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피아노 학원에 다녔다. 제대로 외워 칠 수 있는 곡 하나 없었다. 어머니께서 "어설프게 할 거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고 말씀하셨다. 얼마 뒤 태권도 학원에 등록했다. ‘어설프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 흰 띠에서 품 띠까지 올라갔다. 대회도 나가 상도 탔다. 그때 느꼈다. "어설프게 할 거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고.최근 한 공기업의 보도자료가 피아노 학원을 나와 태권도 학원에 다니면서 느꼈던 그때 그 느낌을 떠오르게 했다. 지난 11일자 자료였다. 내용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리산국립공원 내 '거목(Big tree)'
옥시사태로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인체 유해성은 이제 어느정도 공론화되고 있지만, 에어컨세정제도 원인미상의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는 주범이라는 것에 대해선 사실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3월, 에어컨 세정제의 ‘흡입가능성’과 ‘독성’이라는 핵심 키워드로 옥시의 가습기살균제 사태와 닮았다는 골자의 기사를 내보내자, 최근까지독자들로부터 제보가 쏟아졌다.일부 사람들은 에어컨 팬에 뿌리기만 하면 청소가 된다는 에어컨세정제를 사용하고 나서 그날 밤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는 내용을 보내왔다.병원에선 ‘원인 미상의 호흡 곤란’이라는
LPG 차는 친환경 연료 사용으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알려져 있다.게다가 우리나라 LPG차 관련 기술력은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의 수준이다.한국의 LPG 차 기술은 2004년 세계 최초로 3세대 LPi 엔진 상용화에 성공했고 4세대 엔진도 상용화가 임박해 있는 등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인프라 역시 전국 곳곳을 다녀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충선시설과 정비시설이 잘돼 있다.그런데 이같은 유리한 조건들이 활용되지 못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 LPG 차는 액화석유가스 안전관리 및 사업법에 묶여있
조선 후기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 물을 팔아 황소 60마리를 살 수 있는 4000냥을 벌었다.현대에 와서도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내던 오염물질에 경제적 가치가 생겼다.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 돈을 벌었듯 온실가스 배출을 덜한 기업이 더 많이 배출한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 권리를 파는 것이다.바로 탄소배출권 거래제다.그런데 미흡한 산업계의 협조와 정부의 기업봐주기식 정책으로 시장 활성화가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지난해 1월, 다양한 이해관계에 따른 논란 속에 배출권 거래제가 본격 시행됐다. 한국거래소가 공식 거래 창구
가습기살균제 피해 판정기준이 폐 질환에 국한된데다 그마저도 너무 늦어 원성이 들끓고 있다.정부가 18일 가습기살균제 피해 3차 신청자(752명) 가운데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1·2단계로 추가 지정한 사람들은 등급이 상향조정된 이들을 포함해도 37명에 불과했다.14명이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이 거의 확실한 1단계로, 21명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 가능성이 높은 2단계로 각각 선정됐다.정부는 1·2단계 피해자에 한해 치료비와 장례비 등을 지원한다. 이로 인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3·4단계 피해자들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금형, 주조, 도금 등 중소산업계가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정책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산업용 전기요금 정책을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다.이들 기업계는 지난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한 산업용 전기에 대한 토요일 경부하요금(전력 수요가 많지 않은 시간대의 요금) 적용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전기는 누구나 당연히 소비할 권리가 있는 공공재인 반면 수많은 공정이 필요한 값비싼 에너지이기도 하다.그러나 산업계는 그동안 전기요금이 너무 싸다보니 전기의
