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혁신과제로 제도·시스템·사람 전면 개편
’3만 개의 다짐‘ 조형물 제작··· 안전 혁신 대전환
“제도부터 사람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안전 ‘리셋’”

“우리 가슴 깊은 곳에 숨어있는 안전 불감증을 버려야 할 때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가 12일 거제사업장에서 열린 안전 혁신 선포식에서 던진 화두다. 한화오션이 기존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리셋(Re-Set)’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형식적 제도는 과감히 폐지하고, 3만명 전 구성원이 작성한 안전 다짐을 현장 조형물로 만들어 매일 되새기는 ‘실천 중심 안전경영’으로의 전환이다. 업계 선두 기업이 점진적 개선이 아닌 근본적 혁신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3만 개의 다짐 조형물’ 만든다··· 의례 아닌 실천
이날 선포식에서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 모두가 스스로 ’안전 다짐문‘을 작성했다. 한화오션이 일방적으로 내려준 구호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언어로 안전 실천 의지를 담아낸 것이다.
한화오션은 이를 단순한 종이 문서로 남기지 않는다. ’3만 개의 다짐‘이라는 조형물을 제작해 현장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출근길에, 작업 전에, 매일 마주치는 조형물을 통해 안전 혁신을 일상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안전을 타협했던 과거의 관성을 버려야 할 때”라며 “대표이사로서 모든 책임을 가지고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 선언만 하고 실행은 현장에 맡기는 기존 방식과 선을 그은 것이다.

형식적 제도 과감히 폐지··· 20대 과제로 전면 재설계
한화오션의 변화는 ’20대 안전 혁신 과제‘로 구체화된다. 제도·시스템·사람 3대 축을 중심으로 한 전면적 재설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제도 개혁이다. 그동안 조선업계에서 관행처럼 유지되던 각종 절차와 보고서 작성을 실효성 기준으로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의미다. 대신 안전 준수를 핵심성과지표(KPI)와 직접 연계해 동기부여를 강화하고, 협력사 안전관리 수준도 함께 끌어올린다.
시스템 분야에서는 반복 사고 예방이 핵심이다. 중대재해 척결 프로세스인 ’Safe Guard 119‘를 중심으로, 안전 제도 실행 책임제와 모바일 안전관리 체계를 새로 구축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원인을 정밀 분석하고 재발 방지책을 즉시 현장에 적용하는 사고조사 고도화도 추진한다.
사람 중심 혁신은 교육과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직급과 기능별 맞춤형 안전역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외국인 근로자와 협력사 직원 대상 교육을 대폭 확대한다. 노사가 공동으로 안전 혁신을 추진하는 협력 체계를 만든다는 점이 주목된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노르웨이 선급법인 DNV와 협력해 국제 안전경영시스템 정량적 평가(ISRS) 등급 상향을 추진 중이다. 2030년까지 제조업 최고 수준의 안전등급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ISRS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안전경영 평가 시스템으로, 8등급부터 1등급까지 나뉘며 1등급이 최고 수준이다. 현재 국내 제조업체 중 ISRS 1~2등급을 보유한 곳은 극소수에 불과해 한화오션의 목표가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 알 수 있다.
조선업계 안전관리 “처음부터 원점에서 다시”
한화오션의 이번 안전 혁신 선포는 조선업계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몇 년간 조선소 중대재해가 이어지면서 안전관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진 상황에서 업계 선두 기업이 ’원점에서의 재시작‘을 선언한 것이다.
특히 형식적 제도 폐지, 협력사와의 동반 혁신, 노사 공동 추진 등은 기존 조선업계 안전관리의 한계로 지적되던 부분들이다. 한화오션이 이를 정면으로 인정하고 개선에 나선 만큼, 다른 조선사들도 유사한 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오션의 이번 안전 혁신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조선업계 전체의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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