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중국 무기화’··· 트럼프, 아시아 동맹 압박 대응
미중 관세 휴전 연장·대두 거래 재개··· 농업·기술분야 리스크 공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년 만에 재회한다. 두 정상은 30일 김해국제공항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열고 경제·무역을 비롯한 핵심 현안을 논의한다. 이번 회담은 단순한 협상을 넘어 100% 관세 부과와 희토류 수출 통제라는 양국의 전략이 맞부딪히는 결정적 순간이다.
이번 회담은 관세 인하와 희토류 규제 유예 등 단기적 긴장 완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관세는 여전히 20~30%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며, 반도체 수출 규제와 희토류 문제 같은 근본적 갈등은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희토류로 맞불 놓은 중국··· 트럼프 통상 ‘승부수’
현재 중국산 제품에는 평균 30%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11월 10일 만료 예정인 관세 휴전을 앞두고 트럼프는 100% 추가 관세를 위협했으나, 베센트 장관은 이 위협이 사실상 철회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관세 인하와 휴전 연장에는 합의하겠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의 완전한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의 최강 협상카드는 희토류다. 중국은 지난 9일 5개 희토류 원소를 추가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12월 1일부터는 중국산 희토류를 극미량이라도 포함한 제품 수출 시 중국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가공의 90%를 장악하고 있어, 반도체·전기차·방산 분야에 필수적인 전략 자원을 쥐고 있다.
농산물 분야에서는 중국이 회담을 앞두고 미국산 대두 18만t을 구매하며 관계 개선 신호를 보냈다. 올해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 대중국 대두 수출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 패권 경쟁은 더욱 복잡하다. 트럼프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인공지능(AI) 칩 블랙웰의 대중국 수출을 논의할 예정이다.
가장 위험한 변수는 대만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고립주의 성향이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100% 관세 위협과 일본·호주 등과의 희토류 협력 강화를 무기로 삼고 있다. 트럼프는 아시아 순방에서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며 중국 압박 동맹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관세라는 즉각적 타격 수단이 미국의 단기적 강점이다.
반면 중국은 희토류 공급망의 압도적 지배력이라는 장기적 레버리지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또한 전 세계 대두 수입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으로, 구매 재개 여부로 미국 농민을 압박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시간은 중국 편이다. 중국의 희토류 독점을 깨는 데 최소 10년이 걸리는 반면, 중국 경제는 미국 관세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CNN은 이번 회담이 중국에 “어떤 결과가 나오든 승리”라고 평가한다. 시진핑이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하며 위협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역학을 공고히 했다는 것이다.
반도체서 AI까지··· 기술전쟁은 미·중 패권 전장으로
관세는 인하될 수 있고, 희토류 규제는 유예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중 간 근본적 대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경제 모델의 충돌이 핵심이다. 미국은 중국의 국가주도 경제가 불공정한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보는 반면, 중국은 자신의 모델이 효과적이며 세계가 저가 첨단 제품을 제공하는 중국에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단순한 무역 규칙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두 가지 버전이 충돌하는 이념적 대결이다.
인도-태평양 안보 구조에 대한 시각도 정반대다. 워싱턴은 미국의 군사 주둔과 동맹 체제가 평화를 유지한다고 보는 반면, 베이징은 미국 군대의 아시아 철수를 원하며 동맹 시스템이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 해결을 방해한다고 본다.
기술 안보와 경제 상호의존의 긴장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양국 모두 상대방에 대한 기술 이전을 거부하고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는 ‘디리스킹’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양국은 협력이 아닌 경쟁을 선택했다.
시진핑 주석은 회담을 앞두고 발표한 차기 5개년 계획에서 “중국은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전략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강점을 공고히 하고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베이징이 제조업과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지배력 확보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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