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정부 추진 ‘수소경제’ 1년…명(明)과 암(暗)②
[기획특집] 정부 추진 ‘수소경제’ 1년…명(明)과 암(暗)②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0.01.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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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수소차 3종 전부…무의미한 '1등'
수소경제, 되풀이되는 ‘안정성’ 문제
원천기술, 일본에 대부분 의존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와 국회의사당 수소 충전소(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와 국회의사당 수소 충전소(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는 지난해 1월 17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 후 1년이 지난 지금 세계 최초의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안(이하 수소법)’ 제정과 규제샌드박스 제1호 승인을 통해 국회에 수소충전소를 준공했다며 1년간의 성과를 발표했다. 정부의 평은 그야말로 ‘자화자찬’이었다. 정부는 지난해를 수소경제 원년(元年)으로 삼고 성과를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있지만 아직 각계각층의 우려가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정부 차원에서 주도한 수소경제 정책이 ‘장밋빛 미래’일지에 대해 3회에 걸쳐 집어본다. [편집자]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정부는 수소경제 1주년의 성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소차 판매량과 비약적으로 증가한 수소충전소 현황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한 업계의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선진국에 비해 그 증가량이 많았다면 큰 성과로 보는 게 맞다. 하지만 정부의 홍보와 달리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1년간의 성과에 머쓱해진다.

물론 지하자원이 부족하고 에너지를 해외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찾아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가 내세운 성과가 얼마나 의미가 있느냐는 점이다. 원천기술을 해외에 의존하고 수소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주도의 과도한 정책 수행에 대해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이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정부의 수소경제 성과…수소차‧수소충전소 증가?

정부가 수소경제의 성과에 있어 그 기준으로 꼽는 분야는 크게 두 가지다. 바로 수소차 보급량과 수소충전소 구축이다.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비롯해 관련 산업 육성방안을 내놓을 때마다 가장 먼저 수소차 보급량을 언급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일본 등 경쟁국을 제치고 지난해 최초로 글로벌 판매 1위를 달성했다. 이는 분명 후발주자로서의 성장에 대해 찬사를 받아야 할 대목이다. 그러나 그 경쟁 상대를 보면 지나친 비약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수소차 판매량은 현대차가 3666대로 도요타 2174대, 혼다 286대를 제치고 그 비중이 60%에 달했다. 그 결과 정부는 ‘글로벌 시장 1위’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자신들의 성과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표면적으로 받아들이기엔 곤란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큰 문제는 경쟁의 스펙트럼으로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수소차는 현대차의 ‘넥쏘’, 도요타 ‘미라이’, 혼다 ‘클래리티’로 3종류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넥쏘는 2018년 10월에 출시한 수소차인 반면 미라이는 2014년, 클래리티는 2016년에 출시된 차다. 3종류의 차, 그것도 경쟁국인 일본보다 한참 늦게 최신 기술로 무장한 자동차가 지난해 근소한 차이로 글로벌 시장에서 1등을 했다는 정부의 발표에 큰 의미를 둘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다른 이유를 지적했다. 현재 수소차 시장은 한국과 일본만으로 편성, 한국이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선진국들이 수소차 시장을 크게 중요하지 않게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즉, 선진국들이 기술 부족이 아니라 상업성이 없기 때문에 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않은 상황에서 ‘어부지리’를 얻었다는 것. 결국 정부가 말하는 수소경제의 1년의 성과보단 시장요인이 더 큰 것이다.

수소충전소도 마찬가지다. 산업부는 지난해 충전소 세계 최다(最多) 구축, 2018년 2배 이상 확대(2018년 14기)가 됐다며 이용자의 편의성이 대폭 증가됐다고 자평했다. 문제는 상대적 비교에서 그럴 뿐 절대적 수를 비교해보면 현실은 다르다. 지난해 한국의 수소충전소는 34기로 일본 112기, 독일 81기, 미국은 연구용 4기 폐기로 70기로 집계돼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단지 증가율만 가지고 수소차 이용자의 편의성을 언급하기엔 부족한 대목이다.

