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형, 주조, 도금 등 중소산업계가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정책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산업용 전기요금 정책을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다.

이들 기업계는 지난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한 산업용 전기에 대한 토요일 경부하요금(전력 수요가 많지 않은 시간대의 요금) 적용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전기는 누구나 당연히 소비할 권리가 있는 공공재인 반면 수많은 공정이 필요한 값비싼 에너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산업계는 그동안 전기요금이 너무 싸다보니 전기의 열로 철을 녹이거나 물을 끓여 소금을 생산하는 등 열소비로 절반 이상을 소비해 왔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1차 에너지인 가스나 석유보다 턱없이 싼 전기요금 탓에 벌어지고 있는 촌극이다.

열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보다 전기로 열을 발생시켜 생산을 하는 열소비가 더 싸게 먹히다 보니 어찌 보면 산업계의 당연한 선택이다.

말 그대로 ‘전기 잔치’를 벌이고 있는 산업계의 무분별한 전기사용을 국민들의 세금으로 언제까지 충당해야 하는 걸까?

100% 정부의 잘못이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전기요금 체계로 한국전력공사는 그동안 수조원의 적자를 국민세금으로 메꿔왔다.

산업계는 전기요금을 인상하면 모두 망한다고 으름장을 놓지만 그동안 제한송전 등 응급상황의 단전까지 감수하며 세금까지 바쳐온 국민들 앞에 송구한 마음을 먼저 가져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전기를 열소비로 유독 많이 사용하고 있는 일부 업계의 앓는 소리들을 과감하게 떨쳐내야 할 때다.

원가 이하인 산업용 요금을 정상화 하는 대신 산업계 스스로 전기와 열을 같이 공급할 수 있는 열병합 발전소를 산업단지에 배치하거나 상용자가발전을 도입하는 등의 전기사용 효율도를 높여야 한다.

이제 기업들은 적자경영의 과오를 정부의 안일한 전기요금 정책에 의지하거나 국민들의 눈 먼 호주머니에 호소하는 일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binia96@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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