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자동화로 무장··· “20~30년 해군 전력 중추 될 것”
스텔스·AI 기술 집약, 70명 승조원 운용 ‘콤팩트 전투함’
“세계 최고 방산 기술력으로 미래 전장환경 대비한 플랫폼”

한화오션이 공개한 ‘차세대 전략 수상함’의 항해 상상도./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공개한 ‘차세대 전략 수상함’의 항해 상상도./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급변하는 글로벌 안보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전략 수상함을 전격 공개하며 K해양방산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14일 더 플라자 호텔에서 서일준 국회의원, 부석종 전 해군참모총장 등 국내외 관계자와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 함정 기술과 전망 등을 발표하고 교류하는 ‘제3회 차세대 스마트 함정 기술 연구회’를 가졌다고 15일 밝혔다. 

어성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장은 “글로벌 안보환경 변화와 해양패권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플랫폼”이라며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해상 전장은 전통적인 수상·수중 영역을 넘어 공중, 우주, 사이버 영역까지 확대되는 다중영역 작전 양상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차세대 전략 수상함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파랑관통형 선수와 텀블홈(Tumble home) 선체라는 파격적인 선형을 채택했다. 파랑관통형 선수는 거친 해상에서도 안정적인 운항을 가능하게 하며, 텀블홈 선체는 레이더 반사 면적을 최소화해 스텔스 성능을 극대화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함의 크기를 키우는 대신 콤팩트한 선체에 강력한 전투력을 집약했다는 것이다. 70여 명의 적은 승조원으로 운용 가능하도록 설계돼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이는 최근 전 세계 해군이 직면한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한 현실적 해법이기도 하다.

함정에는 다수·다종의 무장이 탑재되며, 탄도미사일과 드론 등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다층 방어체계가 단계별로 배치된다. 특히 기가급 초고강도강을 사용한 충격 강화구조 설계로 생존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AI·자동화로 무장한 ‘스마트 함교’··· K방산 수출 새 돌파구

차세대 전략 수상함의 핵심은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이다. 모든 무기체계와 센서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해 급박한 전투 상황에서도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스마트 함교를 구현했다. 이는 미래 해상전의 승패를 좌우할 '의사결정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핵심 기술이다.

또한 승조원의 쾌적한 승선생활을 위한 인간공학적 설계와 다양한 무인체계 탑재를 위한 미션 베이(Mission-Bay)를 갖춰 임무 유연성도 확보했다. 수명주기 동안 함 성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장기간 전력 운용이 가능하다.

한화오션은 이번 플랫폼을 기반으로 향후 20~30년간 대한민국 해군의 핵심 전력이자 K-해양방산의 대표 수출 상품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해양방산 시장에서 한국 함정의 기술력은 이미 입증됐다. 한화오션이 선보인 차세대 전략 수상함은 기존 K방산의 강점인 가성비에 최첨단 기술력까지 더해 해외 수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가 지난 14일 개최한 ‘제3회 차세대 함정 기술 연구회’에서 어성철 사장(특수선사업부장)이 ‘차세대 전략 수상함’ 모형을 공개하고 있다./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가 지난 14일 개최한 ‘제3회 차세대 함정 기술 연구회’에서 어성철 사장(특수선사업부장)이 ‘차세대 전략 수상함’ 모형을 공개하고 있다./사진=한화오션

AI·자동화·다영역 전략 결합··· K해양전력 새 표준 제시

한화오션이 이번에 공개한 신형 함정은 단순한 무기체계 발표를 넘어 한국 해양방산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상징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적 확장 대신 효율성과 기술 완성도를 우선한 이번 프로젝트는 국방산업의 투자가 규모 경쟁에서 질적 고도화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함정은 대형화 추세를 지양하고 콤팩트하면서도 전투 효율성이 극대화된 구조를 채택했다. 이는 제한된 국방예산 속에서 비용 대비 전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판단이다. 향후 해군의 전력 증강 방식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의 대폭 도입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인력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데이터 기반 전투 의사결정과 자율 운영 시스템을 강화함으로써 차세대 해전 환경에 맞는 스마트 전장 개념을 구현했다. 이러한 기술은 인건비 부담이 큰 방산 산업 구조를 효율화하고, 인프라 중심의 산업생태계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하는 촉매 역할이 될 전망이다.

또한 해상뿐 아니라 공중·우주·사이버 등 다양한 전장 영역을 통합 운용할 수 있는 다영역 플랫폼으로 설계돼 복합 안보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기반을 마련했다. 첨단 센서와 통신 체계를 통합한 이러한 융복합 구조는 향후 수출 경쟁력과 글로벌 협력 기회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한화오션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한국 해양방산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를 재편할 신호로 읽힌다”며 “정부의 방산 수출 확대 전략과 맞물리며, 향후 국내 조선·기계·전자 산업 전반으로의 기술 파급 효과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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