여기에 수소충전소의 접근성을 들여다보면 정부의 평가가 실제 수소차 이용자의 편의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이넷에 따르면 현재 서울의 수소충전소는 3개로 이 중 1개는 현재 보수 중이다. 또한 대부분의 수소충전소가 오후 6시나 10시에 운영을 마쳐 휘발유나 디젤 등 일반적 주유소는 물론 전기차 충전소에 비해 그 접근성이 열악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말하는 수소경제의 성과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표면적인 자료를 보면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유의미한 성과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에너지 전문가는 “정부가 발표한 수소차 판매량 중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얼마나 차지하는지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그러나 다른 나라 역시 수소차시장은 보조금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 결과가 크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어 “수소차의 경우 장기적으로 비전을 찾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며 “수소충전소의 경우 설치비가 30억원 정도인데 세계 각 국에 잘 갖춰진 전기 인프라를 활용한 전기차가 좀 더 실용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세종청사 수소충전소 착공식’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철호 기자) 2019.12.24/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세종청사 수소충전소 착공식’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철호 기자) 2019.12.24/그린포스트코리아

◇ 수소의 안정성에 따른 주민 수용 문제

수소차와 수소충전소 등 수소경제를 이야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수소의 ’안전성’이다. 

정부는 지난 1년간의 수소경제 정책 성과로 수소 연료전지 발전을 내세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이 글로벌 보급량의 40%를 점유하는 세계 최대 발전시장”이라고 평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연료전지 발전량은 408㎿로 미국 382㎿, 일본 245㎿에 앞선다.

하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추진한 결과 곳곳에서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실정이다. 지역 주민들은 지난 5월 강릉의 수소저장탱크 폭발 사고와 지난 6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수소가스가 폭발하는 사고로 거주 지역에 수소전지연료 발전소가 지어지는 것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강원 강릉·횡성, 경남 함안·양산·고성, 경북 상주·경주 등 곳곳에서 수소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설비의 경우 안전성이 검증 됐다고 설명하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수소의 안전성을 정부가 지나치게 호도한다고 지적한다. 안전성에 관해선 100%라는 것이 없으므로 무조건 ‘안전’하다고만 홍보하는 것은 잘못된 부분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범부처가 손을 잡아 지방자치단체와 유관기관, 업계, 민간전문가 등과 함께 수소 관련 기관‧전문가를 총망라한 ‘수소경제 홍보 T/F팀(태스크포스)’을 구성했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홍보가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 원천기술 日 의존도 심각

업계와 전문가들은 수소 생산과 관련된 원천기술의 대부분이 해외에 의존하는 형국으로 아직까지 관련 기술이 미흡하다고 꼬집는다.

지난해 10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산자원부, 환경부 등이 제출한 범부처 ‘수소 기술개발 로드맵(안)’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지속적으로 기술개발을 추진, 2019년 초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목표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5개 부처(과기‧산업‧국토‧해수‧환경부)의 수소 R&D 투자규모는 2015년 469억원에서 지난해 936억원으로 약 2배가 확대됐으며 인프라를 제외한 전 분야가 꾸준히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특허출원 현황을 보면 정부의 지원이 미흡했음을 알 수 있다. 해당 로드맵에 따르면 일본의 출원 점유율은 30%로 가장 높고 한국의 출원량은 일본의 1/4 수준이다. 여기에 중국이 급격히 성장 중으로 최근 4년간 전체의 53%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999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수소산업 관련 특허 약 16만건 중 1만3394건으로 8.4%가 고작이었다.

수소경제 대일 의존도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 지난해 8월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에 등록된 일본의 수소 관련 특허출원 및 등록현황을 공개하며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국내 수소연료전지 특허건수(출원)은 △2014년 44건 △2015년 207건 △2016년 87건 △2017년 83건 △2018년 121건으로 최근 5년간 특허 출원 건수가 3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내국인 특허출원 비율은 2014년 76.2%에서 2018년 70.3%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특허 등록 현황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 일본에서 국내로 등록한 수소연료전지 특허건수(등록)는 △2014년 55건 △2015년 38건 △2016년 35건 △2017년 95건 △2018년 167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의 국내 수소연료전지 특허 등록 비율이 2014년 9.6%에서 2018년 27.3% 급증한 것에 반해 내국인 특허 등록 비율은 2014년 78.5%에서 2018년 59.7%로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관련 기술 확보가 안된 상태에서 정부가 과도하게 수소경제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수소경제로 나아가야지 하지만 너무 '장밋빛 미래'만을 국민들에게 강조한다는 것이다.

일부 수소경제의 정책 담당자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 특히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의 경우 전문가들의 우려에 대해 일부분 공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책 관계자는 “기술이 완전하게 개발된 것이 아니기에 실질적으로 많은 기술이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아직까지는 수소는 비싼 에너지 즉, 말하자면 소비자 입장에서 비싸게 사용할 수밖에 없는 에너지로 향후 수소의 경제성을 어떻게 갖추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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