘물 페트병 기준 국내 최저다. 다만 용기 경량화와 함께 진행된 제품 병뚜껑을 13mm에서 15mm로 2mm 높인 패키지 리뉴얼로 뚜껑까지 포함하면 약 7% 플라스틱 사용량이 줄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지속가능한 ESG경영 실천을 위해 먹는샘물 페트병 경량화를 추진했으며 이로 인해 연간 기준 약 116톤의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 500mL 및 2L 제품으로 페트병 경량화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동원F&B도 지난 5월 동원샘물 500mL와 2L 제품 페트병 무게를 각각 15.7%, 8.4% 경량화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 동원샘물에 따르면 500mL 페트병의 무게는 11.8g으로 업계 최경량 수준이다. 동원F&B는 여기에 뚜껑 높이를 낮춘 ‘에코캡’ 도입, 라벨 길이 20% 이상 저감 등으로 연간 약 1200톤의 플라스틱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 용기 업사이클링으로 ESG 실천

업사이클링도 탈플라스틱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식음료 업계에서는 버려지는 페트병이나 용기에 주목, 다양하게 업사이클링해 현장에 재적용함으로써 자원순환 동참하고 있다. 

예컨대 폐페트병을 활용한 유니폼이 있다. 풀무원은 ESG경영의 일환으로 버려진 페트병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친환경 유니폼 5400여 벌을 전국 대형마트 현장 근무자들과 풀무원식품 가맹점 근무자 약 4000여 명에게 근무복으로 지급했다고 지난 6월 밝혔다. 

지난해 9월부터 기획한 친환경 유니폼은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소재 재생 원단을 활용, 반팔과 긴팔 티셔츠 상의, 바람막이 점퍼, 조끼 등으로 구성돼 현장에 지급됐다. 친환경 유니폼은 버려진 페트병을 선별·압축해 분쇄·세척 과정을 거쳐 업사이클링 의류다. 

풀무원에 따르면 현장 근무자들에게 지급된 유니폼에는 폐페트병 약 10만여 개가 재활용됐다. 하반기에 지급할 겨울 점퍼에는 폐페트병 1만4000여 개가 재활용될 계획이다. 향후 현장 근무자들이 착용하는 앞치마, 모자 등 다양한 유니폼에도 재생 원단을 사용한 친환경 유니폼을 도입할 계획이다.   

종합식품기업 아워홈도 지난 6월 전국 14개 물류센터 현장 직원 800여 명에 친환경 유니폼을 전달했다. 폴리에스테르로 제작한 친환경 유니폼 조끼에는 폐페트병 약 5000개가 재활용됐다. 유니폼 색깔과 디자인은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획됐으며 사회적 기업과 협업해 제작했다. 

동원F&B도 ‘동원샘물’ 대리점에 폐페트병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유니폼을 배포했다. 유니폼 1벌당 14개의 500mL 폐페트병이 활용됐다. 

◇ 플라스틱 순환에 소비자 참여 독려 

한국 코카콜라는 소비자가 직접 투명 페트병을 올바르게 분리배출해 유용한 자원으로 재탄생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원더플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소비자는 직접 업사이클링을 경험하고 수거된 폐페트병은 새로운 자원으로 재탄생된다. 

코카콜라가 투명 음료 페트병 자원순환에 집중하는 이유는 투명 페트병이 다시 음료 페트병으로 탄생하는 등 고품질 자원으로 재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지녀서다. 투명 페트병의 자원순환 필요성을 알리는 해당 캠페인에는 이마트, 블랙야크, SSG닷컴, G마켓, 테라사이클, 세계자연기금이 파트너사로 참여하고 있다. 

