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플랫폼 전문가가 만든 폐기물 수거 사업의 혁신, '망고'
운송경로 최적화·데이터화… 폐기물 수집업계에 부는 IT 바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여러 요인이 얽혀서 발생하는 사회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다. 과거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체는 정부, 지자체, 시민단체 등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기업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이들은 사회문제 해결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번 시리즈에는 사회적 가치가 곧 기업의 이익과 이어진다는 사명감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산업 분야에서는 다양한 폐기물이 생산된다. 이러한 폐기물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그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폐기물 처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내외 폐기물 처리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19년 약 17조원에서 2025년 약 24조원 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주목한 기업이 있다.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차량 운송 및 경로 최적화로 폐기물 수집/운반 영역을 혁신하기 위해 나선 ‘브이유에스’(VUS)다.
◇ 모빌리티 플랫폼 전문가가 폐기물 산업에 눈을 돌린 이유는?
“한국의 대중교통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싶었다” 황윤익 VUS 대표에게 창업의 이유를 물었을 때 나온 대답이다. 황 대표는 카카오택시, 타다 등 국내 대표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에 참여했던 전문가다. 이러한 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해 성과를 경험한 황 대표는 수도권 외 지역의 대중교통의 문제점에 주목했다.
황 대표는 “서울과 수도권은 버스를 타면 어디든 이동할 수 있지만 지역은 그렇지 않다. 수요가 적다보니 하루 2회정도 운영되는 버스가 태반이고, 긴 대기 시간에 지친 주민들은 버스를 기피하면서 빈 버스만 다니는 상황”이라며 “문제는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 지역의 세비 중 약 7~10%가 대중교통에 사용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문제를 꼬집었다.
이러한 문제에 주목한 황 대표는 지역 교통 불평등과 비효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VUS를 창업했다.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수요응답형 대중교통 서비스를 지방에 확립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창업의 목표였던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고 했다. 창업 초기 VUS의 취지에 공감한 지자체들이 있었지만 일부 택시업계의 반대 등으로 인해 무산된 것이다. 황 대표는 “지자체와의 협업이 무산되면서 창업 1년만에 폐업을 고민해야하는 시기가 왔다”며“그때 한 기업이 전화로 우리가 하는 사업에 모빌리티 혁신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해 왔는데, 그 기업이 국내 매립시장 1위 기업 ‘에코비트’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때부터 VUS는 에코비트와 의료폐기물 최적처리 플랫폼을 구축에 나섰다. 이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VUS의 폐기물 수집 운반 솔루션 ‘망고’(Mango)다.
황 대표는 “폐기물 산업을 우연히 접하면서 국내 상황을 알게 됐다. 특히 생활폐기물은 지자체와 지역 수거 업체들이 수거 처리하고 있지만, 사업장 폐기물의 경우 6000여개의 영세 사업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폐기물을 수거, 처리하고 있는 상황으로 2022년 당시에 모든 것이 수기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그때 우리의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 역량이 폐기물을 수거 운반하는 데 혁신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 최적의 경로로 폐기물을 운반... 국내는 물론 해외도 주목
VUS가 주목한 것은 폐기물 사업 중 폐기물이 발생한 사업장으로부터 처리업체로 수거 운반하는 ‘수집운반업’이다. 수요응답형 교통 솔루션 구축을 위해 다져진 데이터화와 차량 운송 및 경로 최적화 능력을 수집운반업에 접목해 최적의 폐기물 수집 운반 경로와 배차 최적화를 제공한다.
망고를 통해 관리자는 폐기물의 수거 및 배송 현황, 차량의 위치, 기사별 수집 운반 스케줄, 배출처 상황 등의 정보를 제공 받는다. 폐기물 수집운반 차량 기사들은 기사용 앱을 통해 최적화된 경로를 기반으로 스케줄을 배정받을 수 있다. 효율적인 운행과 함께 수기로 작성하던 리스트를 앱으로 빠르게 작성해 데이터화가지 가능하다. 효율적인 운행을 통해 탄소저감효과도 낼 수 있다.
황 대표는 “2023년부터 약 1년반동안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플랫폼을 고도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렇게 탄생한 시스템이 망고”라며 “올해 2월 18일 첫 B2B(기업간 거래) 고객사를 유치했고, 다음달에 3호, 4호 고객사와 계약이 예정돼 있다. 4호 고객사는 베트남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잠재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미 해외 시장 진출까지 노리고 있는 셈이다. 또한 에코비트 등과의 협업사례와 함께 망고 시스템의 데이터화와 편리함까지 더해지면서 고객 유치도 점점 빨라질 것으로 황 대표는 전망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이러한 고객 유치 및 성과에만 집중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단순히 수익 창출을 넘어서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며 “이를 위해 매달 금액과 상관없이 모든 주주들에게 VUS의 재무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계속해서 혁신을 꿈꾸고 사회적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기업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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