[환경TV뉴스-포항] 서기정 기자 = 20대 국회의원 총선이 막을 내리고 이제 남은 과제는 수용하고 함께 가야 하는 성숙함이다. 선택된 자들은 자신들의 본분을 지켜야 할 것이며 유권자들은 이들의 행함을 똑똑히 지켜보고 당근과 회초리를 잡아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가 가르쳐 준 최대의 교훈은 이제 '무조건'이라는 교만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것은 곧 앞으로 이 나라의 정치가 바로 설 수도 있을거라는 희망의 싹이 될 수도 있으리라.정치권이 만들어낸 지역주의가 똑똑하고 명철한 유권자들의 선택에 조금씩 깨뜨려지고
서울시가 올해도 한강에서 발생이 예상되는 녹조에 대응하겠다며 '한강 녹조 대응 종합계획'을 내놨다. 녹조 제거선도 도입하고 총인 처리 시설도 조기 완공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한다는 내용이다.그런데 이 대책 중 '생뚱맞은' 대책이 하나 들어 있다. 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한강 잠실수중보와 신곡수중보 등 2개 보에 '펄스 방류'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펄스 방류란 보에 있는 수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상류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일시적이기는 해도 물의 흐름이 빨라진다. 이를 통해 녹조 발생 원인 중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자신의 기억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가도 결국 틀렸음을 확인하고 당황해하고는 한다. 때문에 우리는 기억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든다. 간단히는 메모가 있을 수 있고, 조형물 등 상징물을 세우기도 한다.뇌과학자에 따르면 인간의 기억은 그 내용이 생생하거나 친숙할수록 그 기억이 정확한 것이라 믿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심리학자들은 무언가를 '기억'해 낸다는 것은 존재했던 무언가가 아닌 그 사건에 대한 스스로의 이해를 꺼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원인이 무엇이든 '기억'은 늘 불가역적(不可逆的)이다. 이미 경험한 기억은 그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최태원 SK회장이 배우자 노소영씨와 이혼하겠다고 나섰다. 덕분에 29일 인터넷 상의 기사는 최태원이란 이름으로 뒤덮였다.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서도 최 회장의 이름은 하루 종일 순위를 차지했다. 사실 한 것도 아니고 '하겠다'고 한 거다.그럼에도 재벌가의 여자문제와 혼외 자식, 이혼 등 재연드라마 '사랑과 전쟁'의 재벌판이라 할 수 있는 온갖 '흥미'로운 요소가 더해지며 최 회장의 '글'은포털을 점령했다.최 회장의 드라마 같은 '개인사'가 포털 한 축을 점령했다면 다른 한축은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15일 새벽 2시 45분. 공무원들도 기자들도 다 퇴근하고 적막한 정부세종청사 복도에서 웬 여성의 목소리가 '중얼중얼' 들린다. '귀신인가?' 스산한 마음에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 봤다.목소리가 들려오는 건 심지어 벽 속이다. 정말 귀신인가 머리칼이 쭈뼛 선다.소리가 나는 곳은 각 층마다 설치돼 있는 엘리베이터 안쪽 벽.알고 봤더니 세종청사의 엘리베이터 안에 설치된 LCD 화면의 영상 안내다.정체모를 여성의 목소리는 국정 홍보를 위해 제작된 홍보물 속 내레이션이었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 늦은 시간 들
[환경TV뉴스]박현영 기자=우리나라는 초상집을 다녀온 후 집에 들어가기 전에 몸에 소금을 뿌리는 풍습이 있다. 재수없는 일을 당하거나 기분 나쁜 사람이 왔다가도 소금을 뿌리기도 한다."야, 소금뿌려!" 라는 말은 곧 "재수없다. 액땜하자"는 뜻으로 쓰인다.그런데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왜 나쁜 귀신으로 상징되는 액을 막는 방편으로 소금을 뿌리는 풍습이 생긴 것일까. 관련해서 재미있는 설화가 있다.경북 문경에 '금하굴'이라는 동굴이 있다. 후백제의 시조 견훤의 탄생 설화가 어린 곳이다. 통일 신라 말기 이 금하굴 근처 마을에 어여쁜 처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새들이 지지귀는 게 정상이어야 할 계절, 봄에 적막한 기운이 감돈다. 마치 이 땅의 모든 새들이 없어진 듯한 느낌이다.하늘에서 대놓고 뿌리는 화학물질, 해충을 없애겠다고 뿌린 살충제가 해충을 잡기는커녕 들판의 새들을 절멸하게 만든 결과다.인간의 욕심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행한 행위가 어떻게 되돌아오는 지를 경고한 레이첼 카슨의 고전 '침묵의 봄'에서 묘사된 '봄'이다환경운동의 역사에서는 침묵의 봄이 출간된 1951년 이후를 제 2기 환경운동이 촉발된 시기로 보고 있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존 에프 케
