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친환경 화장실 개발, 게이츠재단 지원 '끈끈한 인연'
개도국 백신 지원 요청, AI ·무탄소에너지 등 논의할 듯

21일 3번째로 한국을 방문하는 빌 게이츠. 바이오, 원전, 사회공헌 등 당양한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과 협업이 예상되고 있다.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21일 3번째로 한국을 방문하는 빌 게이츠. 바이오, 원전, 사회공헌 등 당양한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과 협업이 예상되고 있다.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자선사업가 빌 게이츠 게이츠 재단 이사장이 21일 한국을 찾는다. 1994년, 2022년에 이은 세 번째 방한이다. 빌 게이츠는 방한 때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과 협력해 다양한 성과를 냈기 때문에 이번에도 정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백신·바이오 협력이 방한 핵심 목적

빌 게이츠의 이번 방한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개발도상국 백신 지원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빌 게이츠는 3년 전인 2022년 8월 방한 당시 한국 정부 및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국제 보건안보 강화 및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정부(50%)·제약·바이오기업(25%)·게이츠 재단(25%)이 공동 출자한 '글로벌헬스연구기금'(RIGHT Fund)이 발족됐다.

이 기금은 백신, 치료제, 진단, 디지털 헬스 분야 연구개발을 지원하며 개도국 보건 역량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운용되고 있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원하기도 했다.

게이츠 재단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감염병혁신연합(CEPI) 등 글로벌 보건기구의 민간 최대 공여기관으로 활동하며 한국 기업들과 함께 저소득국 백신 보급에 나서고 있다.

빌 게이츠는 방한 기간 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 유바이오로직스,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국내 주요 기업 임원들과 만나 백신·진단기기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국회를 방문해 보건·빈곤·교육 분야 등 글로벌 공익 확산 활동에 대한 입장을 피력할 계획이다.

◇ 원전·AI 등 다방면 협력 논의 예상

하지만 이번 방한이 보건 분야에만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테라파워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협업해온 인물이다.

MS 창업자로서 1994년 12월 첫 방한했을 때 빌 게이츠는 김영삼 대통령과 만나 정보통신산업과 정보화 비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윈도우즈 시리즈 보급을 위한 방한이었지만 그의 행보는 한국 IT 발전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에는 게이츠 재단이 빈곤국의 화장실 문제 해결을 위해 삼성전자에 도움을 요청했고, 삼성전자는 삼성종합기술원 TF팀을 통해 하수시설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화장실 'RT'를 개발했다. 빌 게이츠가 "2045년까지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사회공헌 사업 협업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원전 분야도 주목받고 있다. 테라파워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무탄소 에너지에 관심을 보이며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에 집중해왔다.

SK는 2022년 테라파워에 2500억원을 투자하며 협력을 본격화했다. SK㈜, SK이노베이션, 한국수력원자력은 2023년부터 테라파워와 협력해 '나트륨 원자로' 실증 상용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다방면에 관심을 두고 있는 빌 게이츠는 국내 기업들과 인공지능‧사회공헌‧원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빌 게이츠가 이미 RT 프로젝트로 친분이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AI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회동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백신, ESG, 원전 등은 모두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분야"라며 "빌 게이츠 방한은 국내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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