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재활용 확대 위해 직접 수거 나선 기업들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생수 용기로...재생 플라스틱 원료화
재활용 패키지 확대로 신생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

나쁜 것은 플라스틱 자체가 아니라 플라스틱에 대한 무분별한 소비 태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플라스틱에 있어서는 친환경 소재 개발뿐만 아니라 생산-유통-소비 전반에서 플라스틱 소재를 어떻게 바라보고 순환해서 사용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나쁜 것은 플라스틱 자체가 아니라 플라스틱에 대한 무분별한 소비 태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플라스틱에 있어서는 친환경 소재 개발뿐만 아니라 생산-유통-소비 전반에서 플라스틱 소재를 어떻게 바라보고 순환해서 사용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식유통 기업부터 생활용품 기업까지 자사에서 생산한 포장재 및 용기의 자원순환을 위해 직접 수거 및 원료화, 업사이클링에 나서고 있다. 생산 단계에서부터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만큼 이미 사용된 플라스틱을 어떻게 재사용 또는 재활용할 것인지도 기업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꼽히고 있어서다.

플라스틱은 개발 초기에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불렸다. 효율과 활용 측면에서 플라스틱은 분명 장점이 많은 소재였다. 문제는 편리에만 집중해 플라스틱을 일회용품으로 사용하고 버리는 인류의 소비습관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나쁜 것은 플라스틱 자체가 아니라 플라스틱에 대한 무분별한 소비 태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플라스틱에 있어서는 친환경 소재 개발뿐만 아니라 생산-유통-소비 전반에서 플라스틱 소재를 어떻게 바라보고 순환해서 사용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폐기물과 원료 낭비를 줄이는 순환경제를 위해서는 이미 사용된 플라스틱의 재사용 및 재활용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 용기 재활용 확대 위해 직접 수거 나선 기업들

최근에는 유통업계 전반에 소비자 참여형 캠페인 형식으로 이용자인 소비자가 직접 즐겁고 편리하게 자원순환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락앤락은 6월부터 자원순환 연중 캠페인 ‘러브 포 플래닛’ 수거 방식을 온라인으로 확대해 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오래된 플라스틱 밀폐용기의 순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캠페인은 2020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고객 참여형 연중 캠페인으로 사용하지 않거나 오래된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수거해 생활용품, 공공시설물 등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온라인 수거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락앤락몰 수거 신청 안내 페이지에 따라 박스에 오래된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넣고 ‘락앤락 용기 수거’라고 적은 뒤 문 앞에 내놓으면 된다. 락앤락몰 회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브랜드에 상관없이 모든 플라스틱 밀폐용기가 수거 대상이다. 단, 일회용기는 제외된다. 수거된 플라스틱 밀폐용기는 세척, 분리 등의 과정을 거쳐 재생 원료화돼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한국 코카콜라는 최근 투명 페트병 자원순환 동참 캠페인 ‘한번 더 사용되는 플라스틱: 원더플 캠페인’ 세 번째 시즌을 시작했다. ‘원더플 캠페인’은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플라스틱의 올바른 분리배출과 자원순환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난 2020년 12월 시작됐다. 지금까지 두 번의 시즌에 걸쳐 총 33.5톤의 플라스틱을 수거한 바 있다.

세 번째 시즌은 참가 대상이 개인에서 단체로 확대됐다. 참가자 대상 제로 웨이스트 박스를 배송한 후 올바르게 분리배출한 투명 음료 페트병을 회수하고 이를 보랭백이 부착된 업사이클링 캠핑 체어로 만들어 전달할 예정이다. 1회차 신청은 지난 5월 종료되었고 이어 6월과 8월 중 2회차, 3회차 참가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월부터 소비자가 사용한 햇반 용기를 직접 수거하는 ‘지구를 위한 우리의 용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자사몰 CJ더마켓에서 햇반과 수거박스가 함께 담긴 기획 세트를 구입한 뒤, 사용한 햇반 용기 20개 이상을 박스에 담아 회수 신청 후 집 앞에 두면 된다. 수거된 햇반 용기는 분리 및 세척, 원료화 과정을 거쳐 명절 선물세트 트레이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부터 전국 ‘365 리사이클 캠페인’ 부스에서 폐지와 폐페트병 수거에 들어갔다. 폐페트병의 경우 음료와 생수병이 대상으로 세척 후 라벨지를 제거하고 압축해 7개 이상 가져가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한다. 수거된 용기는 친환경 용기로 재활용할 예정이다.  

