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같은 4월의 얼굴에 내린 봄비, 로시크 테라피 나이트골드 시트·세럼

영국의 시인 T. S. 엘리엇은 433행의 대작 ‘황무지’의 첫 구절을 ‘4월은 가장 잔인한 달’로 시작했다. 5부로 구성된 시의 1부 ‘죽은 자의 매장’의 서두를 잠깐 소개하면,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뿌리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 주었다.

 

화장품 얘기하면서 복잡하고도 해석이 쉽지 않은 시 얘기를 왜 꺼냈는가 하면 4월을 견디고 있는, 황무지 같은 내 피부가 겪는 고충을 ‘감히’ 죽은 땅 황무지에서 싹을 틔우기 위해 애썼을 라일락의 고통에 비유하고 싶어서다. 과한 비유라고 생각하지만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쩍쩍 갈라지는 피부가 괴롭기만 한 것은 적어도 내게는 심각한 문제였다.

한랭건조의 한반도 겨울날씨 때보다 건조함에 더욱 몸부림치는 4월의 얼굴에 내린 봄비를 소개 중이다. 마음은 지난번 커피클렌저 이후 곧바로 두어 가지 아이템을 소개하고자 했는데 4월 들어서며 더욱 건조해진 피부에 긴급 수혈책을 찾는 데 골몰하느라 기사에 게을렀다.

긴급 대책, 그래 그런 게 필요했다. 감기 걸렸을 때 기본은 내 면역력과 체력을 키우고 병원에서 처방한 약으로 도와 이겨내는 거라 해도, 어쩐지 ‘주사 한 대 맞으면’ 반짝 살아나는 몸을 느낄 때가 있지 않은가. 4월의 내 얼굴에 영양수액 링거가 필요했다.

아무리 저렴한 마스크 시트라 해도 매일 하면 피부의 수분감이 높아진다며 비싼 팩 찾지 말고 ‘매일 팩 하라’고 조언하는 지인들이 주변에 많다. 맞는 얘기다. 그런데 이렇게 반백년 살다 보니 수분만으로는 부족하다. 좋은 피부의 여러 조건이 있겠지만, 유분과 수분의 밸런스가 중요하다. 흔히 얼굴이 번들거리면 기름을 빼고자 노력하는데, 수분을 채워 주면 보송해진다. 나이가 드니 유분, 수분가 다 빠져나간다. 단순한 양적 균형이 아니라 둘 다 풍족한 가운데 이뤄지는 밸런스가 중요해지더라. 4월의 내 얼굴 상태를 보자면 단순 수분 보충 팩만으로는 택도 없는 상황, 더불어 충분한 영양 공급도 필수였다.

정말 여러 가지 팩을 사기도 하고 친구에게 얻기도 하며 다양하게 밤마다 붙여댔다. 1장에 1000원 미만 제품부터 2만원짜리까지. 그중에 나쁜 건 하나도 없었다. 일단 팩을 뗀 후 느끼는 수분감은 모두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지속력이 중요하다. 적어도 하루는 효과가 지속돼야하지 않나. 또 하나는 영양감. 뭔가 보약 한 재는 아니어도 한 첩 정도는 먹은 듯 원기회복이 된 느낌이 필요하다.

‘그래, 이거다’싶게 메마른 내 얼굴에 ‘링거 주사’가 되어 준 팩은 ‘로시크 테라피 나이트골드 시트’였다. 수분감, 영양감, 지속력 모두 만족스럽다. ‘주사 한 대’가 아니라 ‘링거 한 병’ 맞은 느낌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비싸다. LG생활건강의 자연주의 브랜드 ‘숨’의 초고가라인 로시크 제품이니 말이다. 7매에 14만원이다.

정품을 산 것은 아니고 함께 샘플로 받은 ‘로시크 테라피 나이트골드 세럼’을 시트를 뗀 후 덧바르고 잠드니 더욱 좋다. 팩을 못한 날에 이 세럼만 듬뿍 발라도 다음날 아침이 남다르다. 흔들린다, 정품을 사고 싶다. 갖고 싶은 화장품, 여자로서 넘기기엔 힘든 유혹 중 하나 아닌가. 40ml에 35만원, ‘그림의 떡’까지는 아니라 해도 쉽게 넘보기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홈쇼핑? 홍쇼핑] 다음 회에서는 하지원의 기초화장품 하나를 소개한다. 이것을 만나고 윤기와 촉촉함을 빼앗긴 내 얼굴에도 봄은 왔다. 

<환경TV 홍종선 기자 dunastar@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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