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60조원 잠수함 프로젝트 최종 후보 진출
‘토털 솔루션’ 승부수··· 건조 기간 3년 단축·현지화 전략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세계 방위산업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100년 넘게 유럽이 독점해 온 글로벌 잠수함 시장에 아시아 기업이 도전장을 내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화오션이 단순한 ‘도전자’가 아닌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오션은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에서 프랑스, 독일, 스페인, 스웨덴 등 유럽 방산업계의 거대한 벽을 뚫고 최종 2파전에 진출했다고 26일 밝혔다. 

한화오션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숏리스트 선정은 단순한 수주 경쟁 참여를 넘어선다. 프랑스 나발 그룹, 스페인 나반티아, 스웨덴 사브 등 유럽 방산업계의 거대한 벽을 뚫고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와의 2파전 구도를 만들어낸 것은 한국 해양방산업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화오션이 제안한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의 기술적 우위다.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통한 3주 이상의 수중 작전 능력, 최대 7000해리 운항 거리는 현존 디젤 추진 잠수함 중 최강의 성능을 자랑한다. 이는 태평양과 대서양, 북극해를 아우르는 캐나다의 광대한 해양 영토에 최적화된 솔루션이다.

기술력 넘어선 ‘토털 솔루션’ 역량 ··· 건조 기간 3년 단축도

한화오션의 진짜 강점은 단순한 제품 공급을 넘어선 토털 솔루션 제공 능력에 있다. 일반적으로 9년이 소요되는 잠수함 건조 기간을 6년으로 단축하겠다는 약속, 현지 운용·유지정비(ISS) 센터 설립 계획은 고객 맞춤형 서비스의 전형을 보여준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능력이다. 영국 밥콕 그룹과의 협력, 캐나다 주요 방산업체인 CAE, BlackBerry, L3 Harris MAPPS와의 MOU 체결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현지화 전략의 성과다. 단순한 수출업체가 아닌 글로벌 방산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CPSP 숏리스트 진입 효과로 확산되는 글로벌 영향력

CPSP 숏리스트 진입의 파급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같은 나토(NATO) 회원국인 폴란드가 추진 중인 8조원 규모의 ‘오르카 프로젝트’, 중동 지역의 잠수함 도입 계획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캐나다라는 선진국 시장에서의 인정은 곧 글로벌 신뢰도의 증명이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의 이번 성과는 한국이 방산 수출국 순위 9위(2023년 기준)에서 더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전기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해양방산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5위권 조선 강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경쟁력을 구축했다.

60조원 규모의 CPSP 사업은 단일 수주 건으로는 한국 방산업 사상 최대 규모다. 만약 최종 낙찰에 성공한다면 한화오션은 록히드마틴, BAE시스템즈, 레이시온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톱티어 방산업체로 인정받게 된다.

정승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해외사업단장(부사장)은 “한화오션은 국방부·방위사업청·해군은 물론 국회의 전폭적 지원 속에 ‘원팀’으로 CPSP 사업 수주에 매진해왔다”며 “이번 숏리스트 선정은 그 결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CPSP는 한·캐나다 양국의 경제·산업은 물론 해군 협력까지 격상시킬 사업인 만큼, 정부와 국회와 함께 반드시 최종 수주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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