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좀비영화 '부산행', 13일 밤 미드나잇 스크리닝 통해 첫 단추

칸 영화제에 참석한 부산행 팀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한국형 좀비영화 ‘부산행’(제작 ㈜영화사 레드피터, 배급 NEW(이 월드 프리미어로 제 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됐다. 관객들은 상영 중 13번의 환호와 박수, 종영 후 7분의 기립박수로 호감을 표현했다. 특히 나의 아내 성경(정유미 분)뿐 아니라 우리까지도 목숨 걸고 지켜줄 것 같은 사내 상화(마동석 분)가 의리의 활약을 펼칠 때 박수와 환호가 더욱 뜨거워졌다.

13일 오후 11시 45분(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부산행’ 미드나잇 스크리닝에는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과 배우 공유(석우 역), 정유미, 김수안(수안 역)이 참석했다. 칸의 관객들은 언제나처럼 뜨거운 박수로 감독과 주연배우들을 맞았고 영화는 자정을 넘어 상영을 시작했다.

영화 '부산행' 스틸컷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영화의 속도는 빨랐다. 연 감독은 주저 없이 대한민국 전역을 공포로 물들이며 퍼져가는 바이러스, 이로 인해 좀비로 변해 가는 사람들이 자아내는 공포, 물어뜯으려 달려들고 감염자들과 피하려 도망치는 비감염자들의 사투를 딸 수안을 이혼한 아내에게 데려다 주러 부산행 KTX에 몸을 실은 석우의 발걸음을 따라 숨차게 보여 준다.

공유는 좀비물에서도 특유의 감성 눈빛을 촉촉이 빚내며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아버지라는 배역의 옷을 안정감 있게 입었다. 냉혈 펀드매니저에서 따뜻한 부성을 지닌 아버지로 스스로 변모하면서 관객의 감정선을 보다 깊이 영화 속으로 끌어들였다.

영화 '부산행' 스틸컷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숨죽이고 지켜보던 관객들을 뜨겁게 달군 건 마동석이었다. 좀비 한 명에 주먹 한 방씩, 불사의 좀비도 그에게는 상대가 안 될 것 같은 단단한 체구와 힘을 겸비한 마동석이 호쾌한 주먹을 날릴 때마다 관객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고, 한 마리 불곰 같은 외양의 그가 아내 성경 앞에선 순한 양이 되는 반전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으며, 따뜻한 인간미가 넘치는 닭살 대사를 거칠게 툭툭 내뱉는 이중적 매력에 환호했다.

정유미를 비롯해 김의성(천리마고속 상무 역), 최귀화(노숙자 역) 등 안정적 호연 속에서 영화가 끝난 뒤 가장 큰 박수를 받은 건 석우의 딸 수안을 연기한 아역배우 김수안 양이었다. 영화를 보며 울었는지 두 손바닥으로 눈을 누르는 모습이 스크린에 잡히자 관객들은 박수로 격려했고, 수안 양이 손 뽀뽀와 환한 인사로 화답하자 관객은 그때마다 박수를 보냈다. 연상호 감독과 공유는 관객들의 환대에 벅찬 모습이었고, 검정 드레스에 빨간 립스틱으로 단아하게 멋을 낸 정유미는 연신 김수안을 챙기며 특유의 혀를 살짝 내미는 귀여운 미소로 감사를 전했다.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선 공유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영화 ‘신과 함께’ 및 드라마 ‘384 기동대’ 일정과 겹쳐 칸 현장에 오지 못한 마동석, 만일 그가 참석했다면 열렬한 환호를 받았을 것이라는 사실을 한국에서 촬영에 여념이 없는 그에게 전하고 싶다.

‘부산행’에 이어 14일 오후 10시 박찬욱 연출, 김민희 하정우 김태리 조진웅 주연의 ‘아가씨’가 공식상영을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첫 공개되며, 18일 오후 7시에는 나홍진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곽도원 황정민 쿠니무라 준 천우희 김환희가 열연한 ‘곡성’이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자국 외 첫 상영)로 칸 무대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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