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최종 발표회 개최
한국역학회 등 관련 분야 전문가 의견 최종 반영 결과 발표

장점마을 집단 암발병 원인지로 지목되는 비료공장 '금강농산' 전경. (사진 장점마을환경비상대책민관협의회 제공)
장점마을 집단 암발병 원인지로 지목되는 비료공장 '금강농산' 전경. (사진 장점마을환경비상대책민관협의회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환경부는 14일 오전 익산시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전북 익산시 함라면 소재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최종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번 발표회는 지난 6월 20일 개최했던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 조사결과 주민설명회 이후 환경보건, 역학 등 관련 분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반영한 최종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다. 이번 행사에는 장점마을 민·관 협의회 위원, 마을주민, 익산시청 및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발표회에서는 그간 조사를 진행했던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장 연구진이 주민건강영향조사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연구책임자와 주민 등 참여자들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이번 조사는 장점마을 주민들이 2017년 4월 17일 인근 비료공장인 (유)금강농산과 관련해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하고 같은 해 7월 14일 환경보건위원회에서 청원을 수용해 추진됐다.

이에 환경안전건강연구소에서 2017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조사를 진행했고 환경부는 조사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7년 8월부터 주민대표, 주민 및 환경부 추천 전문가 등 10명으로 민·관 합동조사협의회를 구성·운영했다. 또한 환경부는 주민건강영향보고서 최종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올해 7월 한국역학회의 자문도 거쳤다.

◇ 장점마을 건강영향조사 보고서 공개

공개된 ‘장점마을 건강영향조사 보고서’를 살펴보면 먼저 연구진에서 유해물질 배출원 조사결과, 금강농산에서 비료관리법에 의해 퇴비로만 사용해야 할 연초박(담뱃잎찌거기)을 불법적으로 유기질 비료 생산 공정인 건조공정에 사용했음을 확인했다. 금강농산에 대한 익산시 행정처분 내역들을 보면 금강농산 대기배출시설, 폐기물처리, 악취 관련 다양한 위반사례도 함께 확인됐다.

2017년 4월 가동중단된 비료공장 가동 당시 배출을 확인하기 위한 정제유 사용업체 및 유사공정 비료제조업체 조사와 연초박 건조공정(300℃)을 모사한 모의시험 결과, 연초박 건조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이 배출되는 사실도 확인했다.

사업장 및 마을 환경조사에서는 공장 가동이 중단된 지 약 1년이 넘은 시점에 채취한 사업장 바닥, 벽면, 원심집진기 등 비료공장 내부와 장점마을 주택 침적먼지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다환방향족탄화수소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이 검출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공장이 가동 중지된 상황에서 가동 당시 상황을 추정하기 위해 악취와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및 담배특이니트로사민 대기확산모의계산(CALPUFF)을 수행했다. 그 결과, 비료공장에서 유해물질 배출시 장점마을이 영향권 내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익산 장점마을 건강영향조사 현황. (자료 환경부 제공)
익산 장점마을 건강영향조사 현황. (자료 환경부 제공)

◇ 주민 99명 중 22명이 암...14명 사망

주민 건강조사결과, 2001년 비료공장 설립 이후 2017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주민 99명 중 22명(23건, 국립암센터 등록기준)에게 암이 발생했고, 이 중 14명은 사망했다.

금강농산에서 배출된 것으로 확인된 담배특이니트로사민 중 NNN 및 NNK와 다환방향족탄화수소 중 벤조에이피렌은 국제암연구소(IARC) 1군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고 사람에게 폐암, 피부암, 비강암, 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점마을 남녀 전체 암 발병률은 갑상선을 제외한 모든 암, 간암, 기타 피부암, 담낭 및 담도암, 위암, 유방암, 폐암에서 전국 표준인구집단에 비해 약 2~25배 범위를 보였다. 주요 암종 표준화 암발생비는 모든 암에서 남녀 전체 2.05배, 기타 피부암에서 여자 25.4배 및 남녀 전체 21.14배, 담낭 및 담도암에서 남자 16.01배 등이었고 각각의 결과는 통계적으로도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역에 대한 환경오염노출평가와 주민건강영향평가 결과를 종합 분석해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들 암 발생간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금강농산이 퇴비로 사용해야할 연초박을 불법으로 유기질 비료 원료(건조 공정)로 사용했고 건조 과정 중 배출되는 담배특이니트로사민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가 대기 중으로 비산돼 장점마을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한 것.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이번 조사결과는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확인한 첫 번째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환경부에서는 익산시와 협의해 주민건강 모니터링 및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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