◇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생수 용기로...재생 플라스틱 원료화

생수 업계에서는 무라벨, 페트병 경량화, 폐페트병 회수 서비스 등에 이어 다양한 재활용 방식을 통해 탈플라스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삼다수를 생산·판매하고 있는 제주개발공사는 지난해 2월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50% 줄이겠다는 친환경 경영비전을 제시하고 ‘기계적 재활용 페트(MR-PET)’, ‘바이오페트’,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 등 재생 페트 제품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2월에는 화학적 재활용 페트를 적용한 제주삼다수 RE:Born 생산 체계를 갖췄다. 제주삼다수 RE:Born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적용한 SK케미칼의 스카이펫(SKYPET)-CR을 30%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환경부와 미FDA 수질 기준 및 용기 용출 기준을 충족했다.

화학적 재활용 페트는 수거한 투명 페트병을 화학반응으로 분해해 기존의 순수 원료로 만든 것으로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물리적 분쇄 및 가공 재활용 방식과는 다르다. 페트병을 다시 페트병으로 사용하는 보틀 투 보틀(Bottle to Bottle) 형태로 반복 재활용에도 식품 접촉 용기의 안전성 유지가 가능해 지속가능한 재활용 방식으로 알려진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3월 말 생산 과정 중 발생한 고품질 플라스틱 부산물을 활용해 페트병 생수인 아이시스8.0 ECO 1.5L 제품을 출시했다. 재생 플라스틱을 섞은 MR-PET(Mechanic Recycled PET)로 고품질 플라스틱 부산물을 기존 석유에서 유래한 플라스틱 원료와 1:9 비율로 섞었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화학 구조 변화없이 페트병에 열을 가해 만든 국내 첫 기계적 재활용 페트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본지에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폐페트병을 회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생산공장에서 발생한 플라스틱을 그대로 수거해 고품질 원료로 만들어 이물질이 들어갈 위험이 없다”며 “화학적 재활용 페트처럼 화학약품을 사용해 이물질을 제거하는 공정이 추가되지도 않는다”고 말하며 재생 플라스틱으로 인한 품질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페트병 몸체뿐만 아니라 묶음용 포장필름에도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를 적용했다. 글로벌 화학기업 ‘다우케미칼’과 협업해 생수 포장용기에 최적화해 만든 재생 포장필름은 재생 폴리에틸렌(recycled-PE) 20%를 혼합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페트병 몸체와 포장필름에 재생 플라스틱 원료를 활용함으로써 석유 기반의 플라스틱 사용 축소와 폐플라스틱의 매립 및 소각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가능성을 줄이고 플라스틱 자원순환 활성화와 환경을 위한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키고자 했다”고 전했다. 

플라스틱은 왜 이렇게까지 미움 받는 소재가 되었을까요. 기업은 플라스틱 대책에 과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가 정말로 바라는 탈플라스틱 방향은 무엇일까요.

플라스틱 하면 다양한 걱정과 물음표가 따라옵니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 안고 있는 문제는 원금에 이자가 덩어리째 붙듯 늘어나 오늘날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각국의 정부와 기업과 개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탈플라스틱은 전세계적으로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하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2022 탈플라스틱 프로젝트’는 이 시대가 안고 있는 플라스틱 문제와 기업이 어떻게 현실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 또 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 기획되었습니다. 2주에 1회씩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산업계 안팎의 다양한 관점과 함께 탈플라스틱을 위한 실천방안을 짚어볼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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