코카콜라 측은 “해외에서는 이미 투명 음료 페트병의 자원순환 확대를 위한 정부와 기업 차원의 다양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며 “이에 대한 노력의 일환으로 코카콜라사는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4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플라스틱 음료 페트병을 100%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패키지로 전환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용기 재활용 활성화에 나섰다. 올해 초 소비자가 소비한 햇반 용기를 수거해 보다 체계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지난 6월부터는 대형마트와 손잡고 햇반 용기 수거함 운영에 들어갔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이마트 수도권 소재 78개 전 매장과 롯데마트 대표 매장 10곳에서 햇반 용기 수거함을 운영한다. 특히 롯데마트에는 대형마트 최초로 햇반 용기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는 등 향후 햇반 용기 수거함 설치 매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해 400만 개의 햇반 용기를 회수해 명절 선물세트 트레이 등으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라며 “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통해 지속가능경영을 적극 실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제는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다. 널뛰는 날씨가 인류의 건강을 넘어 생존까지 위협하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지속가능 시스템이 실물 경제에 폭넓은 영향을 미쳐 ‘기후불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도 들린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은 지구온난화가 아니라 ‘지구가열화’에 대비해야 하는 시대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10월 ‘2021 기후 상태 보고서’를 통해 당시 기준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09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WMO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이제 새로운 표준”이라고 경고했다. 한파와 무더위, 산불과 큰 바람 등이 세계 곳곳을 덮친다. 뜨거워지는 지구 온도를 더 늦기 전에 억제해야 한다. 그런데 도대체 얼마나 억제해야 할까?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연중기획 <기후불황 막아라! 인류의 도전 0.99℃> 보도를 시작한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최대한 억제해 기후위기에서 벗어나고 기후불황을 막자는 취지다. 인류의 목표였던 1.5℃ 또는 이미 넘어섰다는 경고가 나오는 1℃보다 더 억제하려는 마음으로 환경 문제를 다루자는 취지다. 우리 아이들의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장 나의 생존과 경제활동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연중기획을 통해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하고 평균기온 상승 억제가 왜 중요한지, 달라지는 날씨와 실물경제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고 어째서 기후불황이 닥치는지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연재계획]

PART 1 인류의 새 숙제 0.99℃

 달라진 날씨의 위협과 지구 운명 바꿀 온도

 기후위기 경고하는 세계의 리더와 학자들

 널뛰는 날씨에 달라진 작물 지도

 더워지는 지구가 장바구니 물가 바꿨다

 다시 꺼내보는 교토와 파리에서의 약속

PART 2 기후불황 파도가 세계를 흔든다

 기후불황의 서막 60조 달러(북극얼음)가 녹는다

 산불은 나무가 아니라 돈을 태운다

 환경 파괴·팬데믹·글로벌 경제의 나비효과

 굶주리는 세계...식량위기가 지구를 흔든다

 기후위기 경각심...당신은 얼마나 느끼나요?

 영국과 독일에서 배운다...환경으로 경제 잡기

 美 연준 기후위기 대응 전략 보니

 기후위기 대응이 대한민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환경·경제·기후 3대 위기 “대전환 절실”

 기후위기와 인플레이션의 관계

PART 3 호모플라스티쿠스 생존전략

 키워드로 정리한 0.99℃와 2050 탄소중립

 0.99프로젝트 1_하루에 한끼씩 버리겠습니까?

 0.99프로젝트 2_플라스틱 더미에 묻힌 인류

 0.99프로젝트 3_어디서 와서 무엇이 되어 어디로 가는가

 0.99프로젝트 4_버려진 제품에 흔들리는 미래

 0.99프로젝트 5_쓰레기의 88%를 줄여볼까?

 재활용의 기술...무엇을 버리고 어떤걸 재활용하나?

PART 4 탄소중립 실천 나선 기업들

 기후와 경제 두 마리 토끼 잡는 ESG

 ESG 점수 높으면 재무성과 더 좋을까?

 플라스틱 줄이기 나서는 식음료 기업

 유해화학물질 저감 나선 화학업계

 녹색금융 확대 나선 금융계

 “석탄발전 줄여라” 자동차 기업들의 미래 약속

 스웨덴과 독일에서 본 15년전 친환경

PART 5 에너지에서 찾는 0.99℃ 성공열쇠

 인류세 넘는 지구...에너지 사용 줄일 수 있을까?

 0.99 성공 열쇠, 에너지전환 플랜 짚어보니

 전기사용의 2가지 키워드. 효율과 전환

 신·재생에너지 둘러싼 논란과 진실

 탄소세 이슈로 읽는 환경경제

 인류 모두의 숙제...0.99℃를 위하여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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