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가격 1% 상승하면 1000만 명 빈곤에 놓여
전세계적인 난제 '기후변화'와 '식량위기' 
기후변화가 인류에게 위기인 이유

최근 밥상 물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식량위기 경고음이 들리고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곡물 가격이 오르고 식량 부족 현상이 일어나는 배경에는 역대급 폭염과 가뭄, 장기화된 전쟁 등이 있다. 날씨와 환경 문제는 단순히 북극곰이나 펭귄, 바닷가 저지대에 사는 먼 나라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내 코 앞까지 와 있는 문제일 수 있다.

기후위기가 다다르는 곳은 결국 우리 식탁 위다. ‘식탁과 기후재난’을 통해 달라진 날씨와 전쟁 등 글로벌 재난이 밥상 물가와 식탁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밥상 위 이슈와 함께 하나하나 짚어본다. 연재는 매주 목요일마다 총 12회차에 걸쳐 진행한다. 1회차는 각종 보고서와 책에서 전망하고 있는 ‘달라진 날씨로 인한 재난’이다. [편집자주]  

달라진 날씨는 식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각종 보고서와 책에서 전망하고 있는 시나리오를 통해서 날씨가 밥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이상기온과 예측하지 못하는 날씨가 왜 위험한지 살펴봤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달라진 날씨는 식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각종 보고서와 책에서 전망하고 있는 시나리오를 통해서 날씨가 밥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이상기온과 예측하지 못하는 날씨가 왜 위험한지 살펴봤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이례적인 폭염과 홍수가 잇따랐다.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서 생긴 현상이다. 지구의 평균 기온은 산업혁명 이후 1.09℃ 올랐다. 이러한 기후위기 현상은 결국 식량생산 위기로 이어진다는 면에서 인류의 위기이자 개인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월 발표된 정부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이하 IPCC) 6차 보고서 2편에서는 지구 온도가 1.5°C 이상 수준으로 올라갈 경우 동시다발적인 극단적 기후현상으로 주요 식량 생산 지역의 옥수수 생산량이 줄어들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달라진 날씨는 식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각종 보고서와 책에서 전망하고 있는 시나리오를 통해서 날씨가 밥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이상기온과 예측하지 못하는 날씨가 왜 위험한지 살펴봤다. 

◇ 전세계적인 난제 '기후변화'와 '식량위기'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사에서 “전 세계는 기후변화, 식량과 에너지 위기 등 어느 한 나라가 독자적으로 또는 몇몇 나라만 참여해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와 인한 식량위기는 우리나라만 노력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모두가 촘촘히 연결돼 있는 글로벌 시대에 기후위기는 지구촌 공동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로 부상했다. 

최근 발표된 IPCC 6차 보고서 2편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전세계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피해자다. 그린피스가 정리한 보고서 내용을 살펴보면 극단적인 기후 현상은 인간이 거주하는 모든 지역에서 이미 관찰되었고 상호연결성과 세계화는 무역, 재정, 식량, 생태계 측면에서 기후관련 리스크를 분야와 국경을 넘어 전파시킨다.

실제로 국제사회에서는 복합적인 글로벌 위기 속에서의 식량안보를 우려하고 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한국협회 자료에 따르면, WB·IMF·WFP·WTO 등 글로벌 기관들은 지난 4월 15일 공동성명을 통해 식량안보에 대한 긴급 공조를 촉구한 바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3년째 맞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위기 등으로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전세계 가계를 압박하고 있다“며 “세계은행의 추정에 따르면 식량가격이 1% 상승하면 1000만 명이 극심한 빈곤에 놓이게 된다“고 발표했다.

유엔 산하 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1월 “취약국가와 공동체들은 이미 기후변화의 피할 수 없는 영향으로 발생한 생명, 생계, 작물 및 인프라 손실과 피해로 허덕이고 있다”며 “지구 가열은 기상이변의 심도와 빈도를 심화시키고 있으며 취약국가들은 이러한 영향을 완화 또는 적응할 역량이나 재원이 없는 실정”임을 꼬집기도 했다. 

◇ 기후변화가 인류에게 위기인 이유

그렇다면 기후변화는 인류에게 왜, 어떻게 위기일까.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저서 ‘우리가 날씨다’에서 “기후변화는 인류에게 닥친 가장 큰 위기이자 우리가 개인으로 맞는 위기”라며 “여태 해 오던 식사를 할 수 없고 여태 알던 행성에서 살 수도 없다”고 정리한 바 있다.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2050 거주불능 지구’에서 기온이 상승할수록 곡물 수확량은 점점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유엔 보고를 근거로 2050년에는 지금보다 식량이 2배 정도 더 필요하지만 실질적인 수확량은 절반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는 책을 통해 “최적의 온도에서 자라는 주곡 작물과 관련해 경험적으로 입증된 한 가지 기본 법칙은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수확량이 10퍼센트씩 감소한다는 것”이라며 “21세기 말까지 지구가 5도 더 뜨거워지는 경우 먹일 사람은 50퍼센트나 증가하는 반면 먹을 곡식은 50퍼센트나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온이 올라가면 곡물 수확량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 따르면 대기 중 탄소 농도가 높아질수록 작물의 잎도 두꺼워지는데 두꺼운 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21세기 말에는 매년 63억90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흡수되지 못한 채 추가로 남게 된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더 잦은 홍수와 병충해로 수확량이 감소하고 작물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이 유실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실제로 매년 약 750억 톤의 토양이 소실되고 사막화 현상이 빨라지고 있는 만큼 상황은 긍정적이지 않다. 

’2050 거주불능 지구’에서는 21세기 전 지구적 기후재난 시나리오를 연대별로 제시하고 있다. 살펴보면 2030년에는 물 공급량이 부족해지고, 2045년에는 해수면 상승으로 집과 토지가 침수되고, 2050년에는 여름철 최고 기온이 평균 35도 이상인 도시가 970개까지 증가하고 커피 재배 농장의 최대 90퍼센트가 소멸된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과장된 것일까. IPCC는 ‘기후변화 2022: 영향, 적응 및 취약성’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의 속도와 규모가 급속도로 가속화하면서 치명적인 결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전 IPCC 평가 이후 기후 리스크는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곧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다음 시간에는 치솟는 세계 물가와 그 배경에 있는 글로벌 재난을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본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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