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미국 함정 시장 노린다···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 시동
HD현대·한화오션, 기술력 앞세워 미국 해군 프로젝트 경쟁 본격화
HD현대 첨단함정 ‘다산정약용함’ vs 한화오션 미 해군 MRO 실적

대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지난 15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잇따라 방문하며 한미 조선 협력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한미 간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의 본격화를 앞두고 이뤄진 이번 방문은 한국 조선산업의 기술력을 확인하고 양국의 실질적 협력 기반을 다지는 상징적 행보다. 미 해군 최고위급 인사가 민간 조선소를 직접 방문해 협력 의지를 확인한 것은 미국이 자국 해군력 강화와 조선산업 부활에 한국의 역할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기술력 과시 경쟁···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차별화 전략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커들 총장에게 각자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부각시켰다. HD현대중공업은 최신예 이지스함 ‘다산정약용함’ 승선과 3번함 건조 현장 참관을 통해 첨단 함정 건조 능력을 집중 조명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직접 나서 상선부터 함정까지 아우르는 통합 조선 역량을 강조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HD현대미포와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 전략을 설명하며 대규모 함정 건조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어필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실전 경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미 해군 보급함 ‘찰스 드류함’ 유지·보수·정비(MRO) 작업 현장을 보여주며 국내 조선소 최초이자 최다 미 해군 MRO 실적을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윌리 쉬라함', '유콘함', '찰스 드류함'까지 이어진 성공적인 MRO 경험은 미 해군과의 실질적 협력 관계를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다. 김희철 대표이사가 “군수지원함에서 전투함 MRO로, MRO에서 함정 신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밝힌 것은 단계적 진출 전략을 명확히 한 것이다.

미 해군과 관계 심화, 교류 다각화
양사 모두 미 해군과의 관계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 교류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HD현대의 경우 지난 4월 존 필린 미국 해군성 장관의 방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고위급 방문이다. 또한 정기선 회장이 지난 3월 미국 해군사관학교를 방문해 교수진, 생도들과 교류한 것은 장기적 관점의 관계 구축 의지를 보여준다.
한화오션 역시 작년부터 이어진 미 해군함 MRO 작업을 통해 실무 차원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쌓아왔다. 두 함정을 성공적으로 인도한 실적은 신뢰 구축의 기반이 됐고, 현재 진행 중인 찰스 드류함 정비 작업은 이러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커들 총장이 한화오션의 대형 조선 인프라를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한미 조선 협력이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고 강조한 점은 의미심장하다.
마스가 시대 개막··· “K조선 새로운 기회”
커들 총장 방문은 한국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음을 알린다. 전 세계 각국 해군이 함대 현대화에 나서면서 첨단 함정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 진출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조선산업의 역량 부족은 한국 조선업계에게 호재다.
정 회장은 “미국 조선산업의 역량 증대와 미국 해군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역시 “한미동맹 강화의 아이콘으로 역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양사 모두 마스가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 협력, 공급망 연계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함정 건조 참여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사간 경쟁 구도도 예상된다. 커들 총장이 하루에 두 조선소를 모두 방문한 것은 미국 측이 아직 특정 파트너를 정하지 않았음을 의미할 수 있다. 향후 마스가 프로젝트의 구체적 내용과 참여 업체 선정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간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전망이다. 함정 신조 경험과 통합 역량을 내세운 HD현대중공업, 실전 MRO 경험과 특수선 공장 인프라를 강점으로 한 한화오션의 대결 구도가 한미 조선 협력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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