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HD현대중공업 ‘철강+조선’ 융합··· 무인화 경쟁 본격화
한화 방산 3사, 미래형 군 글로벌 토털 방산 솔루션 제시
LIG넥스원, 미래 무인수상정 ‘해검-X’ 최초 공개
KAI, 해군 미래전투체계 개발능력 선보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MADEX 한화오션 부스를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MADEX 한화오션 부스를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국내 방산업계가 소재·조선·무인화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해양방산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28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4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에서 포스코와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주요 방산업체들은 기존 경계를 허문 협력 모델과 혁신 기술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번 MADEX 2025에는 14개국 200개 업체가 참여하고 30여개국 해군대표단 100여 명이 방문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국제적으로 K방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센터. /사진=포스코홀딩스 

철강과 조선의 만남, 함정 생존성 ‘게임체인저’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의 핵심은 포스코와 HD현대중공업이 체결한 고망간강 개발 업무협약이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망간강을 액화천연가스(LNG)연료탱크를 넘어 함정 선체에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고망간강의 핵심 경쟁력은 ‘비자성’ 특성이다. 기존 선급강과 달리 자성을 제거하는 별도 탈자 작업이 불필요해 기뢰나 해상 폭발물에 대한 함정 생존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영하 196도 극저온에서도 성능을 유지하고, 일반 선급강 대비 강도가 10% 높아 외부 충격에 강하면서도 선체 경량화가 가능하다.

양사는 기뢰부설함, 소해함, 무인수상정 등 차세대 함정에 이 기술을 적용해 함정 건조 패러다임을 바꿀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K철강 기술이 단순 소재 공급을 넘어 방산 분야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의 고망간강처럼 핵심 소재 기술이 방산 분야로 확장되면서 K철강과 K방산의 시너지 효과가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업계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K방산이 글로벌 해양방산 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MADEX 현장을 찾아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AI 기반의 무인화 및 자동화, 전동화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해양 방위를 넘어 글로벌 해양 안보를 뒷받침하는 최고의 함정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이 MADEX 2025서 '전투용 무인 수상정'를 최초 공개했다. /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MADEX 2025서 '전투용 무인 수상정'를 최초 공개했다. /사진=한화시스템

한화, 방산 3사 통합으로 '해양 무인화' 선점

한화그룹은 방산 계열 3사(한화오션·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첫 통합 전시관(468㎡)을 통해 해양 통합솔루션을 선보였다. 핵심은 무인화 기술이다.

한화시스템이 최초 공개한 ‘전투용 무인수상정’(길이 3.5m)은 자폭형 군집 드론과 무장을 탑재해 고도화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국내 유일의 군집 운용, 파랑 회피 자율운항, 저궤도 위성 기반 유·무인복합운용 기술이 통합됐다.

한화오션은 무인함정 10종을 포함해 총 17종의 미래형 함정을 공개했다. 특히 3600t급 잠수함은 세계 최초로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동시 탑재해 현존 디젤 잠수함 중 최고의 잠항지속 능력을 자랑한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이날 리셉션에 참석해 “한화는 국가단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글로벌 사업환경에서 사업보국(事業報國) 창업정신을 깊이 되새기고 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국격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LIG넥스원이 MADEX 현장에서 미래 무인수상정의 기준이 될 콘셉트 모델 '해검-X'를 공개했다. /사진=LIG넥스원

LIG넥스원·HD현대중공업,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

LIG넥스원은 최대 규모(280㎡) 전시관에서 HD현대중공업과 함께 차세대 스텔스 함정을 선보였다. 핵심은 해군의 '유무인 복합체계(Navy Sea GHOST)' 구축이다.

미래 무인수상정 콘셉트 모델 ‘해검-X’는 스텔스형 외형에 다기능 레이더를 탑재해 피탐지성을 최소화했다. 20mm 원격무장체계,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경어뢰 '청상어' 등 검증된 무장으로 강력한 화력을 구현했다.

HD현대중공업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6500t급 호위함과 ‘인공지능(AI) 기반 무인 전력 통제함’을 공개해 수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MADEX KAI 부스를 방문한 국내외 대표단. /사진=KAI

KAI, 해군 항공전력 강화 동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상륙공격헬기, 소해헬기 등 K헬기와 무인 전투기(UCAV), 차세대 무인기를 통해 해군 미래전투체계 개발 능력을 입증했다. HD현대중공업, LIG넥스원과 MOU를 체결해 ‘다목적 무인전력 모함’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구축했다.

또한 KAI는 M&S 분야 고속상륙정 개발 및 CAMS(Control and Alarm Monitoring System) 국산화를 위해 ‘산’ 엔지니어링과 MOU 체결을 진행하고 고속상륙정 시뮬레이터 및 부품 국산화를 추진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한다. 

강구영 KAI 사장은 “앞으로 전장에서는 해군의 전략적 역할이 강화되면서 항공전력의 중요성이 더욱 주목될 것”이라며 “KAI도 해군 미래전투체계에 발맞추어 중요한 전력이 될 항공기 개발에 힘쓰며 K방산 수출을 위해 국내 기업들과도 전략적 협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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