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서 중국 제재 철회 합의··· 한화오션, 전략적 전환점 마련
필리조선소 7조원 투자 본궤도·오스탈 인수도 탄력 전망
업계 “중국, 추가 보복 배제 못 해··· 정부의 전방위적 외교 지원 필수”

미중 정상회담이 한화오션에 전략적 전환점을 마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역합의에 따라 중국이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기로 하면서 한때 교착 상태에 놓였던 한미중 해양 방산 공급망 구도가 재조정될 전망이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미중 정상회담이 한화오션에 전략적 전환점을 마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역합의에 따라 중국이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기로 하면서 한때 교착 상태에 놓였던 한미중 해양 방산 공급망 구도가 재조정될 전망이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미중 정상회담이 한화오션에 전략적 전환점을 마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역합의에 따라 중국이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기로 하면서 한때 교착 상태에 놓였던 한미중 해양 방산 공급망 구도가 재조정될 전망이다.

미국 백악관이 1일(현지시간) 공개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중국은 해상·물류·조선 산업에 대한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보복조치를 철회하고 다양한 해운기업 제재도 함께 해제한다.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쉬핑 등 5개 자회사가 제재 대상이었다.

이번 합의는 지난달 14일 중국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조사 협력을 이유로 한화오션을 제재한 지 불과 3주 만에 이뤄진 극적 반전이다.

50억달러 투자 필리조선소, 마침내 본궤도

제재 해제의 최대 수혜는 한화오션의 미국 거점인 필리조선소다. 한화오션은 이 조선소에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해 오는 2035년까지 연간 20척 규모로 건조능력을 확대하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중국 제재로 잠시 주춤했던 이 야심찬 계획이 이제 본격 궤도에 오를 수 있게 됐다. 

현재 필리조선소 수주잔고는 약 30억달러 규모로,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 10척과 피더 컨테이너선 3척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다. 한화오션은 2026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번 제재 철회로 목표 달성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필리조선소는 단순한 상선 건조를 넘어 방산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할 전망이다. 미국 존스법(Jones Act)에 따라 미국 해역에서 운항하는 선박은 반드시 미국 내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하기 때문에 한화 필리조선소는 미국 해군 및 상선 시장 진출의 전략적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

백악관은 팩트시트에서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해 한국, 일본과 역사적 협력을 계속한다”고 명시했다.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한 한미 조선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을 재확인한 셈이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실적 급증세 속 오스탈 인수도 순항

한화오션의 실적 기반도 탄탄하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32% 급증한 2898억원을 기록했고, 누계 영업이익은 9201억원으로 1235% 뛰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 포트폴리오가 주효했다. 여기에 장보고-III 배치-II 2번함 건조와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수주가 더해지며 특수선 부문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는 한화오션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약 1조3000억원으로 전망한다. 내년에는 고선가 수주물량의 매출인식이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의 중국 관련 실질적 협력은 없는 상황”이라며 “필리조선소 후판 중 일부에 중국산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지만 비중이 작고 한국이나 미국 현지,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 쉽게 대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 외에도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Austal)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다. 오스탈은 미 해군 함정을 직접 건조하는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로, 앨라배마주에 방산 조선소를 운영한다. 이미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을 받았으며 호주 정부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이번 제재 철회로 인수 절차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공급망 다변화·외교 균형이 관건

과제도 남아 있다. 우선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조선업계는 선박 핵심 원자재인 후판의 약 20%를 중국에서 조달하는데 중국산 후판이 국산보다 15~20% 저렴해 비용 경쟁력 문제가 있다.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이유다.

미중 사이 외교적 줄타기도 중요하다. 미국과의 조선협력이 심화될수록 중국의 추가 보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전방위적 외교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전문가는 “미중 무역합의는 한화오션에 단기적 제재 해소를 넘어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할 기회를 열어줬다”며 “7조원 규모 필리조선소 투자가 안정 궤도에 오르고, 백악관의 명시적인 한미 협력 의지가 확인된 만큼 방산 분야 수주 확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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