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탄소중립·재생에너지·수소기술 등 접목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진화 중"··· 새 패러다임 제시

국내 방산기업들이 미래 핵심전략을 친환경 기술과 지속가능성으로 전환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수소기술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K방산의 혁신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방산은 그 특성상 환경오염과 탄소 배출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ESG 경영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으며, 방산기업들도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의 공급망 실사법과 같은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기술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한때 ‘죄악산업’으로 분류되던 방산이 친환경 기술과 ESG 경영 도입을 통해 방산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은 국내 방산기업은 친환경 기술을 무기체계와 방산 전반에 접목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이들 기업은 단순히 무기를 제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술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로템 ‘수소연료전지 기술’ 기반 차세대 무기체계 개발
친환경 혁신의 선두주자인 현대로템은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무기체계를 개발했다. 대표적으로 하이브리드 디젤-전기 동력장치를 탑재한 차기 전차 ‘K3’가 있다. 기존 디젤 엔진 대비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고, 항속거리를 늘린 이 전차는 전장에서의 효율성과 환경적 책임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현대로템은 수소 기반 무인 플랫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주행 및 원격제어가 가능한 ‘디펜스 드론’은 적 드론 공습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방어 시스템으로, 친환경성과 첨단 기술력을 결합한 대표 사례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솔루션과 친환경 무기체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로템은 국내 핵심 생산거점인 창원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도입하며 전 사업장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본격화했다.
현대로템은 재생에너지 관련 시장과 정책,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생에너지 도입을 가속화해 2040년까지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의 시작점인 셈이다.
이번에 구축된 태양광 발전 설비는 현대로템 사업장 내 처음으로 도입된 재생에너지원으로, 연간 약 115메가와트시(MWh)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는 42kWh 배터리 용량을 지닌 소형 전기차를 2700회 이상 완충할 수 있는 용량이다. 창원공장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는 기존에 공장에서 사용되던 전력의 일부를 대체하게 된다.
현대로템은 이번 태양광 발전 설비 구축을 시작으로 미국 철도 전장품 생산공장인 '현대로템 스마트 일렉트릭 아메리카'에도 태양광 발전 설비를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 영역에 친환경 모빌리티 기술·제품 개발 주력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친환경 기술 개발을 위해 항공·해양·지상·우주 전 영역에 걸친 친환경 모빌리티 기술과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해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시스템과 수소·암모니아 기반 무탄소 동력시스템 개발에 집중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과의 협력을 통해 친환경 방산 기술 개발에서 중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23년 8월, 두 회사의 협력으로 대형 선박에 적용 가능한 MWh급 리튬 이온 전지 기반의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선급 협회 DNV로부터 수소연료전지의 개념승인(AIP) 인증을 획득하며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확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친환경 ESS 기반 도심항공모빌리티(UAM)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방산을 넘어선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중장기적으로 11조원 이상의 선제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친환경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화그룹은 방산에서의 윤리적 책임과 친환경 경영을 동시에 추구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쌓고 있다. 2020년 비인도적 무기로 논란이 됐던 집속탄 사업을 매각하며 ESG 경영에 대한 의지를 명확히 한 한화는 이후 다양한 친환경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강화해 왔다.
특히 한화오션은 해양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공기윤활시스템(ALS)을 통해 선박의 수중방사소음을 줄이고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은 해양 생태계 보호와 경제적 이점을 동시에 제공한다. 또한 수소 연료전지를 활용한 무인 잠수정 개발 프로젝트는 해양 방위 시스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LIG넥스원·KAI, ESG 경영 내재화 강화 전략
LIG넥스원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ESG 경영 내재화를 통해 국내 방위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사외이사 중심의 ESG 위원회를 설립해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글로벌 ESG 평가에서 업계 최고 수준인 ‘AA 등급’을 획득했다.
LIG넥스원은 에너지 사용 절감에 초점을 맞춘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목표를 수립해 각 사업장에 전파하고 있으며, 안전환경부서 주관으로 매년 이행 실적을 관리하고 있다.
자원순환 분야에서는 2050년까지 폐기물 재활용률을 99%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폐기물 배출 최소화 및 재활용 최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 생산 공정 개선을 통한 화학물질 사용 감소, 제품 포장 박스 및 충전재 재이용 확대, 폐유기용제·폐유 등 지정폐기물의 소각 처리에서 재활용으로의 전환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LIG넥스원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기준 대비 전사 46%(2만3181t), 사업장 84%(1만2580t) 수준으로, 의무감축 사업장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KAI는 윤리경영과 준법경영 강화를 통해 ESG 경영의 모범 사례로 자리 잡았다. 특히 ISO37001(부패방지경영시스템)과 ISO37301(규범준수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투명성과 신뢰도를 확보했다.
KAI는 친환경 전략 중 하나인 신재생 에너지 활용에 적극적이다. 본사와 산청 사업장에 3만평 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900만 KWh 이상의 전기를 생산했다. 2024년까지 본사 8개동 1만5000평 규모에 태양광 패널을 추가 설치해 680만 KWh의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자가사용 전환율을 높이고 친환경·탈탄소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또한 사업장 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등 교체 사업, 질소산화물 저감 공사, 대기방지시설 개선공사 등을 실시해 온실가스 및 대기오염 물질 감축을 위한 시설 개선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 외에도 KAI는 다양한 환경 중점과제를 수립해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자가측정 대상과 측정항목을 확대 실시하고, 저녹스버너(LNB) 설치 및 시설 개선 등을 통해 환경법규에 부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방산은 이제 단순히 ‘무기를 만드는 산업’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업의 성공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글로벌 방위산업 리더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美中 간 무역 전쟁에 희소금속 품귀··· 배터리·반도체·방산 '흔들'
- 한화에어로의 미래는 “친환경 에너지& 모빌리티 ”··· 비전 발표
- ‘K-방산 진출·우크라 재건 기지’ 폴란드에 우리은행 지점 개설
- 트럼프 행정부 출범 2달··· 韓 경제에 던진 ‘양날의 칼’
- K방산, 국제 정세 불안에 역대급 실적··· "분쟁이 한국에 기회로"
- 한화에어로, 루마니아와 산학협력 강화··· “유럽 현지화 본격화”
- 박선원 의원, 강구영 KAI 사장 고발··· “명예훼손·배임 등 중대한 범죄”
- 배터리 잠수함 상용화 눈앞··· 한화 vs HD현대重 치열한 선점 경쟁
- 진격의 K방산··· ‘빅4’, 1분기 영업익 3배 급증
- K방산, AI 기술 해외 의존도 심각··· 경쟁력 약화 우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친환경 기술 투자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
- 한화 방산 3사, ‘기회의 땅’ 중남미 시장 개척 본격화
- KAI·쉴드 AI, KF-21 수출 차질에 “사실과 다르다”
- K방산, 세계 4대 강국 현실화··· 수출 10조원 돌파 임박
- 현대로템, 북미 첫 트램 진출··· 캐나다 에드먼턴 현지 도착
- 현대로템, K2 대박에도 구조적 난제 해결 시급
- 9조원 규모 방산 수출 청신호··· 현대로템. ‘K2PL’ 첫선
- LIG넥스원-에어버스DS, 글로벌 통합방공 시장 공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