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폐기물 재활용률 높은 편...실질재활용률은 낮아
소비자는 올바른 분리배출...기업은 용기 단일화해야

27년 전 쓰레기를 돈 내고 버려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우리나라는 이후 재활용률 강국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수치뿐이라는 말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런 말은 왜 나오게 된 걸까.(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27년 전 쓰레기를 돈 내고 버려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우리나라는 이후 재활용률 강국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수치뿐이라는 말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런 말은 왜 나오게 된 걸까.(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우리나라에 쓰레기 종량제와 분리배출 제도가 본격 도입된 건 지난 1995년부터다. 27년 전 쓰레기를 돈 내고 버려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우리나라는 이후 재활용률 강국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수치뿐이라는 말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분리배출만 잘 하면 재활용 역시 잘 될 것이라고 믿고 분리배출에 적극 참여해온 소비자들은 이 소식에 의아하다. 이런 말은 왜 나오게 된 걸까. 

◇ 생활폐기물 재활용률 높은 편...실질재활용률은 낮아

환경부가 발표한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쓰레기 양은 연 1억9000만 톤을 넘는다. 그 중에서도 생활폐기물은 20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일 평균 생활폐기물로 따지면 국민 1인당 1.16kg의 생활폐기물을 냈다. 

재활용률은 어떨까. 먹고 마시고 입는 행동 등을 통해서 배출되는 생활폐기물을 기준으로 살펴보자. 생활폐기물은 가정이나 상가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과 대형건물에서 나오는 사업장생활계폐기물을 합친 것이다. 2020년에 배출된 생활계폐기물의 재활용률은 59.5%다. 전체 생활폐기물 중 종량제방식 등 혼합배출 비율은 37.8%, 분리배출은 39.3%, 음식물 폐기물은 22.9%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도 재활용률이 높은 국가에 속한다. OECD 국가 가운데 독일과 1, 2위를 다툴 정도로 재활용률이 높다. 그런데 이 재활용률은 분리배출된 양이 기준이다. 재활용 과정은 분리배출 후 수거, 선별, 처리라는 3단계를 거쳐 이뤄지는데, 이 중 분리배출을 통해 재활용센터로 운반된 비율을 뜻하는 것이다. 선별장에서 선별 과정까지 거친 후 실제로 재활용된 비율을 뜻하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실질재활용률은 현재 정확한 수치로 공식 발표된 적이 없다. 실질재활용률은 선별업체가 재활용할 가치가 있거나 돈이 되는 품목을 골라내고 나머지 폐기물은 소각, 매립, 처리한 이후 실질적으로 재활용된 비율만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30~40%대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플라스틱 재활용률만 떼놓고 보면 비율은 더 떨어진다. 

◇ 소비자는 올바른 분리배출...기업은 소재 단일화해야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떨어지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크게는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잘못된 분리배출로 인한 것과 생산 및 시스템상 문제로 인한 것이 있다. 

분리배출 시 생기는 문제는 사용한 플라스틱을 재질 구분 없이 섞어서 버리거나 그 과정에서 재활용 비중이 높은 품목이 오염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소비자가 분리배출 시 재질 구분을 잘 하고 내용물을 비우고 헹궈서 분류해서 버리면 되는 문제다. 

적극적으로 개선돼야 할 문제는 생산 단계와 시스템상에 있다. 생산 상 용기 단일화 문제와 수거 후 소규모 선별장의 한계, 재활용에 드는 비용보다 신제 생산이 더 저렴한 문제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용기 재질 문제가 크다고 보고 있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은 현실적으로 재활용률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생산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어려운 복합재질 플라스틱을 만들어내기 때문으로 봤다. 여기에 재활용품 가격이 많이 떨어져 신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업체 입장에선 더 이익이라는 비용 문제도 있다. 

김태희 국장은 “단일재질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쉬운데 아무래도 마케팅 등을 이유로 여러 가지 소재가 섞여있는 복합재질 플라스틱 사용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재활용률이 떨어지는 큰 이유”라고 짚는 한편 “배달과 택배 등으로 배달음식 1회용기와 보냉제 등 사용량이 급증했지만 제대로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김 국장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분리배출을 잘 하는 편이지만 (재질이나 구조상 분리배출이) 어려운 게 많다 보니 정확한 분리배출이 힘든 경우가 많다”며 “처음부터 분리배출이 제대로 안 되니까 선별단계에 가면 더 어려워지는 것인데, 이는 어떻게 보면 생산 단계에서부터 재질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음을 지적했다. 

쓰레기박사로 알려진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도 이와 관련해 “물질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분리배출 단계 이전인 생산 단계에서 재질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실질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국내에서는 지난해 분리배출 표시에 관한 지침이 개정되기도 했다. 재활용이 안 되는 포장재에 별도의 분리배출 표시를 하고, 플라스틱이나 비닐류 재질 표시 중 재활용이 어려워 생산이 금지된 PVC 삭제, 재활용 어려움 등급 표시제 도입 등이 관련 주요 내용이다. 

이는 실제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이나 포장재에도 동일한 분리배출 표시를 하고 있어서 실제로는 재활용률이 떨어지는 문제를 개선하고, 생산자의 포장재질 및 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실질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산 단계에서부터 재질 구조 개선이 필요한 만큼 관련한 정부 차원의 기준 마련이 재활용률 개선에 점진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플라스틱은 왜 이렇게까지 미움 받는 소재가 되었을까요. 기업은 플라스틱 대책에 과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가 정말로 바라는 탈플라스틱 방향은 무엇일까요.

플라스틱 하면 다양한 걱정과 물음표가 따라옵니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 안고 있는 문제는 원금에 이자가 덩어리째 붙듯 늘어나 오늘날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각국의 정부와 기업과 개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탈플라스틱은 전세계적으로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하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2022 탈플라스틱 프로젝트’는 이 시대가 안고 있는 플라스틱 문제와 기업이 어떻게 현실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 또 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 기획되었습니다. 2주에 1회씩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산업계 안팎의 다양한 관점과 함께 탈플라스틱을 위한 실천방안을 짚어볼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key@greenpost.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