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통해 원전 분야 전략적 협력 강화 강조 새 수출동력 부상
아마존·엑스에너지·페르미아메리카 등 업무협약 맺으며 경쟁력 강화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원전 분야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강화를 강조한 가운데, 양국 기업 간 업무협약(MOU) 체결이 잇따랐다.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중심으로 미국 내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이 본격 참여하며, 원전 산업이 조선업에 이은 차세대 한미 협력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DC 윌러드 호텔에서 개최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 직후, 한국수력원자력·두산에너빌리티·삼성물산 등 국내 원전 기업들이 아마존웹서비스(AWS), 엑스에너지, 페르미 아메리카 등 미국 주요 에너지·IT 기업들과 4건의 MOU를 체결했다. 체결식에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차세대 원전 분야의 협력을 늘리는 일과 SMR 개발 및 상용화로 인공지능(AI) 시대의 전력 수요를 충당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충하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원전 르네상스 맞은 美…시장 확대 지원 이어가
미국 원전 시장은 SMR 산업 확장, 그리고 노후 원전의 계속 운전 등 구조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 약 100GW 규모의 원전을 가동 중이지만 2025년 미국 SMR 시장 규모는 약 6억5700만 달러로, 2037년까지 연평균 4.5% 성장해 11억2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케일 등 미국 기업도 SMR 인허가 획득 및 상업 운전 목표를 본격 추진 중이며, 주요 데이터센터·산업시설에 SMR 활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데이터센터·산업시설의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노후 인프라 등으로 인한 전력 수급 불안 우려가 급증하자 원자력과 SMR에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원전 설치 용량을 400GW(기가와트)로 4배 확대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300기 신규 원전 건설 계획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대규모 설비 확대 정책과 인허가 간소화, 노후 원전 운전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 경쟁력 갖춘 韓원전산업… 美기업과 연이은 협력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선도기업 엑스에너지,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 AWS와 함께 4자 협력에 나선다. 협약에 따라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는 엑스에너지가 개발 중인 SMR 모델 ‘Xe-100’을 기반으로 미국 내 데이터센터·산업단지에 전력 공급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며, AWS는 예비 수요자 및 투자자로 참여한다.
특히 AWS는 약 7억달러(한화 약 9740억원)를 투자해 5GW급 SMR 전력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으로, 이는 80MW급 Xe-100 SMR 64기에 해당하며 2039년까지 AWS의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충당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한수원,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에너지 개발사 페르미 아메리카와 원전·SMR 협력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페르미 아메리카가 조성 중인 'AI 전용 전력 캠퍼스'에 한국 기업들이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는 구조다.
해당 프로젝트는 미국 텍사스주 아미릴로 외곽에 있는 약 2335만㎡ 부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 전력망 캠퍼스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이곳에 대형 원전 4기(총 4GW), SMR, 가스복합발전, 태양광, 대규모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BESS) 등을 결합해 최대 11GW 규모의 독립 전력 인프라와 세계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이와 함께 미국 우라늄 농축 기업 센트러스와도 손을 잡았다. 한수원이 센트러스의 농축 설비 구축 투자에 공동 참여하기로 하며, 미국 내 연료 공급망 확대와 기술 내재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한미 원자력 에너지 협정'(123협정)의 개정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미국 내 농축·재처리 규제가 완화될 경우, 한국 원자력 산업의 독립성과 수출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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