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가치사슬에 영향 미치는 기후위기
글로벌 재난과 깊이 연관된 식품시스템

전세계는 이상기후 현상 심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팬데믹 진전 등으로 식량 공급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탁재난을 막기 위해서 어떠한 글로벌 논의가 오가고 있을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세계는 이상기후 현상 심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팬데믹 진전 등으로 식량 공급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탁재난을 막기 위해서 어떠한 글로벌 논의가 오가고 있을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세계가 이상기후 현상 심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팬데믹 진전 등으로 식량 공급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일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선이 전쟁 이후 처음으로 출항하면서 글로벌 식량위기와 식량가격 상승에 한숨 돌릴 틈이 생겼지만, 복합적인 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식탁재난을 막기 위해서 어떠한 글로벌 논의가 오가고 있을까. 

◇ 식품가치사슬에 영향 미치는 기후위기

최근 전세계는 이상기후에 몸살을 앓으며 새로운 식량위기 앞에 서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전세계는 기록적인 홍수와 가뭄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환경 속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려되는 것은 식량공급 차질이다. 

예컨대 중국 남부지역은 지난 6월 초부터 두 달 넘게 이어진 대홍수로 농작물 피해를 입었고, 북서부와 북동부 일부 지역은 가뭄으로 곡물 수확량 급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밀과 옥수수 등 주요 곡물 식량안보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경고도 나온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경우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다가 이제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농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세계 농식품 부문은 기후위기의 영향,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결과 및 식량 공급 차질, 증가하는 인구 등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지난 5월 발표한 ‘2022 세계 식량정책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한 식품시스템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품시스템은 기후변화 및 기후변화의 주요 요인으로부터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기후변화는 생산과 수확에서부터 가공, 운송, 유통, 소비에 이르는 전체 식품가치사슬에 영향을 미친다. 

IFPRI는 식품시스템 전환을 위해서는 혁신을 위한 R&D에 대한 투자, 자원 거번넌스 개선, 더 건강한 식단 및 지속가능한 생산, 보다 강한 가치사슬 촉진, 포용성 및 사회보호, 기후금융 증대 등 6가지 정책 우선순위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농무부(USDA)는 지난 6월 식품시스템 전환을 위해서 식품생산부터 가공, 집적, 유통 등 분야에 투자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탄소오염을 줄이며 보다 회복력 있는 식품공급망 구축을 위해서 더 분산되고 지역적인 식품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글로벌 재난과 깊이 연관된 식품시스템

최근 전세계가 겪고 있는 식량위기의 중심에는 전쟁이라는 재난도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으로 두 나라의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유엔, 튀르키예와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합의하면서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옥수수 등 곡물을 실은 화물선이 지난 1일 출항했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식량가격은 떨어졌다.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8.6% 떨어진 140.9포인트로 이는 2008년 10월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으로 알려진다.

FAO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두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수입되는 밀의 3분의 1을 공급한다. 연간 4500만 톤에 달하는 양이다. UN 사무총장은 지난 8월 성명을 통해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이 우크라이나산 밀 3만 톤을 구매해 UN 전세 선박에 적재 및 선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출길이 다시 열리고 곡물이 필요한 곳에 곡식이 조달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전쟁으로 곡물의 경작시기를 놓친 영향은 이후 또 다른 영향을 찾아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유럽과 중국 등을 덮치고 있는 가뭄과 폭우 등 기후재난의 영향도 계속되고 있다. 

2021년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기후변화로 다가올 위기를 ‘인류에 대한 코드 레드’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식품시스템은 기후위기와 깊이 연관돼 있다. 이미 농업 생산성을 감소시키고 공급망 장애를 야기하며 생계를 압박하고 있어 대응 노력이 더욱이 중요해진다. 

최근 밥상 물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식량위기 경고음이 들리고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곡물 가격이 오르고 식량 부족 현상이 일어나는 배경에는 역대급 폭염과 가뭄, 장기화된 전쟁 등이 있다. 날씨와 환경 문제는 단순히 북극곰이나 펭귄, 바닷가 저지대에 사는 먼 나라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내 코 앞까지 와 있는 문제일 수 있다.

기후위기가 다다르는 곳은 결국 우리 식탁 위다. ‘식탁과 기후재난’을 통해 달라진 날씨와 전쟁 등 글로벌 재난이 밥상 물가와 식탁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밥상 위 이슈와 함께 하나하나 짚어본다. 연재는 매주 총 12회차에 걸쳐 진행한다. 12회차는 ’식품시스템 전환’이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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