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위기의 포스코, 미래 50년 청사진 제시
취임 3년 만에 최대 위기, 공세적 글로벌 전략으로 돌파
“현지 완결형 투자·AI 혁신으로 초일류 미래소재 기업 도약”

“과감한 도전과 혁신으로 글로벌 초일류 소재 기업 도약할 것이다.”
장인화 포스크그룹 회장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월드스틸다이나믹스(WSD) 글로벌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장 회장이 제시한 비전은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닌 포스코의 패러다임 전환 선언이었다. 미국 철강 관세 50% 인상과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라는 악재가 연이어 터진 상황에서 장 회장은 오히려 공세적 해외 진출과 기술 혁신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장 회장의 리더십 스타일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현지 완결형 투자’ 전략이다. 지난 2022년 3월 취임 이후 ‘고수익 시장 진출’을 강조해 왔는데 이번 뉴욕 행보는 그 구체적 실행 계획을 처음 공개한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그의 과감한 결단력이다. 업계 1위 포스코가 2위 현대제철과 손잡고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제철소에 공동 투자를 검토한다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 회장이 개별 회사 이익을 넘어 산업 전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고민하는 리더십”이라고 평가했다.
장 회장은 창립 57주년 기념사에서도 “미국과 인도 등 고수익 시장에서 현지 완결형 투자로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기존 반제품 수출 중심에서 벗어나 제선-제강-압연-가공까지 모든 공정을 현지에서 수행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인텔리전트 팩토리로 제조업혁명”
장 회장의 또 다른 특징은 기술 혁신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이다. 이번 뉴욕에서 그가 강조한 ‘산업 대규모 지식 모델(ILKM)’은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제조업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분야별 전문가의 공정지식과 데이터를 AI에 통합해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ILKM의 핵심을 설명했다. 기존 스마트 팩토리가 데이터 수집과 모니터링에 집중했다면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AI가 직접 의사결정까지 수행하는 단계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장 회장의 이런 접근을 “제조업 DNA에 디지털 DNA를 접목시키는 시도”로 평가하고 있다. 포스코 출신 기술자로서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이기에 가능한 통찰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그는 취임 후 줄곧 ‘기술 기반 성장’을 강조하며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왔다.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역시 장 회장의 장기 비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오는 2027년 하이렉스(HyREX) 시험설비 준공부터 2050년 수소환원제철소 구축까지 30년에 걸친 로드맵은 그의 미래 지향적 사고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위기관리 리더십··· “중국 정리하고 미국·인도 집중”
장 회장의 리더십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예리한 판단력이다. 그는 일찌감치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 전략을 추진하며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투자처를 다변화해 왔다.
중국 제철소 정리와 동시에 미국·인도 진출을 확대하는 것도 그의 전략적 선택이다. 특히 인도에 대해서는 "2047년까지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거대한 성장 시장"이라며 적극적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 확대 역시 그의 미래 안목을 보여준다. 2026년까지 매출 11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는 철강 중심에서 소재 전문기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 의지를 담고 있다. 리튬 9만6000t, 니켈 4만8000t 등 구체적 생산 목표 제시는 그의 실행력 중심 경영 스타일을 반영한다.
업계에서는 장 회장이 취임 3년 만에 코로나19, 글로벌 인플레이션, 미-중 무역갈등, 관세 인상 등 연속된 악재를 맞았지만 매번 선제적 대응으로 위기를 돌파해 왔다고 평가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장 회장의 가장 큰 강점은 단기 실적에 매몰되지 않고 장기 관점에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며 “이번 뉴욕 선언도 현재의 어려움보다는 포스코의 미래 50년을 내다본 전략적 포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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