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힘받은 SK그룹, 사상 최대 수출 전망··· SK하이닉스 비중 65%
HBM으로 국가 전체 수출 지표↑··· 법인세·시총 증가로 경제 기여

SK그룹의 올해 수출액이 SK하이닉스의 기록적인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120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 메모리 수출이 그룹의 실적을 끌어올리며 국가 수출 확대에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SK그룹, 반도체 ‘수출 엔진’ 달고 첫 120조원대 전망
SK그룹이 올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SK는 25일 올해 3분기까지 수출액이 8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 흐름이 4분기까지 이어질 경우 연간 수출액은 120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연간 실적(102조5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이러한 성장세의 중심에는 단연 SK하이닉스가 있다. 하이닉스는 HBM을 비롯한 고부가 메모리반도체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그룹 수출의 절대축’으로 자리 잡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그룹 전체 수출의 54%를 차지했는데, 올해는 3분기까지 그 비중이 65%까지 올라갔다. 수치만 보면 SK하이닉스 혼자 지난해 연간 수출 규모(55조2000억원)를 이미 넘어선 셈이다.
◇ SK하이닉스, 국가 수출 지표에서도 효자노릇 톡톡
이러한 SK하이닉스의 실적은 국가 차원의 수출 지표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올해 3분기 한국 전체 수출액은 1850억 달러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466억 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HBM과 고부가 메모리가 전체 수출 회복세를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 증가세는 기업 실적과 국가경제 기여로도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까지 낸 법인세는 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40억원보다 약 45배 늘었다.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도 상승해 시가총액은 24일 기준 379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기업 2위 규모로, 그룹 전체 가치 역시 크게 높아졌다.
이러한 실적에 대해 업계에서는 SK그룹의 체질 개선이 성과로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여 년간 추진해온 사업·재무·지배구조 개편 전략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 회장은 지난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를 계기로 에너지·통신 중심 구조에 반도체·AI·바이오 등을 더하며 미래산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이것이 ‘승부수’가 됐다는 평가다.
한계 사업을 정리하고 적자 기업을 턴어라운드한 전략도 그룹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특히 글로벌 AI 경쟁이 본격화되며 HBM 수요가 급증한 것이 하이닉스의 실적 개선과 그룹 전체 수출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었다.
SK는 향후에도 미래 산업 중심의 투자와 고용 확대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 진두지휘 아래 AI,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등 성장 산업에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2028년까지 국내에 128조원을 투자하고 연간 8000명 이상 신규 채용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