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필리핀에 FA-50 추가 12대 수출··· 총 24대 규모로 확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필리핀 국방부와 FA-50 경공격기 12대의 추가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동남아 방산시장에서 K방산의 영향력을 한층 강화했다.

KAI는 지난 3일 필리핀 국방부와 FA-50 경공격기 추가 12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로써 KAI는 필리핀에 총 24대의 FA-50을 수출하게 됐다.

이번 계약 규모는 항공기와 후속군수지원을 포함해 약 7억달러(9753억원)에 달한다. KAI는 오는 2030년까지 12대의 항공기를 순차 납품할 예정이다.

추가 도입되는 FA-50PH는 기존 모델보다 대폭 성능이 개선된다. 공중급유기능을 통한 항속거리 증대, 능동위상배열레이더(AESA) 탑재, 공대지·공대공 무장 장착 등을 통해 탐지 및 타격 능력이 크게 향상될 예정이다.

앞서 KAI는 2014년 필리핀과 FA-50PH 12대 수출 계약을 최초 체결해 2017년까지 납품을 완료한 바 있다. 필리핀 공군은 지난 7년간 FA-50PH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며 신뢰를 쌓아왔다.

특히 FA-50PH는 2017년 필리핀 민다나오 섬 마라위 전투에서 성공적인 작전을 수행하며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8월 호주에서 열린 ‘피치 백(Pitch Black) 2024’ 연합공중훈련에서는 필리핀 공군 창설 이래 처음으로 FA-50PH가 참가해 우수한 성능을 선보였다.

이번 수출은 지난해 말레이시아 18대 수출에 이은 것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FA-5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유럽, 중동, 남미 등 잠재 고객들의 도입 결정이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AI는 지난해 12월 필리핀과 수출 항공기 최초로 성능기반군수지원(PBL) 계약을 체결하며 장기적인 정비 지원 체계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항공기 가동률 향상과 운용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는 기존 수출국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KT-1 기본훈련기와 T-50 고등훈련기를 도입한 국가이자, 현재 KF-21 공동개발 파트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인도네시아 공군이 운용중인 KT-1B의 기체 수명연장 사업을 체결하며 해외 수출 기종에 대한 최초의 성능 개량 사업이라는 의미있는 성과도 거뒀다.

이 외에도 수리온 기동헬기, LAH 소형무장헬기, KF-21 차세대 전투기 등 수출 플랫폼을 다변화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강구영 KAI 사장은 “FA-50은 아시아 시장에서 입증된 기종으로, 지난 10여 년간 필리핀의 안정적인 운용 경험이 이번 추가 수출로 이어진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맞춤형 성능개량 및 후속지원을 통해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KAI의 입지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