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가 곧 경쟁력”··· 현대로템, 동반성장 드라이브

현대로템이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동력으로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협력업체 발주 규모를 확대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14~15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에서 ‘2025 현대로템 파트너스 데이(Partners Day)’를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2005년부터 이어온 이 행사에는 이용배 사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과 디펜스솔루션·레일솔루션·에코플랜트 등 전 사업부문 협력업체 100개사가 참석했다.

발주 규모 2배 증가··· ‘선순환 구조’ 정착

현대로템의 협력업체 동반성장 전략은 구체적인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올해 3분기말 기준 협력업체 발주 규모는 4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5년 전인 2020년말 2조 1000억원과 비교해 정확히 2배 증가한 수치다. 4분기 발주액까지 포함하면 증가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발주 확대는 현대로템의 수주 성과와 직결된다. 현대로템은 올해 3분기 기준 수주잔고 29조6000억원을 달성했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은 “현대로템의 성과는 곧 협력업체의 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높은 국산화율이다. 현대로템의 주력 제품인 K2 전차와 KTX는 국내 생산 부품 비율이 약 90%에 달한다. 이는 안정적 공급망 구축은 물론 국내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폴란드 K2 전차 사업과 2세대 KTX-이음 공급 계약 등에서 빠른 납기와 우수한 생산 역량을 인정받은 것도 이러한 협력 체계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금융·기술·ESG 지원으로 경쟁력 강화

현대로템은 다각도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업체의 자생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동반성장펀드를 통한 자금 지원 규모를 지속 확대하고, 신용보증기금과 연계한 공동프로젝트 보증 지원사업을 운영 중이다. 공정거래 자율준수 활동과 컴플라이언스 교육, 공정거래 캠페인 강화 등으로 투명한 거래환경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기술 역량 강화 지원도 눈에 띈다. 지난해 총 5930명의 협력업체 직원이 현대로템 기술교육원에서 교육을 받았다. 이는 중소 협력업체의 기술 수준을 끌어올려 전체 공급망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올해 행사에서는 용접 자동화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을 극대화한 협력업체의 우수 사례도 공유됐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교육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2023년부터 주거래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ESG 경영의 필요성과 글로벌 공급망 ESG 평가 방향 등을 교육하며, 강화되는 글로벌 규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AI·수소 등 미래 산업 함께 개척

현대로템이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에 더욱 공을 들이는 것은 미래 산업 변화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AI를 중심으로 한 산업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지속가능하고 탄력적인 공급망 체계를 구축해 협력업체와 함께 미래 사업의 성공을 위해 동행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행사에서는 인공지능(AI)과 기술보안에 대한 강연을 제공해 방산과 모빌리티 분야의 미래 변화를 조망했다. 현대로템은 향후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를 활용한 지상무기체계와 철도 모빌리티, 인프라 사업은 물론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협력업체와 함께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협력업체와 동반 추진한다. 미국, 대만 등 글로벌 철도 시장과 스마트 물류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며 국내 협력업체와의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 사장은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고객 기대치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며 “협력업체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이어가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