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친환경 전환 흐름에 '기름집'서 '종합에너지' 기업 모색
액침냉각·바이오에너지 등 친환경 미래 성장 동력 개발 가속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친환경 흐름이 거세지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탈탄소를 중심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정유사들은 탄소포집·활용·저장(CCUS)부터 친환경 윤활유, 지속가능 항공유까지 신성장 동력을 앞세워 '기름집' 이미지를 벗고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 ESG·바이오연료, 신성장 키워드 찾는 정유사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자회사와 SK엔무브와 SK온 합병을 계기로 윤활유 기술을 활용한 배터리 냉각소재 등 친환경 소재 개발에 나선다. 이미 자회사 SK E&S는 인천 액화수소 생산 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재생폐식용유 기반 합성섬유·PLA 소재 개발 등 친환경 기술에 4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탈탄소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ESG 평가에서도 국내외 최고 수준 등급을 확보했으며, 협력사 ESG 리스크 평가 체계도 운영하며 업계 선두에 서 있다.
에쓰오일은 15년 연속으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월드 지수에 편입되며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모범 사례로 꼽힌다. 회사 내부 ESG 위원회가 이사회 차원 전략을 감독하고 액침냉각 방식 ESS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울산에서 추진 중인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석유화학 고부가 제품군 생산 및 CCUS 기술을 도입하며 탄소배출 감축을 모색하고 있으며, 폐식용유를 활용한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생산하는 등 종합 에너지 기업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친환경 원료 기반 정유·화학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전남 여수 산업단지 내에 자가 태양광 및 바이오 연료 기반 설비를 확충하며, LG화학과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생산 협업도 추진 중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팜유 부산물을 활용한 저탄소 연료 정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CCUS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친환경 에너지 기조에 맞춘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폐식용유와 같은 식물성 원료를 활용해 바이오 항공유와 바이오 디젤을 생산하는 공정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정유 사업 비중을 현재 85%에서 40%로 줄이고 친환경 사업 비중을 7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바이오 연료,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 소재 등 신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 "탈탄소 없인 생존 없다" 친환경 전환 선택 아닌 필수
업계는 이번 행보를 단순한 이미지 개선이 생존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로 탈탄소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 등 주요 교역국의 친환경 규제 및 ESG 평가 압박이 빨라지면서 정유업계에 구조 개편이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확대 등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하고, 바이오연료·수소 등 저탄소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정유사의 사업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쉘·BP·아람코 등 세계적 정유사가 친환경 전환을 가속화하자 시장 생존 및 투자 유치 차원에서 국내 업체도 비슷한 구조 개편이 필요해진 셈이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석유제품 수요가 불안정 및 유가 변동성 등으로 기존 정유사업의 수익성 저하가 심화되자 포트폴리오 전환 필요성이 커졌다. 여기에 정부가 2050 탄소중립 목표와 ESG 경영 지침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정유사의 탄소 배출 감축·친환경 신사업 투자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국내외에서 생존전략을 모색할 상황이 된 셈이다.
정부도 정유사들의 친환경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석유산업 탄소중립 추진 로드맵'을 발표하며 정유사 CCUS 기술 상용화 및 수소 생산 전환 등을 위한 금융 정책 및 세제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이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탈탄소 구조 전환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정제마진과 수출 확대에 따른 실적 반등이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탈탄소 체질 개선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며 "정부와 업계가 함께 구체적 로드맵을 만들고 기술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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