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다, 공효진. 서른일곱의 나이가 온데간데없다. 여전히 로맨틱코미디의 신데랄라형 주인공으로 대체할 여배우가 없다.신기하다, 공효진. 동갑내기 조정석과도 열 살 어린 고경표와도 어울린다. 열 살 많은 형, 누나들과 비슷한 아우라를 풍기는 고경표의 연기를 칭찬해야 하는 걸까.이상하다, 공효진. ‘질투의 화신’이라는 드라마 무척 재미있기도 하지만 퍽이나 생뚱맞기도 한데[분명 순진함에 틀림없는 표나리(공효진 분)가 밑도 끝도 없이 이화신(조정석 분)의 가슴에 계속된 접촉을 시도한다든가 처음 본 고정원(고경표 분)에게 대놓고 하트로 가득
‘터널’ 시나리오를 보며 가슴이 먹먹하도록 울었다. 울고 나면 후련해지듯 상처가 아물고 김성훈 감독의 따스하면서도 서늘한 시선에서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영화를 처음 보던 날, 머릿속에 혼란이 일었다. 왜 이렇게 재미있지? 재난영화가 이렇게 경쾌해도 되나? 글이 배우와 영화적 장치의 옷을 입고 영상이 된 모습에 적잖은 낯설음을 느꼈다. 이내 김성훈 디자인, 하정우 실행 방식으로 탄생한 새로운 문법의 재난영화에 고개를 끄덕였다. 일반적 재난영화의 문법에 익숙한 좁은 시야와 얕은 상상력으로 읽었던 시나리오보다 한층 더 깊은 울림이 뱃속을
김성훈 감독의 말은 자로 잰 듯 정확하다. 써놓은 문장을 읽는 것처럼 논리적이고, 컴퓨터로 오타를 치면 지우고 다시 쓰듯 보다 적확한 단어와 표현으로 고쳐가며 얘기를 한다. 기자의 머릿속에 들어왔다 나간 것도 아니건만 적어도 ‘내 영화’에 대해선 평소 생각해 보지 않은 바 없는지 무엇을 물어도 흔들림이 없이 준비해 놓은 답인 것처럼 꺼내놓는다.갖은 수로 꼬드겨도 넘어오는 법이 없다. 때로 어떤 인터뷰이(interviewee·인터뷰에 응하는 사람)는 질문자의 의도나 의견에 쉽게 동의하기도 한다. 반대할 논리나 이유가 없을 때 흔히 그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가 지난 주 방송 첫 회부터 경쟁 작들을 기선제압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이미 방송 중이던 MBC ‘몬스터’, 지난 20일 함께 시작한 KBS2 ‘뷰티풀 마인드’, 둘 다 ‘닥터스’의 적수가 되지 못 하고 있다.‘닥터스’ 1,2회를 보며 다시금 ‘배우로서의 가치와 내공’을 스스로 증명하는 김래원에 대해 좀 더 드라마를 지켜본 후 글을 써야겠다, 마음먹고 있었다. 박신혜도 한층 더 물오른 연기로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국내 유수의 병원장집 아들이라는 귀공자다움과 부모를 잃은 고아 출신 양아들의 우수, 이
출처=환경TV 진행 홍종선 기자1. 수상 결과-황금종료상 켄 로치 ‘나, 다니엘 블레이크’/ 제59회 ‘보리밭에 부는 바람’에 이어 두 번째 수상, 5번째 칸 수상, 13번째 레드카펫, 80세 노익장 과시 눈길. 한국, 노년 감독들에게 기회 주고 있나- 심사위원대상= 자비에 돌란 감독 ‘단지, 세상의 끝’감독상=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 ‘바칼로레아’,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 ‘퍼스널 쇼퍼’각본상=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 ‘세일즈 맨’심사위원상= 안드리아 아놀드 감독 ‘아메리칸 허니’여우주연상= 재클린 호세 ‘마 로사’ 남우주연상= 샤
분명 극장에서 재미있게 봤다 싶은데 TV에서 마주쳤을 때 두 번 볼 영화는 아니다 싶어 단 1초도 머무르고 싶지 않은 양 채널을 홱 돌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반면 극장에서, TV에서 이미 수차례 봤음에도 다시금 채널을 멈추고 빠져드는 영화도 있다. 뻔하지 않아서, 다시 봐도 충분히 재미있어서 다른 걸 보느니 이걸 보게 되는 영화. 전자의 사례는 생각보다 많고 후차는 기대보다 드물어서 반복 관람의 미덕을 갖춘 영화를 발견하는 일이란 작지 않은 기쁨이다.사람으로 치면 ‘볼매’, 볼수록 매력 넘치고 새로운 장점이 자꾸만 보여 마음이 가
요즘 배우 하정우가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영화 ‘아가씨’의 백작 역, 3번째 주인공인데 괜찮은가요? 예상보다 비중이 작다는 얘기다. 그의 대답은 명쾌하다, “알고 시작한 건데요”. 조금 더 이어지면 “영화에 출연할 때 분량을 따지진 않아요. 로버트 드니로도 주연했다가 조연했다가 해왔잖아요. 출연 분량의 많고 적음은 있겠지만 배역의 크고 작음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조금 더 이어지면 “알게 모르게 하정우라는 이름에 무게감이 생겼어요. 그건 제게도 독이 됩니다. 여전히 쌈마이(삼류)라는 것, 시키면 뭐든지 다하는 배우라는 걸
