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삼성SDI··· 3분기 해군 최종 테스트 예정
HD현대중공업,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 전원공급체계 구축··· 잠항 1.5배·최대속력 3배↑

한국의 방위산업계가 전기 잠수함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기존 디젤 엔진을 장착한 재래식 잠수함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 전동 추진 시스템으로의 대전환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배터리 잠수함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한화오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현대중공업 등이 상용화에 성공하면,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 리튬전지 체계 개발·한화오션, 장보고-III 배치-II 건조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SDI 등이 공동 개발한 잠수함용 배터리는 올해 3분기 해군의 최종 테스트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해군 테스트에서 특별한 하자가 발견되지 않으면 이르면 연말부터 잠수함용 이차전지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와 삼성SDI 측은 오랜 기간 잠수함·잠수정용 배터리 연구개발을 해왔으며, 자체 테스트로는 즉각적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무기체계 제조 개발 지원사업의 수출 잠수함용 리튬전지 체계 개발 사업자로 선정돼 리튬이온 배터리 셀 생산라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596억원 규모의 배터리셀 제조 공장 및 설비 투자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 건조를 담당하고 있다. 이 잠수함은 오는 2027년 해군 측에 인도될 예정이며, 리튬이온 배터리와 AIP(외부 공기 흡입 없이 수중에서 전기를 발생시켜 추진하는 시스템)가 탑재된다.
배터리 잠수함의 가장 큰 장점은 잠항 시간 증가와 소음 감소다. 기존 잠수함은 디젤 엔진을 돌려 배터리를 충전한 뒤, 충전된 전력으로 추진 모터를 가동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면 기존 납축전지보다 용량이 커서 잠항 시간이 3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이동 중이나 정차 중 소음이 거의 나지 않아 적의 음파 탐지기를 피할 수 있는 군사적 장점도 있다.
배터리 잠수함은 연료비 절약에도 도움이 된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수면 위·아래에서 모두 사용하며, 잠수함은 에너지저장장치(ESS)도 갖춰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동안 삼성SDI는 한화그룹과 함께 잠수함·잠수정용 배터리 연구개발을 해왔다. 삼성SDI의 강점은 고품질 배터리 셀 제조 기술력이며, 이를 통해 잠수함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아이티엠반도체의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기술도 한몫하고 있다. 아이티엠반도체는 BMS 분야에 특화된 기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손잡고 수출 목적의 잠수함용 셀 트레이(용기)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BMS는 사전에 전압·전류 등을 조절해 배터리 폭발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체계다. 잠수함이나 자동차 등에 리튬전지가 들어가려면 폭발 방지를 위해 필수적으로 적용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배터리 잠수함 개발이 완료되면 한국은 일본에 이어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 잠수함을 운용하는 두 번째 국가가 된다”며 “한화그룹, 아이티엠반도체, 삼성SDI 등 주요 참여 기업들의 협력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 잠수함 기술 개발
HD현대중공업 역시 잠수함 기술 고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기존 납축전지 대비 성능이 크게 향상된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 전원공급체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잠수함의 잠항 지속시간과 수중 최대속력 지속시간을 각각 1.5배, 3배 이상 향상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폴리머 전지를 이용해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잠수함용 전원공급체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기존에 잠수함에 주로 사용되던 납축 축전지보다 에너지 저장량이 우수하고 경량화가 가능해 공간이 협소한 잠수함에 적용할 경우 장점이 극대화된다.
특히 젤 타입의 고분자가 양극과 음극 사이의 분리막을 구성해 전해질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일반 상용 리튬이온 전지와 비교해서도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잠수함에 적용한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은 독일 산업인증협회(TUV)로부터 국제 안정성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잠수함의 전력공급체계를 육상에 그대로 옮겨 구현한 육상통합시험환경(LBTS)에서 실제 장비와 동일한 조건으로 사전 운용시험을 진행했다. 이후 실제 잠수함에 탑재해 운용하면서 시운전 기간 포함 약 8년간 성능 및 안정성, 신뢰성을 지속해서 검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한 잠수함 기술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입증했다”며 “향후 국내외 잠수함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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