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비료공장 설립 후 22명 발병 14명 사망
연초박 비료 원료로 사용해 1군 발암물질 배출

국립환경과학원은 20일 오후 2시 전북 익산 국가무형문화재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결과와 관련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독자 제공)
국립환경과학원은 20일 오후 2시 전북 익산 국가무형문화재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결과와 관련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독자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전북 익산 금강농산에서 불법 건조한 연초박이 ‘장점마을’ 주민 집단 암 발병의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발표가 나왔다. 법으로 금지된 연초박을 비료 원료로 사용한 뒤 건조공정에서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대기로 오염물질을 배출한 게 집단암 발병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추정'이란 조사결과에 반발하며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대책위가 나서 환경부와 재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20일 오후 전북 익산 국가무형문화재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결과와 관련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장점마을 주민들에게 나타난 피부암, 담낭암 등이 인근 비료공장에서 발생한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 등 발암물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국립환경과학원 발표에 따르면 금강농산 사업장 내부와 장점마을 주택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이 검출됐다.

TSNAs 가운데 NNN(Nicotine-nitrosamine nitrosonornicotine), NNK(N-nitrosamine ketone) 물질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1군발암물질이다.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장은 “환경부의 폐기물 처리 시스템인 올바로시스템 확인 결과 금강농산은 2009~2015년 KT&G 신탄진공장에서 방출된 2242톤의 연초박을 비료 원료로 사용했다”며 “연초박은 부산비료 가운데 가축분퇴비 및 퇴비에만 사용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금강농산은 특히 2009년에 가장 많은 943.2톤의 연초박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료공장이 설립된 2001년 이후 주민 99명 중 22명에게서 암이 발생했다. 조사는 당초 주민들이 주장한 31명의 암 발생 인원 중 2001년 이전 암발생자 3명, 양성종양 등(D코드 부여자) 2명, 자료 미제출 4명을 제외하고 총 2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표준화 암발생비 분석결과 △기타 피부암 △담낭 및 담도암 등이 전국대비 유의미한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비료 생산과정에서 발암물질(TSNAs, PAHs 등)이 발생했고, 마을에서도 검출된 점, 표준화 암 발생비가 전국대비 높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비료공장 가동과 장점마을 주민의 암 발생이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가해 비료공장의 파산으로 가동 당시 유해물질 배출량과 노출량 파악은 곤란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소규모 지역에 사는 주민에 대한 암 발생 조사로 인과 관계 해석에도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장점마을 주민들이 지난 2017년 4월 인근 비료공장으로 인한 건강 영향을 파악해 달라고 청원함에 따라 국립환경과학원이 환경안전건강연구소에 의뢰해 추진했다.

환경부는 익산시에 주민 건강 관찰(모니터링) 등 사후관리를 요청하고, 피해주민에 대한 피해구제를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발표에 대해 장점마을민관대책위원회는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주장한 이번 연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환경부가 명확하게 금강농산과 집단 암 발병의 인과관계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seotiv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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