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관료 중심 인사서 탈피··· 기술 전문성·정책 조율·산업 경험 후보군 부상
보잉·록히드도 수개월 검증··· KAI, 철저한 인재 선별, 국제 표준과 맞닿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공석이 3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이를 단순한 경영공백이 아닌 ‘글로벌 방산 강국으로의 전략적 도약을 위한 철저한 인재 검증 과정’으로 재평가하고 있다. 오는 10월 ADEX 2025라는 국제무대를 앞두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급하게 뽑아서 국제무대에서 실수하느니 최적의 리더를 찾아 한 번에 성공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1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강구영 전 KAI 사장이 지난 7월 조기 사임한 이후 KAI는 차재병 부사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주목할 변화는 기존 군·관료 출신 위주 인사에서 벗어나 실무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선별하고 있다는 점이다.
역대 KAI 사장 7명 중 하성용 전 사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군·관료 출신이었으나, 이번에는 민간 전문가까지 폭넓게 검토되고 있다. 강은호 전북대 교수(전 방위사업청장), 류광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문승욱 전 산업부 장관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각각 기술 전문성, 산업 현장 경험, 정책 조율 역량을 대표한다.
특히 보잉(Boeing),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등 글로벌 항공우주 기업들도 최고경영자(CEO ) 선임 시 수개월간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KAI의 현재 과정은 국제적 표준에 부합하는 리더십 검증으로 해석된다.
사장 공석에도 불구하고 KAI는 2분기 매출 8283억원, 영업이익 8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KF-21 관련 2조원 규모 계약을 체결해 연간 수주 목표 8조4590억원의 60%를 달성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ADEX 2025··· ‘최고 인재 영입’ 절호 기회
다음 달 17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ADEX 2025는 35개국 600개 업체가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 국제 방산 전시회다. KAI 노조가 우려를 표명했지만, 업계는 오히려 이 시점에서 최적 인재를 선임한다면 첫 인상부터 강력한 리더십을 각인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전 세계 30여 개국 정부 대표단과 주요 방산기업 CEO들이 모이는 국제무대에서 새로운 사장이 데뷔한다면, 그 파급효과는 기존 사장의 연속성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한국 방산 수출이 230억달러(약 32조원)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KAI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KF-21의 국산화율 65% 돌파, 2026년 양산 체제 돌입, 폴란드·아랍에미리트(UAE)·필리핀 등과의 수출 협상을 고려하면 차기 사장에게는 기술 이해도, 국제 협상 능력, 사업 개발 역량이 동시에 요구된다.
사장 공백 기간 동안 KAI는 '5부문 1원 4본부' 체계 구축, 수출마케팅부문 신설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ESG 분야 'AA' 등급 획득과 각종 국제 인증 취득으로 새로운 사장이 취임했을 때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민영화 논의 재부상··· 지배구조 개선 전환점
사장 선임 지연으로 재부상한 KAI 민영화 논의에서 내부 찬성률이 55%에 달한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직원들 스스로 현재 정치적 인사 시스템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한화, LIG넥스원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며, 현재의 지연 상황이 지배구조 개선과 전문 경영인 체제 도입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고 있다.
KF-21 공중급유 시험 성공, AI 파일럿 기술 개발, 2030년대 5.5세대 스텔스 전투기 진화 계획 등을 고려할 때 차기 사장은 기술 비전과 혁신 역량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 공통 인식이다.
한국이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KAI의 새로운 리더십 선택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한국 방위산업 전체의 미래를 좌우할 전략적 선택이라고 평가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동안의 ‘전략적 대기’가 결실을 맺으며 글로벌 도약의 새로운 전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급하게 뽑아서 후회하기보다는 충분한 검증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을 갖춘 인재를 선별하는 것이 KAI와 한국 방위산업 전체의 미래를 위해 더욱 바람직하다“며 ”현재의 전략적 대기가 KAI를 글로벌 톱티어 방산기업으로 도약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동안의 ‘전략적 대기’가 결실을 맺으며 글로벌 도약의 새로운 전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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