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다 질”···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서 기술·성과 입증
친환경 선박 기술, ‘독자적 암모니아 스크러버’로 차별화
독자 엔진 기술,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한국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독자적인 친환경·스마트 선박 기술, 디지털 생산 시스템, 숙련된 인력과 협력 생태계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된 결과다. 최근 국제 환경 규제 강화로 촉발된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속에서 한국 조선 기술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린포스트코리아는 한국 조선 3사의 '초격차' 경쟁력과 혁신의 원천을 시리즈로 들여다 본다. [편집자주]
HD한국조선해양이 친환경 선박과 차세대 추진 시스템, 디지털 혁신 기술에서 중국 조선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중국이 세계 조선 시장에서 물량 기준으로는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HD한국조선해양은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단순한 생산량이 아닌, ‘기술과 혁신’ 중심의 경쟁력이 한국 조선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친환경·스마트 선박, 글로벌 표준 만들다
최근 국제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친환경 선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은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선박과 차세대 추진 시스템, 디지털 혁신 기술에서 중국 조선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중국이 물량 면에서는 세계 1위를 차지했지만, 고부가가치 선박에서는 한국이 독보적이다. 실제로 선주들은 “조금 비싸도 기술력에 신뢰가 있고, 납기와 사후 서비스가 뛰어난 한국 조선소를 선호한다”고 말한다.
스마트 조선소, 미래형 해양플랜트로 기술 격차 확대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최초로 전 공정에 ‘디지털 트윈’ 시스템을 도입, 설계부터 생산, 품질관리까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적화한다. 가상 공간에서 선박의 구조와 성능을 시뮬레이션하고,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해 오류를 최소화하는 첨단 방식이다. 자동화 용접 로봇, 무인 운반 차량(AGV), 사물인터넷(IoT) 기반 설비 관리 등 스마트팩토리 솔루션도 조선소 전반에 도입해 생산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인력 의존도가 높은 중국 조선소와는 뚜렷한 차별점이다.
미래형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도 HD한국조선해양은 해상풍력 발전설비,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 심해 해저 구조물 등에서 세계적인 실적을 쌓았다. 특히 심해 3000m 이상에서 작동하는 해저 유전 개발 구조물, 극지방 내빙(耐氷) 구조 설계 등은 중국이 아직 따라오지 못하는 영역이다.

친환경 선박, 독자 기술로 차별화
HD한국조선해양은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에서 독자적인 일체형 암모니아 스크러버 기술을 선보였다. 암모니아 추진선의 최대 난제인 독성 물질 배출을 두 차례에 걸쳐 정화, 사실상 무해한 수준으로 배출을 제로화한다. 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중국이 아직 확보하지 못한 차세대 친환경 선박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는다.
또한 선박용 액화수소 탱크의 극저온 진공단열 등 전 공정에서 독자 기술을 확보, –253℃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운송할 수 있다. 반면 중국은 아직 극저온 LNG 핵심 부품조차 자체 생산하지 못한다.
원자력·AI·엔진··· 차세대 기술도 선도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선급(ABS)으로부터 소형모듈원전(SMR) 기반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 기본인증(AIP)을 획득하며 무탄소 선박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초임계 이산화탄소 기반 추진 시스템은 기존 증기 방식 대비 열효율을 5% 이상 높여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잡았다.
AI 기반 선박 관리 시스템, 원격 드론 기술도 적용해 암모니아 추진선의 미세 누출을 실시간 탐지, 사고를 사전에 방지한다. 이처럼 디지털 혁신과 안전 기술까지 아우르는 선박 솔루션은 중국이 아직 따라잡지 못한 영역이다.
글로벌 표준화·신소재·엔진까지 ‘초격차’
HD한국조선해양은 국제해사기구(IMO) 등과 선박 안전·환경 규제 표준 개발에 적극 참여, 친환경·고강도 신소재(알루미늄 합금, 초고장력강 등) 개발 및 적용에서도 독자 기술을 확보했다. 선박의 경량화와 연료 효율성을 동시에 실현하며, 중국은 여전히 일부 소재를 수입에 의존해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경쟁력이 제한적이다.
대형 선박용 엔진 시장에서도 HD한국조선해양은 35% 점유율로 세계 1위다. 자체 개발한 ‘힘센엔진’은 선박뿐 아니라 이동식 발전설비, 육상용 엔진발전설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반면 중국은 선박용 고효율 엔진과 핵심 부품의 국산화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서 기술 리더십··· 글로벌 협력·R&D 생태계
중국은 지난해 기준 해양플랜트 선박 시장에서 69.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물량 면에서는 세계 1위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중국 CSSC 산하 연구소장 왕치훙조차 “첨단 조선 소재 등에서는 여전히 한국에 뒤처진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중국 조선사들은 극저온 LNG 저장 핵심 부품 5종을 자체 생산하지 못하고, 고부가가치 선박용 소재와 극한 작업 조건 관련 기초 연구도 부족한 상황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유수의 대학, 연구소, IT기업과 공동 연구개발(R&D) 네트워크를 구축해, 신기술 상용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자율운항선박, 사이버 보안, 친환경 도장 등 미래 조선산업을 선도할 신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기술 경쟁력은 중국 조선사와의 또 다른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아울러 정부도 ‘K조선 초격차 비전 2040’에 따라 올해만 2600억원의 초격차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중국이 저가 공세와 물량으로 추격하고 있지만, “첨단 조선 소재 등에서는 여전히 한국에 뒤처진다”는 중국 전문가의 인정처럼, K조선의 기술 리더십은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친환경·디지털·차세대 추진 시스템 등 미래 조선산업의 핵심 분야에서 독자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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