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 100일 만에 26.8% 급증··· 정책 기대감 vs 경제 회복세
이재용 보유 주식 삼성전자·삼성생명 주식평가액 1조 넘게 상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재산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만에 18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재산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만에 18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재산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만에 18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권 교체와 함께 나타난 급격한 자산 증가세를 두고 ‘새 정부 효과’인지, 아니면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의 결과인지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12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 6월 4일 14조2852억원에서 9월 11일 18조1086억원으로 100일 만에 3조8234억원(26.8%) 급증했다. 하루 평균 382억원씩 불어난 셈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상승세의 가속도다. 올해 연초 11조9099억원 수준이던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1분기까지만 해도 12조원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급격한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 회장의 자산 급증을 이끈 것은 보유 7개 종목의 전방위적 상승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새 정부 출범 후 5조6305억원에서 7조1502억원으로 27%(1조5196억원) 뛰었다. 주가도 5만7800원에서 7만3400원으로 상승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더욱 극적이다. 같은 기간 2조2716억원에서 3조3595억원으로 47.9%(1조878억원) 급등했다. 주가는 10만8800원에서 16만900원으로 치솟았다.

삼성물산(18.2% 상승), 삼성SDS(23.1% 상승)도 예외 없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자료=한국CXO연구소

‘이재명 프리미엄’ vs ‘글로벌 회복세’

전문가들은 이 회장의 자산 급증 배경을 놓고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정부 효과론을 지지하는 측은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본다. 새 정부의 친기업적 정책 기조와 규제 완화 신호가 대기업주들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다른 재벌 총수들의 자산도 동반 상승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같은 기간 11.3%,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7.7% 증가했다.

반면 글로벌 요인론자들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과 중국 경기 부양책 등 대외 여건 개선이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 회장이 20조원대 주식재산으로 진입하려면 삼성전자 주가 9만원, 삼성물산 20만원, 삼성생명과 삼성SDS 17만원을 동시에 기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1년 1월 9만1000원까지 오른 전례가 있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다만 전 계열사의 동반 상승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과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자산 급증세가 지속될지는 여러 변수에 달려 있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미중 갈등 심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상승세가 정부 정책 기대감에 기반한 것이라면 실제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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