돌림병처럼 퍼지는 연쇄살인으로 발칵 뒤집힌 마을. 살인의 원인인지 결과인지 알 수 없이 퍼지는 피부병. 동네 형사 종구(곽도원 분)는 딸 효진(김환희 분)이 시름시름 앓자 불안감에 떨다 못해 광기를 띤다. 딸을 돕겠다고 나선 박수무당 일광(황정민 분)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 무명(천우희 분), 모든 사건의 발단으로 지목되는 외지인(쿠니무라 준), 세 사람의 서로 다른 얘기 중 내 딸을 살릴 진실은 무엇인가. 누구를 믿어야할지, 어느 말이 진실인가에 대한 질문은 영화의 단골 소재지만 주로 이분법으로 대립한다. 화자가 하나 추가됐을
프랑스 칸에서는 지난 11일 개막한 제69회 칸국제영화제가 한창이다. 한국영화로는 4년 만에 경쟁부문에 초청된 ‘아가씨’는 세 번째 러브콜(‘올드 보이’ 제57회 심사위원대상, ‘박쥐’ 제62회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다양한 일정들 속에서 칸을 찾은 전 세계 언론과 영화인들을 만나고 있다.18일 오전 11시(이하 현지 시각) 뤼미에르대극장 앞 레드카펫에서 포토콜을 진행한 후 11시 30분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으며, 오후 10시 레드카펫 행사에 이어 곧바로 공식 상영회를 열었다. 19일에는
14일 밤 10시(현지 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극장에서는 4년 만에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한국영화 ‘아가씨’가 월드 프리미어(전 세계 첫 상영)로 공개됐다. 영화의 특성에 따라 상영 중간 환호와 갈채가 나오기도 하는 칸이지만, 관객들은 박찬욱 감독이 선사하는 에로틱 시대극을 숨죽인 채 지켜봤다.속고 속이는 반전의 사기극과 여성의 복수극이 배경 스토리로 깔린 ‘아가씨’ 위로 일본인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 분)와 그녀의 몸종 숙희(김태리 분)가 그려내는 친밀한 동성애와 다분히 시각적으로 연출된 파격 베드신이 오롯이 집중
프랑스 현지 시각으로 12일 밤, ‘아가씨’ 팀 전원이 칸에 입성했다.CJ EM 측은 ‘아가씨’ 팀의 칸 입국 소식과 함께 감독과 배우들의 간단한 소감을 함께 전했다.박찬욱 감독은 칸 입국 소감에 대해 "영화예술에 대한 존경심으로 가득한 관객들께 ‘아가씨’를 첫선 보이기 위해 왔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쁘고 흥분된다"고 밝혔다.배우 하정우는 “십년 전 처음 이 곳에 왔는데, 올 때마다 나 스스로가 배우가 되는 과정 속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 좋은 감독님들과 좋은 작품을 만나왔던 것 자체가 나에게 행운이다. 앞으로 또 이 곳에 오게
한국형 좀비영화 ‘부산행’(제작㈜영화사레드피터, 배급 NEW(이 월드 프리미어로 제 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됐다. 관객들은 상영 중 13번의 환호와 박수, 종영 후 7분의 기립박수로 호감을 표현했다. 특히 나의 아내 성경(정유미 분)뿐 아니라 우리까지도 목숨 걸고 지켜줄 것 같은 사내 상화(마동석 분)가 의리의 활약을 펼칠 때 박수와 환호가 더욱 뜨거워졌다.13일 오후 11시 45분(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부산행’ 미드나잇 스크리닝에는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과 배우 공유(석우 역), 정유미, 김수안
MBC 일요예능 ‘일밤-복면가왕’에 명예졸업 제도의 도입을 제안한다.결코 22~29대까지 8연승 복면가왕의 왕좌를 지키고 있는 ‘우리동네 음악대장’(이하 음악대장)에게 피로감을 느껴서가 아니다. 무려 16주 동안 주말나들이를 자제하고 일요일 오후 4시50분이면 채널을 고정시킨 이유는음악대장이 이번 주에는 또 어떤 노래를 들려줄지 궁금해서다. 4개월의 시간 속에서도 기대를 갖게 한다는 것, 그야말로 명불허전 ‘이름 그대로’ 음악대장이라 하겠다.또 제작진이 이번에는 음악대장의 대항마로, 새로운 가왕 후보로 ‘누구를 포진시켰을지’에 대한