[환경TV뉴스]유재광 기자 =독일어로 'Das Auto', 영어로 하면'The Car' 쯤 된다. 자동차라는 단어 앞에 정관사 The를 붙여 자동차의 '대명사' 격으로 자신들을 지칭한다. 독일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 로고다. 단 두 단어에서 자동차 회사로서 자부심과 긍지가 묻어난다.독일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규격과 정확, 반듯함, 한마디로 ‘원칙’을 목숨처럼 여기는 사람들 아닌가. 그래서 오죽하면 '독일 병정' 같다는 말이 나왔을까. 그만큼 시계 침처럼 융통은 없지만 원칙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사람들 아닌가.그 독일에서, 그것도
[환경TV뉴스]유재광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성동구 홍익동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이른바 '트렁크 사체' 살인사건 피의자 김일곤(48)이 2차 '현장검증'을 했습니다.포승줄에 묶이고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김씨는 살해 당한 주 모씨(35)씨의 시신이 발견된 SUV 차량 운전석에 올라 당시 범행을 재연하기 시작했습니다.훔친 번호판을 챙겨 운전석에서 내린 뒤 차량 앞 번호판을 훔친 번호판으로 교체한 김씨는 이어 트렁크에 있던 조씨의 시신에 라이터 기름 1통을 붓고 시신에 불을 지른 뒤 도주했다고 범행과정을 진술했습니다.이날 현장검증에
[환경TV뉴스]정택민 기자 =지난 11일 육군 50사단 신병교육대 훈련장에서 수류탄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교관 1명이 숨지고 수류탄을 손에 들었던 훈련병은 한쪽 손목을 잃었다.전시도 아닌 평시에 수류탄에 현역 군인이 목숨을 잃는, 그것도 조작 실수도 아닌 수류탄 결함으로 추정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다. 희생자들은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모인 대한민국의 '아들'들이다.사고 소식을 접하면서 문득 기자의 훈련병 시절이 떠올랐다. 훈련장에서 수류탄을 받은 후 신호를 받아 던지자 불과 몇 초 후, 엄청난 굉음과 함께 땅이 울리는 것이 온
[환경TV뉴스]김택수 기자 =1929년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트는 캔버스에 담배를 피울 때 사용하는 파이프 한 개를 그려놓고 밑에 프랑스어 'Ceci n'est pas une pipe(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명시했다.이는 친숙한 이미지 앞에서 관람객을 당혹스럽게 한다.마그리트는 '파이프'를 '파이프라 하지 않는' 모순된 어법으로 당연한 것들을 낯설게 하는 표현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와 유사한 상황이 실제로 벌어졌다.43시간 끝에 남북고위급은 6개 내용으로 합의문을 만들어 25일 발표했다.이중 지난 8월4일 파주 서부전선 비무
[환경TV뉴스]박희범 기자=국민들의 혈세인 ‘세금’을 헛되게 쓰는 경우가 많다보니 지방자치단체와 의회의 해외연수 및 출장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놀러간다”는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준비과정에서부터 철저한 계획을 세우면 되는데, 지자체의 ‘방문계획(안)’이라는 것이 허술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최근 경기 안성시는 황은성 안성시장과 유광철 안성시의회 의장 등 6명이 필리핀 일로일로市를 3박 5일(7월28일~8월1일)간의 일정으로 다녀왔다고 밝혔다.그러나 문제는 지역여론이 곱지 않다는 것이다. 메르스 사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아~ 답답하다." 지난 2일 부산항을 출발한 크루즈 '오션드림호'가 항구에서 멀어지면서 들기 시작한 생각이다. 익숙한 스마트폰에 LTE와 3G 신호가 하나도 잡히지 않기 시작한 시점부터다. 당장 공해상으로 나가면서 터지지 않은 이 스마트폰을 굳이 연결하려면 이틀 뒤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도착해 로밍을 신청해야 한다. 최소한 3일까지 이틀간현대 기술의 총아, 스마트폰은 그저 조그만 '디지털 카메라' 또는 음악을 듣는 'MP3'에 불과한 신세에 불과하다.외부에 나가 있을 때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뉴스를 보거
[환경TV뉴스]김원태 기자 = 2014년 말 기준으로 그 순이익이 대략 14조원쯤 되는 회사.세계적 기업인 삼성전자의 모습이다.이런 곳에서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직업병과 관련해 사망한 근로자 유가족 등을 위해 1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1천억원이라면 1의 단위에 0의 숫자가 11개나 붙는 엄청난 숫자의 금액이다.그런데 이렇게 큰 숫자도 14조원에 비하면 1/140에 해당하는 미미한 숫자에 불과하다.이같은 큰돈으로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아니 죽어버린 생명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세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