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SEDEX 2025서 6세대 HBM 실물 최초 공개… 관람객 관심 집중
HBM 리더십 수성 나선 SK 하이닉스 vs HBM4로 역전 노리는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실물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내년 HBM 시장의 주류로 부상할 HBM4를 두고 국내 반도체 투톱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양 사는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SEDEX 2025'(제27회 반도체대전)에서 HBM4 실물을 비롯해 기업형 SSD, 저전력 D램 LPDDR, 그래픽 D램 GDDR7 등 AI 메모리 주력 제품들을 전시했다. 또한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 컴퓨터 익스프레스 링크(CXL) 메모리 모듈 'CMM-D' 등 차세대 AI 메모리 솔루션도 함께 선보였다.
특히 양사 전시 부스에는 국내 최초 실물이 공개된 HBM4를 직접 보려는 관람객들이 몰려들며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 삼성전자 "1c 공정으로 기술 격차 뛰어넘는다"

현재 HBM 시장은 5세대 HBM3E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내년부터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Rubin)'에 HBM4를 탑재하기로 하면서 시장 대세가 바뀔 것이 전망된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보낸 상태로, 최종 품질 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HBM부터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까지 이어지는 '토털 솔루션' 업체로서의 강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HBM4에서는 경쟁사들보다 한 세대 앞선 6세대 D램인 1c 공정을 적용한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삼성전자의 HBM4는 12단 구조로 핀당 13Gbps 이상의 전송속도를 구현하며, 최대 초당 3.25TB의 데이터 처리 성능을 목표로 한다. 베이스 다이 단계에 메모리 컨트롤러 같은 시스템반도체 기술을 통합해 고객별 요구에 맞는 최적화된 '커스터마이즈드 HBM' 시대를 연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2㎚ 공정이 적용된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 2600'과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도 소개했다. 최근 오픈AI와 차세대 AI 가속기 개발을 위한 협력의향서를 체결하고,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칩 AI6칩 수주에 성공한 점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HBM3E 시기 엔비디아의 품질 인증 속도에서 뒤처졌던 점을 교훈 삼아, 이번 HBM4에서는 품질관리 체계와 인증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대한 HBM3E 12단 제품 납품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고, HBM4 역시 공급 절차를 순조롭게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 부스에서 만난 삼성전자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HBM3E 퀄테스트가 통과되더라도 HBM3E의 점유율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결국 향후 HBM 경쟁력은 HBM4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며, 삼성전자는 차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HBM4의 양산은 결국 고객사의 요청과 함께 병행될 것으로, 고객사들의 AI 가속기 루빈 양산이 목표 일정대로 진행되는가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SK하이닉스 "선두 지위 지킨다…10월 양산 목표"

HBM3E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한 SK하이닉스는 HBM4까지 장악하겠다는 복안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HBM 시장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SK하이닉스 62%, 마이크론 21%, 삼성전자 17%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1b D램 공정과 MR-MUF 패키징 공정을 유지하면서 높은 생산 수율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2025년 상반기부터 HBM4 샘플 공급을 시작했으며, 10월 양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보다 약 6개월 이상 빠른 일정으로, 시장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행보다.
특히 SK하이닉스의 HBM4는 TSMC와 협업한 하이브리드 구조가 특징이다. TSMC가 베이스 다이(로직 컨트롤러)를, SK하이닉스가 D램을 제작해 적층함으로써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의 결합 성능을 강화했다. TSMC의 고급 로직 공정을 활용해 엔비디아의 품질 기준을 신속히 충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Ehgks SK하이닉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HBM4뿐 아니라 고용량 DDR5,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고성능 기업용 eSSD까지 아우르는 'AI 메모리 풀스택' 공급자로서의 비전을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핵심 메모리 포트폴리오 전반을 공급하며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의 앞선 기술과 AI 가속기 및 AI 데이터센터 등 고객사의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역량으로 고객 수요에 맞는 AI 풀스택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처럼 HBM3와 HB3E 시장을 독식했던 SK하이닉스의 수성 전략과 HBM4에서 판을 뒤집으려는 삼성전자의 공성 전략이 맞붙으면서,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오픈AI, ‘脫엔비디아’ 행보… AI 가속기 판도 흔든다
- 삼성전자의 부활… 역대 최대 분기 매출로 영업익 12조원 돌파
- '슈퍼사이클' 올라탄 반도체… 삼성전자 시총 550조·하이닉스 300조 돌파
- SK하이닉스, 2분기 D램 점유율 1위 … 삼성전자와 격차 벌려
-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첫 1위 … 삼성 "HBM4로 반격 채비"
- SK하이닉스, HBM 타고 또 날았다··· 2분기 영업익 9.2조원 '역대 최대'
- 삼성전자, 2분기 '어닝 쇼크'… "반도체 부진이 주요 원인"
- 삼성, HBM 반전 신호탄…AMD·브로드컴 러브콜 속 엔비디아 고지 앞둬
-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익 11조 돌파··· HBM4로 내년도 ‘질주 예고’
-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12.2조··· ‘HBM·폴더블’ 쌍끌이로 역대 최대 매출
- 삼성전자, 창립 56주년··· “AI 혁신 주도하며 근원적 경쟁력 되찾자"
- AI 투자 부담에 빅테크株 ‘흔들’··· 국내 증시도 ‘수익화 능력’ 주목
- ‘100만닉스’ 가 보인다… SK하이닉스, 어디까지 오를까
- TSMC 뚫은 씨엠티엑스, “상장 자금으로 생산 5배 확대”
- SK하이닉스, 15개 제품 '탄소저감' 인증…반도체 친환경 경쟁 본격화
- SK그룹, 올해 첫 ‘수출 120조원 시대’··· SK하이닉스가 견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