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주요 기업 실적 줄줄이 악화… 신용등급도 줄하향
장기 침체 국면에 실적 반등 부정적…정부 지원 '절실'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에 휘말리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인공지능이미지 생성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에 휘말리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인공지능이미지 생성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이라는 이중 악재에 휘말리며 구조적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황 개선 조짐이 미약한 가운데, 올해 2분기에도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3분기 이후 반등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장기 침체 국면이 이어지는 만큼 실적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 구조적 불황에 기업별 성적표 '빨간불'

LG화학은 2분기 매출 11조417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768억원으로 21.5% 증가해 수익성은 개선됐다고 7일 밝혔다. 그러나 석유화학 부문에서 매출 4조6962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손실 904억원을 기록,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LG화학 측은 미국의 관세 분쟁과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구매 관망세가 지속됐고, 환율 약세 영향이 더해져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개선 역시 연결 대상 종속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호실적 덕이 컸다.

롯데케미칼도 2분기 매출 4조1971억원, 영업손실 2449억원의 성적을 거뒀다. 전통적으로 석유화학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은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으며, 기초화학 분야에서 매출액 2조6874억원과 영업손실 2161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대산공장 정기보수와 모노머 주요 제품의 판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부문 호조로 매출은 전년대비 17.6% 증가한 3조1172억원, 영업이익은 102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케미칼 부문은 46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업황 부진의 여파에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1분기 깜짝 실적을 냈던 금호석유화학은 2분기 실적이 급감했다.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매출액은 1조773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3% 줄었다. 영업이익은 6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06억원) 대비 45.3%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수요 약세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만으로는 돌파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 석화기업들 모두 전자재료, 친환경 플라스틱 등 스페셜티 분야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수요 부진과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 개선에 제약이 크기 때문이다.

□ 안갯속 하반기 반등 전망…신용등급도 줄하락

석유화학 업계는 산업 구조 변화가 진행 중이지만, 단기적인 실적 반등은 어렵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석유화학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과잉 공급과 전 세계 수요 둔화가 겹치면서 업황 회복세는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 상호 관세 결정 등에 따라 정책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지만 관세로 인한 전반적인 수요 둔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어떤 특정 제품의 급격한 시황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석유화학 업계의 재무 구조가 취약해지면서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과 전망도 하향 조정됐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으며, LG화학, 한화토탈에너지스, SK지오센트릭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업계는 현재 추진 중인 특별법과 정부 지원책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이 지연돼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산업 상황이 매우 심각한 만큼 지원 타이밍을 놓칠 우려가 있다"며 "정부가 빠르게 방향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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