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자원과 직결돼 있는 플라스틱
화석연료로 만들어져 생산 시 온실가스 배출
제조 전부터 탄소발자국 발생

전세계적으로 탈플라스틱을 외치며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는 흐름이 만들어진 데는 제조 시 사용되는 화석원료 문제도 있다. 플라스틱의 제조 과정을 알면 왜 탈플라스틱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하는지도 명확해질 것이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전세계적으로 탈플라스틱을 외치며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는 흐름이 만들어진 데는 제조 시 사용되는 화석원료 문제도 있다. 플라스틱의 제조 과정을 알면 왜 탈플라스틱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하는지도 명확해질 것이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은 생산, 유통, 폐기라는 모든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한다. 흔히 플라스틱 하면 분리수거를 한 뒤 재활용되지 않는 제품을 소각이나 매립하는 과정에서 또는 불법적으로 처리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환경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플라스틱은 사후 폐기되는 과정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도 탄소를 배출하고 이를 통해 기후위기에 영향을 미친다. 

전세계적으로 탈플라스틱을 외치며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는 흐름이 만들어진 데는 제조 시 사용되는 화석원료 문제도 있다. 플라스틱의 제조 과정을 알면 왜 탈플라스틱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하는지도 명확해질 것이다. 

◇ 석유자원과 직결돼 있는 플라스틱

우리는 플라스틱에 둘러싸여 산다. 플라스틱은 간편하고 편리하고 저렴하다는 장점을 앞세워 우리 생활 속에 빠르게 파고들었다. 단순히 용기나 포장재뿐만 아니라 의류와 건축자재, 장난감과 의료장비 등 생활 곳곳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린피스 자료에 따르면 플라스틱 생산량은 전세계적으로 2000년대 이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플라스틱이 개발되고 약 50년간 생산된 양보다 최근 20년 사이에 생산된 플라스틱 양이 훨씬 더 많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 2년간 생산된 플라스틱 양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유럽 플라스틱 산업협회는 2020년 전세계적으로 생산된 플라스틱 양은 3억6700만 톤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로 나라간 여행이 어려워지고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으로 이동량 자체는 줄었지만 오히려 가정간편식을 찾는 사람이 늘고 택배와 배달음식 이용률이 높아지고 테이크아웃이 일상화되면서 새로운 플라스틱 문제가 발생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택배와 음식배달 이용률은 전년 대비 각각 19.8%, 75.1% 증가했다. 동기간 폐플라스틱과 폐비닐량도 각각 14.6%, 11% 증가했다.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가 일회용품을 규제하고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나서고는 있지만 그마저 원활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탈플라스틱 정책 도입에 더욱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배경에는 단순히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이나 매립장과 소각장이 줄어들어 생기는 현실적인 문제, 불법적으로 처리되는 플라스틱 폐기물 등 사후 발생하는 문제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도 있다. 플라스틱이 석유화학 제품으로 석유자원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 화석연료로 만들어져 생산 시 온실가스 배출

플라스틱 하면 직관적으로 용기나 포장재로서 존재하는 공산품이자 완성품으로서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끌어온 천연 화석연료에서 시작된다. 플라스틱의 99% 이상은 화석연료로 만들어진다. 이는 사후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 못지않게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도 크다는 뜻이 된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안고 있는 자원 문제와 탄소배출이라는 관점에서다. 

그린피스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 ‘플라스틱 집콕조사 일회용의 민낯’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기후위기를 앞당긴다. 99% 이상 화석연료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은 가스와 석유 추출, 정제와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2019년 국제환경법센터(CIEL)는 플라스틱 산업계가 한 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8억5000만 톤이라고 추산하면서 이 수치가 500메가와트 용량 화력발전소 189개의 배출량과 맞먹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린피스는 2019년 12월 ‘플라스틱 대한민국: 일회용의 유혹’ 보고서에서도 “플라스틱 생산은 석유나 가스를 채굴·운반하고 정유 공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영향을 수반한다”라며 “엘렌맥아더재단은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6%가 포장재를 비롯한 플라스틱 원료의 추출 및 생산에 쓰인다고 추정했으며 이는 전세계 항공 부문 석유 소비량과 맞먹는 양”이라고 강조했다. 

◇ 제조 전부터 탄소발자국 발생

천연 화석연료를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은 석유 파생물로 만든 합성제품이다. 석유 정제 과정 중 고분자 탄소를 이용한 탄소화합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떠한 화학구조로 분류되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알고 있는 페트, 폴리에틸렌, 폴리염화비닐 등으로 나뉜다. 

구체적으로 보면 석유가 정유공장에서 가공돼 수송되면 원유와 천연가스를 석유화학 제품과 차 연료 등으로 정제하고 여기에 첨가물을 혼합한다. 이후 압출기 등 과정을 거쳐 알갱이로 만들어 제조사에 전달된다. 즉, 단순히 원료를 제조사에서 성형해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원료가 전달되는 과정에서도 수송 과정 등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플라스틱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 모든 복잡한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발자국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단순히 분리배출을 잘하고 재활용을 더 잘해야 한다는 관점이 아닌, 화석연료 자체의 사용을 자제하는 방향에서부터 탈플라스틱을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다.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이 생산과정에서부터 어떻게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부터 생각해보자. 다음 시간에는 이미 사용되고 버려진 이후 플라스틱이 지구에 얼마나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본다. 

플라스틱은 왜 이렇게까지 미움 받는 소재가 되었을까요. 기업은 플라스틱 대책에 과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가 정말로 바라는 탈플라스틱 방향은 무엇일까요.

플라스틱 하면 다양한 걱정과 물음표가 따라옵니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 안고 있는 문제는 원금에 이자가 덩어리째 붙듯 늘어나 오늘날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각국의 정부와 기업과 개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탈플라스틱은 전세계적으로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하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2022 탈플라스틱 프로젝트’는 이 시대가 안고 있는 플라스틱 문제와 기업이 어떻게 현실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 또 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 기획되었습니다. 2주에 1회씩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산업계 안팎의 다양한 관점과 함께 탈플라스틱을 위한 실천방안을 짚어볼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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