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수출액 급성장, 글로벌 순위권 진입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글로벌 수요 급증
글로벌 순위 급상승··· 일본 제치고 아시아 1위
수주잔고 100조원 시대··· 3~5년치 물량 확보

한국 방위산업이 사상 첫 수출액 1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방산 수출액이 9조5000억원(95억달러)에 달하며, 지난 2020년 4조3000억원 대비 22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오는 2027년 세계 4대 방산 강국 실현이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3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대형 계약 체결을 통해 연말 수출액이 1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폴란드와의 K-2 전차 2차 계약(8조원)과 사우디아라비아 추가 계약(4조5000억원) 등이 성사될 경우 목표 달성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3년 세계 100대 방산기업 순위에 한국 기업 4곳이 진입했다. 한화그룹은 전년 42위에서 24위로 18계단 상승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56위, LIG넥스원은 76위, 현대로템은 87위에 각각 기록됐다.
한국 방산 4개사의 합산 매출 110억달러(약 15조2000억원)가 일본 5개사 매출 100억 달러를 추월했다는 사실이다. 이로써 한국의 글로벌 방산 시장 점유율은 1.7%에서 2.2%로 확대됐으며, 독일(2.5%)과의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한국 주요 방산업체들의 2023년 성장률은 39%를 기록해 러시아(40%) 다음으로 세계 2위의 성장세를 보였다.
수주잔고 95조원 확보, 안정적 성장 기반 구축
방산 주요 4개사는 올해 1분기 기준 94조9000억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해 향후 3~5년치 생산물량을 보유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수출로 31조4000억원(해외비중 65%)을 기록했으며, KAI는 FA-50 경공격기와 차세대 전투기 KF-21 수출 계약으로 24조7000억원의 수주잔고를 쌓았다.
LIG넥스원은 천궁-II 미사일 시스템으로 22조8000억원, 현대로템은 K-2 전차로 18조8000억원을 각각 확보했다. 특히 현대로템의 경우 폴란드와의 820대 규모 K-2 전차 2차 계약(약 8조원)이 임박해 추가 성장이 예상된다.
방산 수출 구조가 기존 육상 장비 중심에서 해양·항공 분야로 확장되며 종합 방산국가로 진화하고 있다. K-9 자주포는 9개국에 1800여 문이 수출되며 세계 시장 점유율 69%를 차지했고, FA-50 경공격기는 필리핀·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 60대 이상 납품되는 성과를 거뒀다.
해양 분야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미 해군 함정 정비 계약을 체결해 5년간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지·보수·운영(MRO) 시장에 진출했다.

지정학적 변화가 만든 기회·도전 과제··· 전문 인력 양성 시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갈등 심화로 인해 2024년 중동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이 GDP 대비 5.3~8.9%까지 증가하며 한국 무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천궁-II 10개 포대(4.3조원)를 도입했으며, 이라크는 3조7000억원 규모 지대공 미사일 계약을 체결했다.
유럽에서는 폴란드가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72문 등 25조원 상당의 물량을 발주하며 동유럽 시장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는 러시아 위협에 대응한 NATO 회원국들의 전력 증강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정부는 2027년까지 방산 연구개발(R&D) 예산을 국방비의 10%로 확대하고 8대 핵심 기술(인공지능, 극초음속, 양자기술 등)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KAI는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개발에 3069억원을 투입했으며, LIG넥스원은 미국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통해 무인 정찰장비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현지에 K-9 자주포 조립라인을 구축해 유럽 내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이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정치적 변수에 따른 수출 차질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접근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국내 방산업체의 부품 국산화율은 평균 65% 수준으로, 주요 소재 40개 품목 중 12개 품목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방위산업전략서 발표(2024)와 EU의 역내 조달 비중 확대(2035년 60% 목표)에 따라 글로벌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프랑스의 넥스터가 폴란드 시장에서 K-2 전차와 경쟁하며 가격 인하 압력을 가하는 등 기존 강국들의 견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독일의 라인메탈 등도 아시아·중동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2025년 61.6조원 규모의 국방예산을 편성하며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 KAMD, 대량응징보복) 구축에 7.9조원을 투자한다. 수출 지원 예산은 2.9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1200억원 규모 방산벤처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 기술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세계 4위 도약 위한 전략 과제
K방산의 세계 4위 도약을 위해서는 미국 공급안보약정(SOSA) 활용을 통한 첨단 부품 확보, EU 국가들과의 공동개발 프로젝트 확대, 중동·동남아 시장에 맞춘 MRO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정치적 변수에 따른 수출 차질을 방지하기 위해 양자협정 체결 확대(현재 36개국)와 함께 국방외교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8조원), 사우디 추가 계약(4.5조원) 등을 통해 연간 수출액 12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이는 한국이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세계 4위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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