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고정밀 수작업 항공기 제작 과정 맞춘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
삼성전자·SK·서울대·카이스트 등 국내 주요 기업 및 대학 참여

KAI 본사 고정익동 KF-21 생산 현장./사진=KAI
KAI 본사 고정익동 KF-21 생산 현장./사진=KAI

그동안 사람의 손에만 의존해온 항공기 제작 현장에 '인간형 로봇'이 등장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K-휴머노이드 연합’에 참여해 203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휴머노이드 제조 기술 확보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수십 년간 숙련된 기술자의 전유물이었던 항공기 동체 절단과 드릴링, 정밀 조립 작업을 인공지능(AI)가 탑재된 인간형 로봇이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4월 출범한 K-휴머노이드 연합은 203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인간형 로봇 제조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고 있다. 삼성전자, SK, LG전자, 포스코 등 대기업과 서울대, KAIST, 연세대 등 주요 연구기관, HD현대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 등 로봇 전문업체까지 70여 개 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산학연 협력체다.

KAI가 주목받는 이유는 항공우주산업의 특수성에 있다. 항공기 제조는 극도의 정밀함을 요구하는 작업으로, 그동안 숙련된 기술자의 수작업에 의존해 왔다. KAI는 고난도 작업에 휴머노이드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항공 분야 휴머노이드는 항공기 동체와 날개 제작 과정에서 절단, 드릴링, 밀폐·방수 처리 등 핵심 정밀 작업을 담당하게 된다. 또 부품 운반과 조립품 이송, 최종 검사 등 다양한 공정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실시간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스스로 대응하는 AI 기반 휴머노이드 구현이 최종 목표다.

KAI는 이미 사천 본사에 구축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통해 휴머노이드 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에어버스 A350 ‘윙 립(Wing Rib)’ 생산라인에는 무인 운송장비와 지능형 생산관리 시스템이 적용돼 국내 항공 제조 현장의 스마트플랜트 구현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KAI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한 스마트 제조 경험과 디지털 기반 생산혁신 역량이 휴머노이드 개발의 탄탄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미래 항공 제조 환경에 최적화된 로봇 융합 기술을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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