진행 정순영 아나운서 홍종선 기자 영상=환경TV69회 칸영화제가 5월 11일부터 22일까지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립니다. 올해 개막식은 프랑스 배우 로랭 라피테의 사회로 진행되며, '매드 맥스'의 조지 밀러가 심사위원장을 맡았습니다.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 '카페 소사이어티'가 69회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습니다. 그간 베일에 싸여있던 우디 앨런의 신작이 칸영화제 개막작 선정 소식과 함께 제목도 함께 공개된 것입니다.'카페 소사이어티'는 1930년대 영화 산업에 입성하기 위해 할리우드를 찾은 한 젊은 남자가 사랑에 빠지고
영국의 시인 T. S. 엘리엇은 433행의 대작 ‘황무지’의 첫 구절을 ‘4월은 가장 잔인한 달’로 시작했다. 5부로 구성된 시의 1부 ‘죽은 자의 매장’의 서두를 잠깐 소개하면,4월은 가장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추억과 욕정을 뒤섞고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마른 뿌리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 주었다. 화장품 얘기하면서 복잡하고도 해석이 쉽지 않은 시 얘기를 왜 꺼냈는가 하면 4월을 견디고 있는, 황무지 같은 내 피부가 겪는 고충을 ‘감히’ 죽은 땅 황무지에서 싹을
사회 안착이라는 지상과제를 아직은 완수하지 못한 불안한 어른들의 고단한 일상을 덤덤해서 더 리얼한 연출로 보여줬던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로부터 15년. 임 감독이 연출자에서 제작자가 되어 우리에게 내보이는 영화 ‘글로리데이’(제작 ㈜보리픽쳐스)는 역시나 성공적으로 스무 살에 안착하지 못한 불안한 청춘들의 예기치 못해 더 기막힌 ‘무서운 하루’에 카메라를 들이댄다.부모의 부재 속에 형의 카센터에서 기술을 배우는 용비(지수 분), 서울특별시 시의원 아버지에 교회 열심히 다니는 어머니의 골칫거리 재수생 아들 지공(류준열 분)
*뷰티 제품을 중심으로 라이프 관련 제품에 대한 리뷰를 [홈쇼핑? 홍쇼핑]에 담는다. 반백년을 살아온 기자의 사용 후기, 40대 이상 여성 소비자들과 나눠 쓰고 싶은 제품에 대한 체험기다*한겨울에도 얼굴이 푸석하거나 각질이 일어 팩트 사용에 곤란을 겪은 일이 없더니. 환절기가 무섭다. 건조주의보가 발령된 내 얼굴, 세수하고 난 뒤 늑장 부릴 틈 없이 기초화장품을 투하해야 겨우 피부 당김을 모면한다.독자들은 어떤 묘책들로 건조한 봄철을 견디고 있는지 궁금한 가운데, 수차례 쇼핑의 실패와 수분대책 시도 끝에 만족감을 얻은 몇 가지 화장
시청률이 연일 치솟고 근래 2년 만에 최고의 인기드라마가 탄생하니 출연배우들이 팬 서비스에 나섰다.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얘기다.주연 배우 송중기, 송혜교, 김지원, 진구가 16일 서울 강남의 모 스튜디오에서 기자를 만났는데, 그들이 만난 건 실은 시청률 28.5%(6회분)를 올려 준 전국의 애시청자다. 시청자를 대표해 만난 만큼 기자들도 그들에게 열심히 질문했고 네 배우는 성의껏 답했다, 또 그만큼 많은 기사로 포털로 쏟아져 나왔다.현장에 간 기자들에게 전해 듣자니 인기 절정의 드라마, 선남선녀 배우들의 출동인 만큼
일명 ‘네티즌 수사대’의 적중률은 놀랍다. MBC 음악예능 ‘복면가왕’에서 8주째, 22~25대 가왕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우리동네 음악대장’(이하 음악대장)을 두고 국가스텐 하현우라고 지목 중인데, 수사대의 분석을 믿고 싶다.그렇게 믿고 싶은 이유는 국가스텐(하현우 기타‧보컬, 전규호 기타‧코러스, 이정길 드럼‧코러스, 김기범 베이스)이라는 록밴드를, 불세출의 가수 하현우를 좋아해마지 않는데 13일 방송된 복면가왕에서 음악대장이 보여 준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기에, 그가 국가스텐의 하현우이기를 바란다.평소 국가스텐이라는 밴드를 좋아
주말을 맞아 책을 한 권 사 볼까 싶어,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들에 관심을 갖고 있나 궁금해서 한 포털사이트의 ‘책 베스트셀러 일간검색어’를 찾아봤다. 4위에 놓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눈에 번쩍 뜨인다.반갑다. 이유를 생각하기에 앞서 반가움이 마음을 가득 채운다. 왜 이토록 반갑지? 1917년, 일제강점기의 암흑터널 속에서 태어나 해방을 목전에 두고 작고한, 스물여덟 해를 다 못 채우고 유명을 달리한 청년시인의 오래된 시집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닿았다’는 사실이 주는 작은 감동의 일렁임이다.정작 윤동주 자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