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잇단 사고·중국 제재 직면··· 마스가 주역 위기 경보
안전사고·中 제재 역풍에도 수주 40조 돌파··· “위기를 전환점으로”
“겹악재 위기 딛고 ‘미국 시장 선점’으로 돌파구 찾는다”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주역인 한화오션이 최근 안전사고와 중국 정부의 전격 제재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주역인 한화오션이 최근 안전사고와 중국 정부의 전격 제재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주역인 한화오션이 최근 안전사고와 중국 정부의 전격 제재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두 달 새 안전사고 2건과 중국의 전격 제재로 주가는 흔들렸고, 신뢰는 바닥을 쳤다. 그러나 업계는 이를 단순한 위기가 아닌, 글로벌 조선 리더로 도약할 ‘전환 국면’으로 해석한다. 탄탄한 실적과 미국 시장 선점 전략이 맞물리면서 위기 대응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최근 몇 년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방산 특수선 중심의 고부가가치 선박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져왔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반 설계 자동화, 친환경 추진 기술,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동시에 진전되며 위기 속에서도 ‘성장형 복합 조선기업’으로의 변신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를 계기로 한화오션이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과 친환경 조선 부문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9월과 10월 거제사업장에서 연이어 안전사고가 발생하며 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특히 10월 17일 사고는 619kg 구조물이 무너지며 60대 하청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으로, 작업표준서에 명시된 안전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채 작업이 진행됐다.

노동계는 한화그룹의 산재가 2022년 1229건에서 2024년 2499건으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ESG 경영을 표방하며 1조9000억원 규모의 스마트 안전시스템 구축을 발표했음에도 오히려 산재가 늘었다는 것이다. 전체 산재의 61.8%가 협력사에서 발생해 ‘위험의 외주화’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과제는 안전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 시스템 구축이다. 전문가들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 철폐, 원하청 노사 합동 안전점검 실시, 스마트 안전시스템의 실질적 작동 등을 제시한다.

안전관리 체계 강화는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 요인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도 제고와 우수 인력 확보, 글로벌 발주처와의 신뢰 구축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타격은 제한적··· 오히려 기회(?)”

설상가상으로 중국 상무부가 지난 14일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에 대한 전면 거래금지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이 무역법 301조를 발동해 중국 선박에 항만 수수료를 부과하자 취한 즉각적인 보복 조치였다. 한미 조선업 협력의 상징인 필리조선소가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서 향후 1~2년간 858억원 이상의 피해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제재의 실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한다. 대통령실도 “해당 기업과 중국 기업 간 거래가 많지 않아 당장의 영향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번 제재는 한국 조선업의 전략적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의 제재는 민간 기업 운영에 간섭하고 한미 조선업 협력을 약화시키려는 무책임한 시도”라며 “우리는 한국과 확고히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이 마스가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서 미국 조선업 재건에 필수적이라는 점이 재확인되면서, 역설적으로 한미 협력 심화의 동력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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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가 프로젝트로 美 시장 선점··· 탄탄한 펀더멘털

한화오션은 2024년 말 약 1억달러(약 1431억원)를 투자해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조선업 재건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필리조선소는 2000년 이후 미국 존스법이 적용되는 대형 상선의 약 50%를 공급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에 50억달러를 추가 투자해 도크 2개와 안벽 3개를 확보하고 12만 평 규모의 블록 생산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현재 연간 1~1.5척 수준인 건조능력을 20척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이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대한민국이 미국 조선업 부활에 협력해 한미 양국이 동맹의 새로운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한미 동맹의 경제적 확장을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수주잔고 40조원, 폭발적 실적 개선, LNG선 중심의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마스가 프로젝트를 통한 미국 시장 선점, 친환경·방산 부문의 신성장 동력은 한화오션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강력한 펀더멘털이다.

한화오션의 수주잔고는 2025년 6월 말 기준 303억달러로, 2020년 말 8조6000억원에서 253.4% 급증했다. 상선 부문이 75.6%를 차지하며, LNG 운반선이 65척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실적도 폭발적이다. 2025년 2분기 매출 3조2941억원, 영업이익 3717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6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5% 증가했다. 저가 수주 컨테이너선 비중이 감소하고 고선가 LNG선 매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증권업계는 3분기 영업이익을 3496억~3562억원으로 전망하며, 조선 3사 합산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을 넘어 작년 3분기 대비 약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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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방산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

한화오션은 2030년까지 저탄소 및 무탄소 연료 추진 친환경 선박을 100% 건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대체연료 선박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방산 부문도 강력한 성장 동력이다. 차세대 호위함,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2025년 특수선 부문 매출은 1조원 돌파가 전망된다. 1분기에만 3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와의 시너지로 해상·공중·지상 통합 방산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우위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한화오션이 직면한 안전사고와 중국 제재는 분명 단기적 부담이지만, 하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극복한다면 글로벌 조선업계의 진정한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안전관리 체계의 근본적 혁신과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장기적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면, 한화오션은 2030년 글로벌 10대 방산 기업이자 친환경 조선업의 선도주자로서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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