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론적 수준 벗어나지 못하는 KT&G 공식답변
장점마을 주민대책위 “KT&G도 책임 있는 행보 보여야”

장점마을 주민들이 KT&G에 집단암 발병 사태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전했다. (이재형 기자)
장점마을 주민들이 KT&G에 집단암 발병 사태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전했다. (이재형 기자)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최근 장점마을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 사태와 관련 최종 결론이 나왔다. 환경부가 지역에 대한 환경오염노출평가와 주민건강영향평가 결과를 종합 분석해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들 암 발생간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

이렇게 장점마을 주민들이 수년 동안 암 발생 등 환경오염으로 고통 받은 이유가 결국 비료제조업체인 금강농산의 불법행위와 허가기관인 전라북도, 익산시의 관리감독 소홀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지만 논란은 식을 줄을 모른다.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는 “이 최종 결론이 나오는데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며 “비료제조업체 불법행위에 대해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전라북도와 익산시는 주민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배상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민대책위원회는 또한 “장점마을 주민들의 환경 참사는 KT&G 사업장폐기물인 연초박이 원인”이라며 “KT&G는 주민들 집단 암 발병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공식사과와 피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G 측은 지속적으로 담배 제조 부산물인 연초박을 법령상 기준을 갖춘 폐기물재활용업체인 금강농산에 매각 처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적법하게 처리되고 있는지 현장을 확인하는 등의 배출업자로서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주민대책위 등이 KT&G에 대해 연초박 처리와 관련한 공급계약서, 연초박 성분분석성적서, 폐기물 분석결과서, 지정폐기물 판명기준, KT&G의 계약상대방 관리과정이나 실사조사보고서 등의 공개를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KT&G의 공식적인 답변은 원론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당사는 폐기물관리법 등에 따라 연초박을 자격 있는 처리업체에 적법하게 처분했다”며 “주민대책위 등에서 공개를 요청하고 있는 개별 자료 및 계약상대방에 대한 관리과정 등은 모두 당사의 경영정보, 거래정보, 연구자료 등에 해당해 대외에 공개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현재까지 장점마을 주민 33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했고 16명이 투병 중에 있다. 건강영향조사 청원을 하지 않은 주변 마을까지 합하면 암에 걸린 사람은 수십 명에 이른다는 게 주민대책위 입장이다.

주민대책위는 “지금은 암에 걸리지 않은 주민들도 피부병 등 각종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장점마을 사람들은 앞으로 암에 걸릴 수도 있다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KT&G도 책임 있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민대책위는 이어 “환경부와 전라북도, 익산시에 마을 주민들에 대한 피해구제, 건강관리, 오염원 제거 등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요구한다”며 “앞으로 장점마을과 같은 사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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