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45개 그룹 총수 올 3분기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주식재산 극과 극··· 이재용은 3.7조↑, 방시혁은 5600억↓
총수 주식재산 4.2조 늘었지만··· 절반은 줄어든 ‘양극화’

3개월간 3조7000억원. 하루 평균 410억원씩 재산이 불어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같은 기간 5600억원이 증발하며 하루 62억원씩 손실을 본 방시혁 하이브 의장. 국내 주요 재벌 총수 45명의 3분기(6월 말~9월 말) 주식 성적표가 극명한 명암을 드러냈다.
전체 총수의 주식재산은 4조2700억원 증가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45명 중 24명, 절반이 넘는 총수가 오히려 주머니를 털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재벌가에서도 적나라하게 나타난 것이다. 반도체와 바이오는 웃었지만, 엔터테인먼트와 건설은 울었다.

반도체·바이오 웃고 엔터·건설 울어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1일 공정거래위원회 관리 대기업집단 중 주식평가액 1000억원 이상 총수 45명을 조사한 결과, 6월 말 74조289억원이던 전체 주식재산이 9월 말 78조3004억원으로 5.8% 증가했다. 그러나 45명 중 21명만 증가세를 보였고, 24명은 감소해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갈렸다.
증가율 1위는 이용한 원익 회장으로 93.8% 급등했다. 원익홀딩스 주가가 3개월간 167.8% 폭등하며 그의 주식재산은 1684억원에서 3263억원으로 뛰었다. 전필립 파라다이스 회장도 38.2% 상승하며 5000억원대 진입에 성공했다.
20%대 증가를 기록한 총수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24.4%), 조현준 효성 회장(23.4%), 정몽진 KCC 회장(23.1%), 이우현 OCI 회장(21.1%), 정몽준 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20.0%)이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와 중공업, 화학 등 전통 제조업 중심 그룹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반면 정몽규 HDC 회장은 24.6% 급락하며 1500억원 넘게 손실을 봤다. 이순형 세아 회장(23.1%↓), 김홍국 하림 회장(22.9%↓),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19.4%↓), 박정원 두산 회장(17.1%↓) 등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건설과 철강, 게임 등 업황 부진 업종이 타격을 받았다.
이재용, 3개월 만에 3.7조 불려 독주 체제
절대 금액 기준으로는 이재용 회장의 독주가 두드러졌다. 그의 주식재산은 6월 말 15조2537억원에서 9월 말 18조9760억원으로 3조7222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체 증가액의 87%를 차지하는 압도적 수치다.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하며 그의 재산은 연초 11조9099억원에서 9개월 만에 7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8854억원 증가하며 11조1255억원으로 주식재산 2위에 올라섰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5441억원↑)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5176억원↑)도 5000억원 이상 재산을 불렸다.
반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최대 패자로 분류됐다. 그의 주식재산은 4조637억원에서 3조4982억원으로 5655억원 감소했다. 하이브 주가가 30만9000원에서 26만6000원으로 하락한 영향이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도 5550억원 감소했으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2904억원↓), 구광모 LG 회장(1907억원↓), 정몽규 HDC 회장(1509억원↓)도 1500억원 이상 손실을 봤다.

1조 클럽 16명 유지··· 이재용 20조 돌파 초읽기
9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조원 이상 총수는 16명으로 3월 말, 6월 말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1위 이재용 회장(18조9760억원)에 이어 서정진 회장(11조1255억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6조2828억원)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이재용 회장의 주식재산이 2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9월 16일 19조152억원으로 19조원대에 진입했고, 23일에는 19조5313억원까지 상승했다. 선대 이건희 회장이 기록한 역대 최고치 22조원 돌파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비대기업집단 총수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주식재산이 11조942억원으로 국내 2위 수준이라는 점이다. 또한 홍라희 리움 명예관장(8조5685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7조7499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6조6714억원) 등 삼성가 일가의 주식재산도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그룹 총수 보유 140여개 종목 중 60%가 3분기에 주가 하락을 겪었다”며 “4분기 주가 회복 여부와 이재용 회장의 20조원 돌파 시점이 최대 관심사”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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