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곳곳에 다가온 글로벌 식량위기
식량가격 폭등 원인은 이상기후와 전쟁

최근 밥상 물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식량위기 경고음이 들리고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곡물 가격이 오르고 식량 부족 현상이 일어나는 배경에는 역대급 폭염과 가뭄, 장기화된 전쟁 등이 있다. 날씨와 환경 문제는 단순히 북극곰이나 펭귄, 바닷가 저지대에 사는 먼 나라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내 코 앞까지 와 있는 문제일 수 있다.

기후위기가 다다르는 곳은 결국 우리 식탁 위다. ‘식탁과 기후재난’을 통해 달라진 날씨와 전쟁 등 글로벌 재난이 밥상 물가와 식탁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밥상 위 이슈와 함께 하나하나 짚어본다. 연재는 매주 목요일마다 총 12회차에 걸쳐 진행한다. 2회차는 ’치솟는 세계 물가의 배경에 있는 글로벌 재난’이다. [편집자주]  

전세계적으로 식량 물가가 치솟고 있다. 전쟁과 가뭄으로 세계 주요 곡창지대의 식량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세계적으로 식량 물가가 치솟고 있다. 전쟁과 가뭄으로 세계 주요 곡창지대의 식량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세계적으로 식량 물가가 치솟고 있다. 코로나19와 전쟁 등으로 식량 공급망이 무너지고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과 가뭄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전쟁과 가뭄 등으로 세계 주요 곡창지대 식량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 전 세계 곳곳에 다가온 글로벌 식량위기

곡물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기후위기와 전쟁 등 글로벌 재난으로 인한 식량 생산 부족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공동 보고서에서 세계 곳곳에 식량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뭄 등의 기후 충격과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식량 및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글로벌 식량위기가 임박했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식량시장에 초대형 복합위기가 발생해 올해 기아가 3억 명이 넘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현재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식량위기에 대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도 큰 폭으로 올랐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5.4% 상승했다. 지난해 10월부터 3%대로 치솟더니 올해 3월 4%를, 지난달 5%대를 넘어선 것이다. 통계청은 다음달에도 5%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농축수산물 가격도 상승세다. 지난 4월 1.9%였던 농축수산물 가격은 5월 4.2%로 큰 폭으로 뛰었다. 

실제로 식품기업에서도 잇따라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 4월 국제 원부자재 가격 상승 및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쥬시쿨 6.7%, 요구르트 4.7% 등 일부 유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고, 롯데제과도 4월부터 일부 초콜릿 및 빙과류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오비맥주는 지난 3월 보리, 알루미늄 등 원료 및 부자재 가격 급등 영향으로 국산 맥주 가격을 7.7% 인상했다. 2016년 이후 6년 만에 인상이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 및 포장재 가격은 2022년 들어서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각 기업들은 가격 인상에 대해서 “최근 전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원부자재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함에 따라 원가부담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에 내려진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 식량가격 폭등 원인은 이상기후와 전쟁

식량가격이 폭등한 배경에는 이상기후로 인한 가뭄과 폭염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에 따른 영향 등으로 인한 식량 생산 감소가 자리하고 있다. 

먼저 이상기후의 영향부터 살펴보자. 미 농무부는 미국 남서부 지역 가뭄이 지속되면서 겨울철 밀과 옥수수 수확량이 모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른바 20년 이상 가뭄이 이어지는 초장기 가뭄으로 인한 영향이다. 특히 주요 옥수수 산지의 폭염으로 향후 1년간 세계 옥수수 생산량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2.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3대 곡창지대로 불리는 아르헨티나도 남부 지역 가뭄의 영향으로 밀 생산량이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도도 120여 년 만의 폭염으로 밀 수확량이 전년보다 10%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프랑스도 가뭄으로 인해 밀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세계 밀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가뭄과 폭염과 더불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 따른 글로벌 식량 공급 쇼크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세계적으로 주요 밀 수출국 5위이자 옥수수 수출국 3위에 해당한다. 해바라기씨유의 경우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전쟁으로 경작 및 수확 시기를 놓치면서 전체 작물 수확량이 감소했다.

뿐만 아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수확한 곡물 대부분이 흑해 항구를 통해 수출되는데 이를 러사이군이 장악하면서 수출길이 막힌 데 따른 부작용도 크다. 당장 우크라이나는 이달 말부터 주요 작물들의 수확기를 맞지만 러시아와 전쟁으로 밀과 옥수수 생산량이 전년 대비 35%, 54%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문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식량위기가 올해만 버티면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전세계 식량위기 보고서에서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공급망 회복과 계속되는 이상기후 현상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향후 최소 2년간 더 식량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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