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올해도 한강에서 발생이 예상되는 녹조에 대응하겠다며 '한강 녹조 대응 종합계획'을 내놨다. 녹조 제거선도 도입하고 총인 처리 시설도 조기 완공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대책 중 '생뚱맞은' 대책이 하나 들어 있다. 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한강 잠실수중보와 신곡수중보 등 2개 보에 '펄스 방류'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펄스 방류란 보에 있는 수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상류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일시적이기는 해도 물의 흐름이 빨라진다.

이를 통해 녹조 발생 원인 중 하나인 유속을 잡겠다는 게 이 대책의 골자다. 녹조는 고여 있는 물이나 느리게 흐르는 물에서 잘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한 계획이다. 정부가 지난해 4대강 중 하나인 낙동강에서 펄스 방류를 시행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강 잠실수중보. (자료사진)

 

하지만 실효성엔 의문이 든다. 이미 한강 하류의 신곡수중보는 하루에도 7~8회씩 수문을 개폐한다. 사실상의 펄스 방류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하루 7~8회 정도 바닷물이 역류할 때 문을 열었다가 닫았다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펄스 방류를 해 왔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지난해 신곡수중보에서 발생한 녹조를 막지는 못했다. 뒤늦게 내놓은 펄스 방류가 생뚱맞게 들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잠실수중보는 어떨까. 한강의 수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보인 만큼 상식적으로는 가능해 보이지만, 실무자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한강 수위가 내려갔을 때도 문을 열어서 물살을 빠르게 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어차피 물이 보를 다 넘어가는데 그럴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대책의 효용성에 대해 더욱 의심이 들게 만드는 답변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한다.  서울시가 '적'인 녹조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논하기 앞서, 서울시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수단과 방법이 뭐가 있는지 '나'부터 알아야 할 듯하다. '나'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적에게 백전백승을 기대하는 건 난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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