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부가' 수소 유발 균열 방지 납품으로 "기술 입증"
유럽 독점 뚫고 진입··· "새로운 성장 동력"

포스코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의 파드힐리 가스 플랜트 증설 사업에 수소 유발 균열 방지(HIC) 강재를 공급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단순한 수주 성과를 넘어 한국 철강업계의 기술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그동안 유럽 철강사들이 독점해 온 초고부가가치 에너지 강재 시장에 한국 기업이 첫 발을 내딛은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다. 아람코 인증을 받은 철강사가 전 세계 9개사에 불과할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았던 시장에서 포스코가 플랜트용 HIC 강재를 최초로 납품하게 된 것은 한국 철강업계의 기술 혁신 능력을 입증하는 결과다.
이번 성과에서 주목할 점은 포스코의 강재 공급 확정이 국내 관련 산업 전체의 동반 진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현대스틸파이프, 세아제강, 범한메카텍, 태광 등 국내 업체들이 '코리아 패키지'를 구성해 배관, 압력용기, 피팅 제작 등을 분담하게 됐다.
애초 유럽 업체들이 검토되던 관련 업체들이 모두 국내 업체로 바뀐 것은 포스코 단독의 성과가 아닌 한국 산업계 전체의 경쟁력 향상을 의미한다.
보호무역주의와 고관세 정책이 확산되는 글로벌 통상 환경에서 이번 성과는 한국 철강업계가 취해야 할 전략적 방향을 제시한다. 범용 철강재의 가격 경쟁력보다는 고부가가치 특수강재의 기술 경쟁력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 전략임을 보여준다.
특히 에너지 전환 시대에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등 신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급증하면서 관련 특수강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포스코가 이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확보한 것은 향후 지속적인 수주 확대의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에너지 시장 진출 교두보 확보
사우디 아람코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이자 중동 에너지 시장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고 있다. 아람코와의 협력 관계 구축은 단순히 한 건의 프로젝트 수주를 넘어 중동 전체 에너지 시장 진출의 교두보 확보 의미가 크다.
중동 지역은 향후 수십 년간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포스코가 이 시장에서 기술력과 신뢰성을 인정받으면서 향후 지속적인 수주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우디 아람코 진출은 한국 철강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았다”며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시장 진출이 지속된다면 한국 철강산업의 글로벌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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